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시편 136

 

시편 136편은 성경 전체에서 가장 강한 반복적 선언을 담고 있는 찬양시입니다. 각 절마다 반복되는 고백,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는 단순한 후렴이 아닙니다. 이는 이스라엘 공동체가 하나님을 기억하며 신앙을 지켜온 가장 깊은 토대였고, 오늘 우리를 붙들어 주시는 은혜의 선언이기도 합니다. 이 시편은 창조에서 출애굽, 광야, 가나안 정복, 그리고 오늘 여기까지 이르게 하신 하나님의 인자하심을 역사적으로 노래합니다. 성경의 다른 어떤 장보다도 하나님의 변함없는 사랑을 강하게 각인시키는 찬양입니다.

 

시편 기자는 먼저 하나님을 예배하는 초청으로 이 시를 시작합니다. 여호와께 감사하라 그는 선하시며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1). 이 말씀은 단순한 감사의 권면이 아니라 하나님이 선하시므로 감사는 필연이다라는 신앙 고백입니다. 우리 인생의 상황이 선해서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선하시기 때문에 감사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감정은 변하지만 하나님의 인자하심은 영원하기 때문입니다.

 

시인은 이어 신들 중에 뛰어나신 하나님”(2), “주들 중에 뛰어나신 주”(3)라고 고백합니다. 당시 이방 세계에는 수많은 신들이 존재한다고 여겨졌지만, 시인은 어떤 경쟁도 허용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비교 대상 자체가 아니며, 그분의 통치는 절대적이며 그 인자하심은 영원합니다. 우리가 세상에서 염려하고 두려워하는 모든 세력과 상황은 상대적이지만, 하나님의 인자하심은 절대적입니다. 그러므로 믿는 자는 두려움이 아니라 확신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시편 기자는 하나님의 인자하심이 어떻게 나타났는지를 역사 속에서 증거하기 시작합니다.

 

먼저 창조의 역사를 말합니다. 홀로 큰 기이한 일을 행하시는 이에게 감사하라”(4). 하나님은 자연 질서를 우연이 아닌 사랑의 질서로 만드셨습니다. 지혜로 하늘을 지으시고”(5), “땅을 물 위에 펴시고”(6), “큰 빛들을 만드신”(7) 하나님은 단순히 창조의 권능만을 드러내신 것이 아닙니다. 해와 달과 별을 만든 이유는 단순한 기능이 아니라 생명을 보존하고 인간을 돌보시기 위한 사랑의 행동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창조 세계는 하나님의 영원한 인자하심의 증거입니다. 우리가 매일 호흡하고 살아가는 이 환경 자체가 하나님의 인자하심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이어 시편 기자는 출애굽의 역사를 노래합니다. 애굽의 장자를 치신 이에게 감사하라”(10). 이 사건은 심판의 기록처럼 보이지만, 궁극적으로는 하나님의 백성을 향한 구속의 사랑을 보여줍니다. 이스라엘을 그들 가운데서 인도하여 내셨으니”(11), “강한 손과 편 팔로 인도하셨음이로다”(12). 백성은 스스로 나올 힘이 없었지만, 하나님이 그들을 손으로 직접 붙드시고 끌어내셨습니다. 우리의 구원 또한 동일합니다. 죄에서 스스로 빠져나올 힘이 없는 우리를 하나님이 먼저 사랑하시고 건지셨습니다.

 

그러므로 시편 136편은 단지 과거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 우리의 구원의 이야기입니다. 하나님은 홍해를 가르신”(13) 분이십니다. 그리고 이스라엘을 그 가운데로 통과하게 하신”(14) 분입니다. 하나님은 장애물을 제거하신 것에서 그치지 않고, 백성이 건넌 뒤에는 바로와 그의 군대를 홍해에 엎드러뜨리신”(15) 분입니다. 즉 하나님은 길을 여시는 분일 뿐 아니라, 그 길을 끝까지 안전하게 하시는 분입니다. 우리도 인생에서 여러 홍해 같은 문제를 만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길을 여실 뿐 아니라, 문제의 근원을 끊어내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이어 시인은 광야의 여정을 고백하며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를 반복합니다.

 

광야는 부족함의 자리이고, 불평이 나오기 쉬운 자리이며, 믿음을 잃어버리기 쉬운 자리입니다. 그러나 광야는 하나님이 인자하심을 가장 구체적으로 보여주신 자리였습니다. 하늘에서 만나를 내려주셨고, 반석에서 물을 내셨으며, 옷이 해어지지 않게 하시고, 낮에는 구름기둥, 밤에는 불기둥으로 인도하셨습니다. 우리의 광야 같은 인생도 그렇습니다. 풍족해서 하나님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중에 하나님을 더 깊이 경험합니다.

 

하나님은 광야에서 우리에게 인자하심을 확인시켜 주십니다. 시인은 이어 가나안 정복을 이야기합니다. 큰 왕들을 치신 이에게 감사하라”(17). 그 중에서도 아모리 왕 시혼, 바산 왕 옥을 언급합니다(1920). 그들은 당대 가장 강력한 철벽 같은 권세자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 강한 왕들의 세력을 꺾으시고 그 땅을 이스라엘 기업으로 주셨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전쟁 승리가 아닙니다. 하나님은 약속을 반드시 이루시는 분임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가난한 자와 약한 자를 잊지 않으시고, 그 인자하심으로 붙들어 주시는 분입니다.

 

시인은 마지막 절에서 이렇게 고백합니다. 하늘의 하나님께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26). 여기서 하늘의 하나님이라는 표현은 하나님이 만물의 주권자이심을 선포하는 동시에, 그 영광스러운 하나님이 우리의 삶에 깊이 개입하시는 인자하심을 강조합니다. 영원히 변하지 않는 하나님의 사랑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동일합니다. 우리의 실패에도 변하지 않고, 우리의 연약함에도 끊어지지 않으며, 어떤 환경도 그 사랑을 막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시편 기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동일한 고백을 반복한 것입니다.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이 고백은 단순히 시편의 후렴이 아니라 우리의 인생 전체를 바라보는 신앙의 눈입니다. 오늘 우리의 삶 속에서도 하나님은 창조의 은혜로, 구원의 은혜로, 광야에서의 인도하심으로, 싸움에서의 승리로, 그리고 성취된 약속으로 우리에게 선을 베풀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이렇게 고백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 그 인자하심이 제 삶에도 영원합니다.” 가정에도, 사역에도, 장래에도 하나님의 인자하심이 영원히 머무르기를 간절히 축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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