환난과 나라와 참음에 동참하는 자(계1:9)

조회 수 3359 추천 수 0 2010.06.30 10:11:55


요한계시록 19

나 요한은 너희 형제요 예수의 환난과 나라와 참음에 동참하는 자라 하나님의 말씀과 예수를 증언하였음으로 말미암아 밧모라 하는 섬에 있었더니” (요한계시록 1:9)

 

본문은 사도 요한이 스스로를 너희 형제라고 고백하며, 그 형제됨의 실질적인 내용을 설명하는 귀한 말씀입니다. 요한은 지금 고립된 밧모 섬에서 이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그가 이 외딴 섬에 있는 이유는 단 한 가지입니다. 바로 하나님의 말씀과 예수 그리스도의 증거를 인하여 박해받은 결과로 그곳에 유배된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그 고난의 자리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오히려 자랑하며, 자신을 가리켜 너희 형제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그리스도 안에서의 진정한 형제됨이란 무엇입니까?

 

첫째, 형제란 환난을 함께 나누는 자입니다.

요한은 예수의 환난에 동참하는 자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환난은 단순히 인생의 고난을 뜻하지 않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따름으로 인하여 겪게 되는 핍박과 고통, 불이익을 말합니다. 사도 바울도 디모데후서 312절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무릇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경건하게 살고자 하는 자는 박해를 받으리라.” 이처럼 신실한 성도라면 반드시 환난을 경험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이 세상은 진리를 싫어하고, 빛을 미워하며, 그리스도를 거부하는 세상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우리가 이 세상에서 아무런 고난도 겪지 않고 있다면, 오히려 그것을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혹시 우리가 진리를 양보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혹시 세상과 타협하며 주님의 복음을 흐리며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되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형제란 고난의 자리에 동참할 수 있는 자입니다. 주님의 이름을 위하여 고난받을 수 있는 자, 그것이 바로 주님 안에서의 진정한 형제입니다.

 

둘째, 형제란 같은 나라에 소속된 자입니다.

요한은 자신이 예수의 나라에 동참하는 자라고 고백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나라는 이 땅의 정치 체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늘나라, 곧 하나님의 통치를 받는 그리스도의 왕국을 의미합니다. 빌립보서 320절에서 바울은 말합니다. 오직 우리의 시민권은 하늘에 있는지라.” 우리는 이 땅에서 살고 있지만, 이 땅에 속한 자들이 아닙니다. 우리의 본향은 하늘에 있으며, 우리의 소망은 예수 그리스도의 나라에 있습니다.

 

그런데 현실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이 땅에 소망을 두고 살아갑니다. 교회 안에서도 세상의 부와 명예, 권력과 안락함을 추구하며, 오히려 교회를 세속적인 수단으로 삼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그리스도인은 이 땅의 것이 아닌, 다가올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를 바라보며 살아갑니다. 바로 이 하늘나라의 소망을 품고 살아가는 자들이야말로 그리스도 안에서의 참된 형제입니다.

 

셋째, 형제란 함께 참는 자입니다.

요한은 예수의 인내에 동참하는 자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인내는 단순한 감정적 자제나 수동적 참고 기다림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인내는 고난 가운데서도 믿음을 지키는 능동적인 태도를 말합니다. 헬라어 원문에서 인내로 번역된 단어 휘포모네(ὑπομονή)’무거운 것을 지고 버티다’, ‘끈기 있게 계속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 그리스도인의 인내는 믿음을 끝까지 붙드는 자세입니다.

 

오늘날의 사회는 감정 표현이 자유롭고, 자신의 권리를 앞세우는 문화가 지배적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은 다릅니다. 우리는 참고, 기다리고, 인내하며, 심지어 불이익을 감수하면서도 복음에 유익한 길을 선택하는 자들입니다. 예수님도 십자가 앞에서 인내하셨고, 사도들도 그 믿음을 끝까지 지키며 순교의 길을 걸어갔습니다. 진정한 형제는 함께 인내의 길을 걷는 자들입니다. 고난을 당하면서도 서로를 위로하고, 믿음을 지키도록 붙들어 주는 자들입니다.

 

요한은 자신을 형제라 고백하면서, 그 의미를 환난, 나라, 인내라는 세 가지 조건으로 설명합니다. 이것은 단지 사도 요한 개인의 고백이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주어진 정체성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의 형제란 그냥 교회에 다닌다는 이유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스도의 고난에 참여하고, 그분의 나라를 소망하며, 그분과 함께 인내하는 자만이 참된 형제입니다.

이제 우리의 삶을 돌아보아야 할 때입니다. 나는 환난을 두려워하지 않는가? 나는 주님의 나라를 진심으로 소망하고 있는가? 나는 고통 가운데서도 믿음을 지키는 인내를 가지고 있는가? 그렇다면 우리는 요한과 같은 고백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도 주 안에서 형제입니다.”

 

결론적으로 요한은 밧모섬이라는 외롭고 고통스러운 자리에서 오히려 형제됨을 더 깊이 깨달았고, 같은 고난 속에 있는 성도들과 더 깊은 연대감을 가졌습니다. 오늘 우리도, 시대의 고난과 혼란 속에서 더욱 그리스도 안에서의 형제됨을 회복하고, 주님의 나라와 영광을 함께 소망하며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환난에 낙심하지 말고, 세상을 본받지 말고, 인내의 믿음을 지켜 가는 참된 형제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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