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느헤미야 1139

 

느헤미야 11장은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온 유다 백성들이 무너진 예루살렘을 다시 세우기 위해 하나님의 부르심에 어떻게 반응했는지를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장면입니다. 하나님께서 예루살렘을 거룩한 성으로 다시 세우시고자 하실 때, 백성들은 단지 말로만 순종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자신들의 거처와 삶의 터전을 옮기는 어려움을 감수하며, 자신들의 삶을 하나님께 내어놓는 결단을 보였습니다.

 

본문의 첫 절(11:1)에서 우리는 백성들 중 1/10의 사람들을 제비 뽑아 예루살렘에 거주하게 하였다는 사실을 보게 됩니다. 당시 예루살렘은 포로기 이후 폐허가 된 도시였고, 생활 여건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살기에 불편하고 위험한 곳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성들은 하나님의 성전을 중심으로 한 신앙 공동체를 다시 회복하기 위해 스스로 거할 사람들을 제비 뽑았고, 자원하는 사람들에게는 백성들이 복을 빌어 주었습니다(11:2). 이것은 곧 자기 희생적인 결단이 존중받고 하나님께 기억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성경은 이어서 예루살렘에 실제로 거주하게 된 사람들의 명단을 구체적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유다 자손은 468, 베냐민 자손은 928명이었는데, 이 중 유다 자손은 베레스의 자손들로 모두 용사들이라 언급됩니다(6). 베레스는 유다와 다말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로서, 그의 이름은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에도 기록된 자입니다(1:3). 인간의 실수와 죄가 얽혀 있는 출생이었지만, 하나님은 그 계보를 통해 메시아를 보내셨고, 바로 그 후손들이 무너진 성을 다시 세우는 일에 앞장섰습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연약한 자를 들어서 큰 일을 이루신다는 놀라운 은혜의 증거입니다.

 

특히 용사’(히브리어: 깁보림, גִּבּוֹרִים)라는 표현은 단지 신체적으로 강한 자들만이 아니라, 영적으로도 준비되고 헌신된 자들을 의미합니다. 그들은 무너진 성벽을 방비하고 성소를 지키는 사명을 감당할 자들이었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부르심은 아무나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분은 준비된 자, 말씀에 순종할 준비가 된 자를 사용하십니다.

 

또한, 본문에는 베냐민 자손 중 시그리의 아들 요엘감독으로 언급됩니다(9). 그는 단순한 행정 책임자가 아닌, 백성의 신앙과 질서를 이끄는 대표자로서의 지도자였습니다. 오늘날에도 교회 안에는 요엘과 같은 지도자, 곧 사리사욕을 좇지 않고 백성을 섬기며, 하나님의 뜻을 따라 공동체를 이끄는 참된 지도자가 필요합니다.

 

하나님은 사람의 숫자보다 중심을 보시는 분이십니다. 예루살렘에 거주한 유다 자손의 수는 베냐민 자손보다 적었지만, 그들은 모두 용사였고 예루살렘의 방어와 예배 회복에 결정적인 역할을 감당할 자들이었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선택과 섭리가 단지 눈에 보이는 조건이나 숫자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님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이 말씀을 통해 우리는 몇 가지 중요한 교훈을 얻습니다. 첫째,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는 일에는 희생과 헌신이 따릅니다. 예루살렘에 거주하는 것은 물질적·환경적으로 불리했지만, 백성들은 하나님의 뜻에 따라 자원하여 순종하였습니다. 둘째, 하나님의 도성을 지키는 일은 특별한 자들에게 주어지는 거룩한 사명입니다. 용사들은 훈련되고 준비된 자들로, 하나님께서 예루살렘을 지키도록 택하신 자들이었습니다. 셋째, 하나님은 우리의 배경이 아니라 중심을 보시고, 죄인이라 할지라도 회개한 자를 통해 놀라운 구속사를 이루신다는 사실입니다. 베레스의 계보를 통한 구속사는 바로 그 증거입니다.

 

오늘날 우리도 이 땅 가운데 하나님의 거룩한 도성을 세우는 사명을 부여받은 자들입니다. 우리가 거하는 가정, 교회, 지역 공동체, 그리고 이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거룩한 성이 세워지기 위해, 하나님은 오늘도 자원하는 백성, 준비된 용사, 충성된 감독들을 찾고 계십니다. 예루살렘에 거하기를 자원한 자들을 축복하신 하나님은, 오늘날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아가는 이들을 기억하시고 반드시 복 주실 것입니다.

 

예루살렘 성은 거룩한 성이라 일컫더라백성은 자원하여 예루살렘에 거하는 자를 위하여 복을 빌었느니라”(느헤미야 11:1-2). 하나님께서 우리를 이 시대의 예루살렘으로 부르시며, 거룩한 성을 다시 세우는 일에 참여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부르심에 기쁨으로 응답하는 모든 성도들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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