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시편 142편
“내가 소리내어 여호와께 부르짖으며 소리내어 여호와께 간구하는도다…주는 나의 피난처시오 살아 있는 사람들의 땅에서 나의 분깃이시니이다”(1절, 5절)
시편 142편은 다윗이 사울을 피해 아둘람 굴에 숨었을 때 기록된 탄식시입니다. 인간적으로는 도망자의 신세이며, 마음은 고립되고 영혼은 바닥까지 내려갔던 절박한 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굴 속에서 다윗은 인생의 비밀을 배웠습니다. 바로 “하나님만이 나의 진정한 피난처이시다.” 이 시는 단순한 탄식이 아니라, 하나님께 피난하는 자의 신앙 고백과 회복의 고백입니다. 우리의 인생에도 누군가에게 말할 수 없는 깊은 고통의 굴이 있을 때가 있습니다. 관계의 굴, 경제적 압박의 굴, 마음의 우울함과 상처의 굴, 미래에 대한 두려움의 굴… 그러나 그 굴은 끝이 아니라 하나님을 깊이 만나게 되는 자리가 됩니다. 다윗이 경험한 은혜를 우리도 오늘 말씀을 통해 함께 경험하기를 원합니다.
다윗은 먼저 말합니다. “내가 소리내어 여호와께 부르짖으며 소리내어 여호와께 간구하는도다.”(1절) 조용한 묵상이 아니라 소리내어 울부짖는 기도였습니다. 그는 사람에게 하소연하지 않았습니다. 숨겨진 굴 안에서, 인간적으로 기댈 사람조차 없는 그곳에서 다윗은 하나님을 찾았습니다. 우리가 삶에서 아무도 모르는 고통을 겪을 때 하나님은 우리의 부르짖음을 들으시는 분이십니다. 사람은 우리의 말 깊은 곳까지 이해하지 못해도, 하나님은 우리의 신음까지 들으시는 분이십니다. 그래서 성도는 고난이 깊어질수록 하나님을 더 크게 부르짖어야 합니다. 그것이 실패가 아니라 믿음의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다윗은 이어서 자신의 숨겨진 고통을 하나님께 토로합니다. “내 원통함을 그의 앞에 토로하며 내 우환을 그의 앞에 진술하는도다.”(2절) 다윗의 기도는 정직합니다. 그는 신앙인의 체면을 차리지 않습니다. “원통합니다. 억울합니다. 쫓겨 다닙니다. 두렵습니다.” 모두 하나님 앞에 솔직히 말씀드립니다. 참된 기도란 감정을 감추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것입니다. 우리는 때로 사람 앞에서는 괜찮은 척할 수 있지만, 하나님 앞에서는 있는 그대로 엎드려야 합니다. 성도는 억지로 강한 척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진실한 고백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다윗은 “내 영이 속에서 상할 때에도 주께서 내 길을 아셨나이다”(3절)라고 고백합니다. 다윗이 느끼기엔 영이 상하고 감정이 무너지고 현실은 깜깜하지만 하나님은 그의 길을 알고 계셨습니다. 우리의 눈에는 막힌 길처럼 보여도 하나님에게는 이미 준비된 길이 있습니다. 우리가 이해하지 못해도 하나님은 우리의 앞날을 보십니다. 그래서 믿음이란 내가 보지 못하는 길을 하나님께 맡기는 것입니다.
다윗은 또 인간적 외로움의 깊이를 이렇게 표현합니다. “내 우편을 살펴보소서 나를 아는 자도 없고 나의 피난처도 없고 내 영혼을 돌아볼 자도 없나이다.”(4절) 우편은 보호자의 자리입니다. 그러나 그 자리가 비었습니다. 다윗은 이 말로 완전한 인간적 고독을 표현합니다. 우리도 살다 보면 이런 외로움의 순간을 겪습니다. 사람이 도와줄 수 없고, 누구도 이해해주지 않고, 말할 곳도 없는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이 고독의 순간이 하나님이 가장 가까이 오시는 순간이라고 말합니다. 인간이 사라져야 하나님이 보입니다. 의지할 사람이 없을 때 비로소 하나님을 피난처로 삼게 됩니다.
다윗은 결론적으로 이렇게 고백합니다. “주는 나의 피난처시오 살아 있는 사람들의 땅에서 나의 분깃이시니이다.”(5절) 다윗은 왕궁도, 무기고도, 사람의 도움도 아닌 오직 하나님만 피난처임을 고백합니다. 또한 사람들은 땅에서 재산과 성공을 분깃으로 삼지만, 다윗은 하나님을 “분깃”이라고 고백합니다. 이것은 최고의 신앙 고백입니다. 하나님만이 내 인생의 가장 큰 유산이고, 하나님만이 내 삶의 가장 큰 복이며, 하나님만이 나의 만족이라는 고백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도 오늘 같은 고백을 드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이 계시면 부족할 것이 없고, 하나님이 계시면 두려울 것도 없으며, 하나님이 계시면 이미 넘치는 복을 받은 것입니다.
다윗은 하나님이 자신을 반드시 건져주시리라는 확신 속에서 고백합니다. “내 영혼을 옥에서 이끌어내사 주의 이름을 감사하게 하소서.”(7절) 지금 상황은 여전히 굴 속이지만, 다윗의 믿음은 이미 굴 밖으로 나와 있습니다. 상황은 변하지 않았지만 믿음은 이미 승리했습니다. 이 고백은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마음이 갇힌 자리에서 건져내시며, 절망의 무덤에서 일으키시며, 두려움의 굴에서 끌어올리시는 분이십니다. 우리가 할 일은 절망을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하나님을 바라보고 감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윗은 “의인들이 나를 두르리니 주께서 나를 후대하시리이다.”(7절)라고 고백합니다. 지금은 혼자지만 하나님께서 은혜를 베푸신 후에는 의인들이 함께할 것입니다. 하나님이 도우신 이후에는 공동체의 회복이 주어집니다. 고독은 일시적이고, 하나님의 공동체는 영원합니다. 인생의 굴은 끝이 아니라, 하나님의 복을 향한 통로입니다. 여러분의 마음 속 굴도 하나님께서 밝히시고 인도하실 줄 믿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