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과 동행한 사람의 얼굴

 

본문: 출애굽기 342735

모세가 그들과 말할 때에 수건으로 자기 얼굴을 가렸더라” (34:33)

 

시내 산에서 하나님과 깊이 교제하고 내려온 모세의 얼굴에는 놀라운 광채가 나타났습니다. 성경은 모세가 하나님과 말씀을 나눈 후 그의 얼굴 피부에 광채가 났다고 기록합니다. 이것은 단순한 외적인 변화가 아니라, 하나님과 가까이 동행한 사람에게 나타나는 영적 변화의 상징이었습니다.

 

먼저 우리는 얼굴이 인간의 인격과 내면을 가장 잘 드러내는 부분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사람의 얼굴에는 그 사람의 삶과 마음이 자연스럽게 나타납니다. 미국의 대통령이었던 에이브러햄 링컨은 사람은 마흔이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만큼 사람의 얼굴은 그의 인격과 삶의 흔적을 담고 있다는 뜻입니다.

 

모세의 얼굴에서 광채가 났다는 것은 그가 하나님과 깊이 교제한 결과였습니다. 하나님 가까이에 머물렀던 사람이 하나님의 영광을 반사하게 된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모세 자신은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그는 자신의 얼굴이 빛나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지 못했습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영적 교훈을 줍니다.

 

참된 성도의 영향력은 의식적인 과시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깊은 교제 속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것입니다. 우리가 억지로 거룩한 척하거나 경건한 모습을 만들려고 애쓰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동행하다 보면 우리의 말과 행동과 표정 속에서 평안과 사랑과 은혜가 자연스럽게 드러나게 됩니다.

 

갈라디아서 52223절에 나타난 성령의 열매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랑과 희락과 화평은 억지로 꾸며내는 것이 아니라, 성령 안에 거할 때 자연스럽게 맺혀지는 열매입니다. 그러므로 성도의 삶은 주변 사람들에게 무의식적으로 평안과 위로를 흘려보내는 삶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모세가 광채 나는 얼굴을 가지게 된 것은 잠깐의 감정적 체험 때문이 아니라, 오랜 시간 하나님과 동행하며 순종의 삶을 살아온 결과였습니다. 오늘 우리도 끊임없는 말씀 묵상과 기도, 그리고 인격의 연마를 통해 조금씩 주님의 형상을 닮아가야 합니다.

 

한편 여기서 광채라는 말은 히브리어로 카란(קָרַן)”인데, 이는 빛나다또는 뿔이 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중세 그림들에서는 모세의 머리에 뿔이 달린 모습으로 표현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본문의 의미는 뿔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으로 인해 얼굴이 빛났다는 의미입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임재가 인간의 존재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또한 모세가 얼굴에 수건을 쓴 이유도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사도 사도 바울은 고린도후서 313절에서 모세가 이스라엘 자손들로 장차 없어질 것의 결국을 주목하지 못하게 하려고 수건을 썼다고 설명합니다. 이는 단순히 얼굴을 가리기 위한 행동이 아니라, 백성들이 광채 자체에만 시선을 빼앗겨 하나님의 말씀의 본질을 놓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또한 칼빈은 이 장면을 해석하며, 이스라엘 백성이 율법의 참된 목적과 본질을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였습니다. 백성들은 하나님의 말씀보다 외적인 현상에 더 관심을 가질 위험이 있었습니다.

 

오늘날에도 우리는 본질보다 외적인 것에 더 쉽게 마음을 빼앗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겉으로 드러나는 신비한 현상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으로 변화된 삶입니다. 참된 영광은 사람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오늘도 하나님과 깊이 교제함으로 우리의 삶 속에 주님의 빛이 나타나기를 바랍니다. 억지로 드러내려 하지 않아도, 하나님과 동행하는 사람에게서는 자연스럽게 은혜의 향기와 평안의 빛이 흘러나오게 됩니다.

 

우리의 얼굴과 삶을 통해 사람들이 하나님을 느끼고,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하게 되는 복된 삶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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