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가 주께 돌아와서 아뢰되 주여 어찌하여 이 백성을 아같이 악하게 다루시나이까? 어찌하여 나를 보내셨나이까? 내가 파라오에게 가서 주의 이름으로 말한 때부터 그가 이 백성에게 악을 행하며 주께서도 주의 백성을 전혀 구해주지 아니하시나이다 하니라(22,23)
모세의 기도는 한 마디로 주님의 말씀대로 했는데 어째서 백성들을 구해주시지는 않고, 오히려 더욱 어려운 상황을 만들어 이렇게 곤란하게 만들어 놓았냐는 것입니다. 그의 기도는 다소 불만이 섞인 기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자칫 이스라엘의 지도자로서 그 권위에 손상이 갈 것이 두려워서 하는 기도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지금 그는 자신이 하고 있는 사역이 처음부터 난관에 부딪히면서 다소 당황스러운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사역을 하는 모든 과정에서 이처럼 곤란한 상황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대부분의 복음전도자들이 경험하고 있는 상황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분명한 약속은 받았지만 그것이 이루어지는데 많은 시간들이 요구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한 교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그리스도를 믿고 난 이후에 하나님의 왕국과 보상을 받을 것에 대한 약속은 받았지만 현실은 오히려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는 것과 비교하여 설명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아브라함도 갈대아 우르를 떠나면서 하나님으로부터 복의 근원이 될 것이라는 약속을 받았지만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가난과 기근이었고, 이집트로 내려 간 그는 심지어 아내마저 파라오에게 빼앗길 위험에 처하자 모세와 같은 불평스러운 기도를 했습니다. 그도 역시 약속을 따라 왔지만 참담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야곱도 아버지 이삭으로부터 축복을 받으면 금방이라도 엄청난 복이 임할 것을 기다렸지만 결국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형이었던 에서의 살벌한 칼과 집안으로부터 쫓겨나는 비참한 신세였습니다. 그도 그의 고향을 떠나 외삼촌의 집으로 향하는 동안 너무도 지쳐버린 상태에서 주님을 만나는 시간을 가졌고, 그는 그곳을 벧엘이라고 이름지었습니다.
이러한 사건들은 다윗에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는 이새의 말째 아들로서 사무엘로부터 기름부음으로 받고 왕이 될 것이라는 말씀을 받았지만 정작 그가 왕궁에 들어가서 당했던 일은 시기심 많았고, 왕의 위협을 느끼고 있었던 사울로부터 피해다니는 신세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는 사랑을 받았다기보다는 왕이 될 때까지 도망자로서 살았고, 수없이 좌절하던 중에도 기도했었던 자였습니다.
지금 모세가 당하는 어려움은 앞에 소개했던 지도자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단련시키시고자 하는 뜻이 숨어져 있음을 알게 합니다. 파라오의 극심한 핍박은 오히려 백성들이 그 땅을 떠나야 한다는 생각을 더욱 강하게 심어 주었고, 모세 역시 자신의 소임이 그리 쉽게 생각할 수 없는 것임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입니다. 그는 기도해야만 했고, 주님께 이 문제를 위해 더욱 간절히 매달려야만 했던 것입니다.
우리의 삶이 언제나 형통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세상 사람보다 더욱 어려운 살을 살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가 낙심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주님께서 그리스도인 모두를 향해 특별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우리가 당하는 어려움은 우리를 더욱 주님의 품에 안기게 하는 힘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를 더욱 귀하게 쓰는 그릇으로 만들어 놓으실 것입니다. 부디 언제나 주님과 더불어 낙심 중에도 기도하는 것을 잊지 않고 생활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