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시편 133편 1–3절
“보라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 머리에 있는 보배로운 기름이 수염 곧 아론의 수염에 흘러 그의 옷깃까지 내림 같고 헐몬의 이슬이 시온의 산들에 내림 같도다 거기서 여호와께서 복을 명령하셨나니 곧 영생이로다.”
시편 133편은 불과 세 절로 이루어진 매우 짧은 시편이지만, 하나님 백성의 공동체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며, 연합이 무엇을 가져다주는지에 대해 성경 전체를 관통하는 깊은 진리를 담고 있습니다. 다윗은 이 시를 통해 형제가 연합하여 함께 살아가는 복된 모습을 바라보며 감탄합니다. 그는 단순히 감정적인 아름다움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친히 그 연합 가운데 거하시며, 그 연합 속에서 생명의 복을 명령하신다는 사실을 선포합니다. 그래서 이 시편은 이스라엘 공동체를 넘어 오늘을 사는 교회와 성도들에게도 매우 중요한 메시지를 주고 있습니다.
본문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보라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 다윗은 ‘보라’라는 감탄의 표현으로 시작합니다. 마치 우리가 무언가 너무 귀하고 감격스럽고 아름다운 장면을 바라볼 때 나오는 탄성이랄까요. 다윗은 공동체 안에 이루어진 연합을 바라보며 감탄하는 것입니다. ‘형제가 연합한다’는 것은 단순히 싸우지 않는다는 정도가 아니라, 마음이 하나 되고 목적이 하나 되어 하나님 뜻을 위해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말합니다. 이런 공동체는 세상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것입니다.
세상은 언제나 분열과 경쟁, 다툼과 공격으로 가득하지만, 하나님의 백성은 하나님 아버지 안에서 서로가 형제가 되고 자매가 되어 사랑으로 하나를 이루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윗은 이 연합을 ‘선하고 아름답다’고 표현합니다. 여기서 ‘선하다’는 것은 하나님 보시기에 합당하고 기뻐하시는 상태를 말합니다. ‘아름답다’는 것은 조화롭고 복된 상태, 바라볼수록 은혜가 되는 모습을 뜻합니다. 즉 하나님 보시기에 좋고, 사람 보기에 은혜로운 공동체가 바로 연합된 공동체입니다.
다윗은 그 연합이 어떤 모습인지 두 가지 아름다운 비유를 통해 설명합니다. 첫 번째는 “머리에 있는 보배로운 기름이 수염 곧 아론의 수염에 흘러 그의 옷깃까지 내림 같고”라는 표현입니다. 제사장 아론에게 부어진 기름은 거룩한 기름, 성별된 은혜의 상징입니다. 하나님께서 그를 제사장으로 세우시며 부어주신 특별한 축복이었습니다. 그 기름이 머리에서 수염으로, 그리고 옷깃까지 흘러내리는 모습은 하나님의 은혜가 차고 넘쳐 공동체 전체로 흘러 들어가는 모습을 상징합니다.
연합은 바로 이러한 은혜의 통로입니다. 공동체가 서로 사랑하고 하나 될 때, 하나님께서 내려주시는 은혜가 머리에만 머무르지 않고 온 공동체의 구석구석까지 스며드는 것입니다. 한 사람에게 부어진 은혜가 연합 속에서 모두에게 흘러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연합은 ‘은혜의 확장’이며 ‘기름부음의 흐름’입니다. 하나님은 하나 된 공동체 위에 기름을 부으십니다. 나뉘어진 공동체에는 은혜가 흐르지 않습니다. 하나가 아니면 기름이 흐를 수 없습니다. 그래서 다윗은 ‘연합’이 제사장의 기름과 같다고 말한 것입니다.
두 번째 비유는 “헐몬의 이슬이 시온의 산들에 내림 같도다”라는 표현입니다. 헐몬 산은 이스라엘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풍부한 이슬과 풍성한 물줄기의 근원지입니다. 그 이슬은 메마른 팔레스타인 땅에 생명을 공급하는 축복의 상징입니다. 시온 산은 상대적으로 건조한 지역이지만, 다윗은 마치 헐몬의 풍성한 이슬이 시온에 내리는 것 같은 은혜가 연합 속에 이루어진다고 말합니다. 다시 말해 연합은 메마름 가운데 생명을 가져오고, 갈라진 땅 가운데 촉촉한 은혜를 공급하는 ‘영적 생명의 근원’이라는 뜻입니다. 교회가 분열되면 마음이 메마릅니다. 가정이 다투면 영혼이 메말라갑니다. 공동체가 깨지면 생명이 사라집니다. 그러나 연합하면 생명의 이슬이 내립니다. 사랑의 말 한마디가 영혼을 살리고, 용서의 행동이 가정을 살리며, 하나 되는 기도가 교회를 살립니다. 연합은 헐몬의 이슬처럼 생명을 공급하는 은혜의 통로입니다.
다윗은 마지막으로 이렇게 선언합니다. “거기서 여호와께서 복을 명령하셨나니 곧 영생이로다.” ‘거기서’라는 말은 ‘연합하는 그 자리에서’라는 의미입니다. 하나님은 연합하는 공동체에 복을 ‘명령하셨다’고 말합니다. 단순한 약속이 아니라, ‘명령’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이 명령하면 반드시 이루어집니다. 그 복은 ‘영생’이라 합니다. 이는 단지 영원한 생명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동행하며 누리는 풍성한 생명을 말합니다. 다시 말해 연합은 교회의 생명이며, 성도의 힘이며, 하나님의 큰 복이 머무는 자리입니다.
오늘 우리의 가정은 어떠합니까? 서로의 말이 상처가 되고 마음이 갈라지는 시간이 더 많지는 않습니까? 교회는 어떠합니까? 작은 의견 차이가 분열의 씨앗이 되고 있지는 않습니까? 목사님께서 섬기시는 농촌 공동체와 교회가 바로 이 ‘연합의 복’을 드러내며 하나님의 은혜가 흘러넘치는 복된 터전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연합은 노력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 성령께서 이루시는 열매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령께 마음을 열어야 하고, 겸손히 자신을 낮추고, 용서를 선택하며, 사랑을 실천해야 합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명령하신 생명의 복이 우리의 가정과 교회와 사역 가운데 충만히 임할 줄 믿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