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 시편 124편 1–8절
시편 124편은 ‘성전에 올라가는 노래’ 중 다윗의 시로, 하나님의 구원하심과 보호하심에 대한 감사의 찬양입니다. 이 시는 개인의 간증이 아니라, 이스라엘 공동체 전체의 고백으로 드려지는 감사의 노래입니다. “여호와께서 우리 편에 계시지 아니하셨더라면”이라는 절박한 회상으로 시작하여, “우리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의 이름에 있도다”라는 확신의 선언으로 끝납니다. 이것은 모든 신앙인의 삶 속에서 경험되는 고백이며, 하나님이 함께하심을 체험한 자만이 드릴 수 있는 찬양입니다.
시인은 먼저 회상으로 시작합니다. “이스라엘은 이제 말하기를 여호와께서 우리 편에 계시지 아니하셨더라면, 사람들이 우리를 치러 일어날 때에 여호와께서 우리 편에 계시지 아니하셨더라면.” (1–2절) 이 고백은 반복적인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두 번 반복되는 이유는 단순히 문학적 강조가 아니라, 이스라엘의 생존 자체가 하나님의 은혜 덕분이었음을 잊지 않기 위한 고백입니다. 다윗은 이스라엘이 수많은 전쟁과 위기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를 명확히 말합니다. 그것은 군사력도, 지혜도, 동맹도 아닌, 오직 하나님께서 “우리 편”이 되어주셨기 때문입니다.
“여호와께서 우리 편에 계시지 아니하셨더라면” 이 한 문장은 우리의 신앙과 인생 전체를 요약하는 말씀입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온 길, 감당할 수 없었던 환난의 순간들, 넘을 수 없었던 고비들을 돌아보면, 거기에는 언제나 하나님의 손길이 있었습니다. 인간의 힘으로는 결코 감당할 수 없었던 일들을 하나님께서 막으시고, 붙드시고, 건져주셨습니다. 우리의 신앙 고백 속에는 언제나 이 문장이 있어야 합니다. “만일 여호와께서 나와 함께하지 않으셨더라면…”
시인은 당시의 위기를 이렇게 묘사합니다. “그때에 그들의 노기가 우리에게 맹렬하여 우리를 산 채로 삼켰을 것이며, 그때에 물이 우리를 휩쓸며 신해가 우리 영혼을 삼켰을 것이며, 그때에 넘치는 물이 우리 영혼을 삼켰을 것이라.” (3–5절) 다윗은 적들의 공격을 ‘맹렬한 분노’와 ‘넘치는 물’로 비유합니다. 이는 단순한 전쟁의 위험을 넘어, 생명을 앗아갈 만큼 절박한 위기를 의미합니다. 그러나 그 모든 위기 속에서도 이스라엘이 살아남은 이유는 단 하나, 하나님이 그들의 방패가 되어주셨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언제나 성도를 향해 거센 물결처럼 덮쳐옵니다. 그러나 믿음의 사람은 물속에서도 숨 쉬게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합니다.
그리고 시인은 찬양으로 나아갑니다. “우리를 그들의 이에 찢기지 아니하게 하신 여호와를 찬송할지로다.” (6절) 원문에서 ‘그들의 이에 찢기다’는 말은 사냥꾼이 잡은 짐승을 물어뜯는 장면을 묘사한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사냥감처럼 약했고, 언제든 삼켜질 수 있는 존재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그들의 방패가 되셨기에, 원수의 이빨이 그들을 해치지 못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가 세상 속에서 찢기지 않고, 무너지지 않고, 믿음을 지켜온 것도 바로 이 하나님의 보호 덕분입니다.
“우리의 영혼이 사냥꾼의 올무에서 벗어났나니 올무가 끊어졌고 우리는 벗어났도다.” (7절) 이 구절은 하나님의 구원을 가장 생생하게 묘사한 부분입니다. 사냥꾼의 올무란, 보이지 않게 설치된 함정입니다. 악은 언제나 우리가 보지 못하는 곳에서 우리를 넘어뜨리려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그 올무를 끊으셨습니다. “올무가 끊어졌고 우리는 벗어났도다.” — 이것이 구원의 감격입니다. 신앙이란 바로 이 경험, 하나님의 끊으심과 우리의 벗어남의 연속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포로된 자리에서 자유케 하시고, 죄와 사망의 올무에서 풀어주십니다.
마지막으로 시인은 믿음의 고백으로 시를 마칩니다. “우리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의 이름에 있도다.” (8절) 이 말씀은 시편 121편의 결론과도 연결되는 신앙의 확신입니다. 하나님은 단지 한 나라의 수호신이 아니라, 천지를 지으신 창조주이십니다. 그분은 모든 피조물 위에 계시며, 어떤 세력도 그분의 손길을 막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이 땅에서 의지할 분은 오직 그분뿐입니다. 세상은 변하지만 하나님은 변하지 않으십니다. 인간의 도움은 사라지지만 하나님의 도우심은 영원합니다.
오늘 우리가 살아 있는 것, 믿음을 지키고 있는 것, 교회가 여전히 세상 속에서 복음을 전하고 있는 것 — 모두 “여호와께서 우리 편에 계시기 때문”입니다. 가정의 어려움 속에서도, 병의 고통 속에서도, 인생의 풍랑 속에서도 하나님이 우리 곁에 계십니다. 우리의 도움은 사람에게 있지 않고, 오직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의 이름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오늘 우리는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과거에 우리를 지켜주신 하나님께서 오늘도 우리와 함께하십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동일하게 우리 편이 되어 싸워주실 것입니다. 다윗의 고백이 우리의 고백이 되기를 바랍니다. “여호와께서 우리 편에 계시지 아니하셨더라면…” — 그러나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하시기에, 우리는 오늘도 담대히 일어설 수 있습니다. 우리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께 있음을 기억하며, 모든 영광을 그분께 돌립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