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97편은 “여호와의 통치”를 노래하는 장엄한 찬양시입니다. 이 시편은 하나님께서 온 세상을 다스리시며, 그의 통치가 의와 공의로 세워졌다는 사실을 선포합니다. 세상은 혼란스러워 보이고, 악이 번성하며, 정의가 무너지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시편 97편은 흔들림 없는 진리를 우리에게 선포합니다. “여호와께서 다스리신다.” 이 한 문장이 바로 오늘 말씀의 중심이며, 우리의 신앙의 핵심입니다.
시인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여호와께서 다스리시니 땅은 즐거워하며 허다한 섬은 기뻐할지어다.”(1절) 하나님의 다스림은 결코 억압이나 통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사랑과 정의가 함께하는 통치이며, 그분의 다스림 아래에는 참된 기쁨과 평화가 있습니다. “허다한 섬”이라는 표현은 세상 모든 나라와 민족을 상징합니다. 즉, 하나님께서 이스라엘만의 하나님이 아니라 온 세상의 주권자이심을 선포하는 것입니다.
이어 시인은 하나님의 위엄을 묘사합니다. “구름과 흑암이 그를 둘렀고 의와 공평이 그의 보좌의 기초로다.”(2절) 이 말씀은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상징합니다. 인간은 하나님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구름과 흑암은 그분의 신비를, 그리고 ‘의와 공평’은 하나님의 통치의 본질을 나타냅니다. 하나님의 보좌는 변하지 않는 의(義)와 공의(公義) 위에 세워져 있습니다. 인간의 통치는 부패할 수 있지만, 하나님의 통치는 언제나 공평하고 거룩합니다.
3절에서 시인은 말합니다. “불이 그의 앞에서 나와 사방의 대적들을 불사르시는도다.” 이 구절은 하나님의 심판을 상징합니다. 불은 하나님의 거룩하신 진노를 의미합니다. 하나님의 통치 안에는 은혜뿐 아니라 공의의 심판이 있습니다. 불의한 세상, 거짓과 폭력이 가득한 세상 속에서 하나님은 결코 침묵하지 않으십니다.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심판은 악인을 무너뜨리고 의인을 세우는 회복의 역사입니다.
4절과 5절은 하나님의 능력을 찬양합니다. “그의 번개가 세계를 비추니 땅이 보고 떨었도다. 산들이 여호와의 앞 곧 온 땅의 주 앞에서 밀랍같이 녹았도다.” 이는 하나님의 임재 앞에서 피조세계가 떨며 순복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인간이 아무리 강하고 산처럼 단단하다 해도, 여호와 앞에서는 밀랍처럼 녹습니다. 세상의 권세와 인간의 교만은 하나님의 영광 앞에서 아무 것도 아닙니다. 하나님은 우주의 중심이며, 역사의 주인이십니다.
6절에서 시인은 말합니다. “하늘이 그의 공의를 선포하고 모든 백성이 그의 영광을 보았도다.” 이것은 단순한 예언이 아니라, 현실적 선언입니다. 하나님께서 하늘을 통해 자신의 공의를 드러내신다는 말은, 그의 통치가 온 우주에 미치고 모든 피조물이 그 영광을 목도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지금 살아가는 세상에서도 하나님의 공의는 결코 사라지지 않습니다. 때로 악이 승리하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하나님은 하늘과 땅을 통해 여전히 공의를 드러내십니다.
7절 이하에서는 우상을 섬기는 자들에 대한 경고가 이어집니다. “조각한 신상을 섬기며 허무한 것들을 자랑하는 자는 다 수치를 당할 것이라.” 이 말씀은 고대의 우상숭배를 넘어, 오늘날 우리 시대의 모든 헛된 의존과 교만을 향한 말씀입니다. 현대 사회의 우상은 더 이상 돌이나 나무가 아닙니다. 물질, 명예, 권력, 인간의 이성조차도 하나님보다 앞세워질 때 그것은 곧 우상이 됩니다. 하나님보다 다른 것을 더 의지하고 사랑하는 모든 마음이 바로 우상숭배입니다. 시인은 분명히 선포합니다. 그런 자들은 결국 수치를 당할 것입니다.
반면 시온에 사는 자들, 곧 하나님의 백성들은 기뻐합니다. “여호와여 주의 심판으로 말미암아 시온이 기뻐하고 유다의 딸들이 즐거워하였나이다.”(8절) 하나님의 심판은 의인에게는 두려움이 아니라 위로입니다. 하나님께서 악을 심판하시고 의를 세우신다는 사실은 고난 가운데 있는 성도들에게 큰 위로와 소망이 됩니다.
시인은 계속해서 고백합니다. “여호와여 주는 온 땅 위에 높으시며 모든 신들보다 위에 계시나이다.”(9절) 하나님은 비교할 수 없는 분이십니다. 모든 피조물과 세상의 모든 힘 위에 계신 분이십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을 아는 자는 결코 세상 앞에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믿음의 눈이 하나님께 고정될 때, 세상의 불의와 혼란 속에서도 우리는 흔들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10절은 성도의 삶의 방향을 분명히 제시합니다. “여호와를 사랑하는 너희여 악을 미워하라. 그가 그의 성도의 영혼을 보호하사 악인의 손에서 건지시느니라.”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반드시 악을 미워해야 합니다. 사랑과 미움은 동전의 양면과 같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한다면, 하나님을 거스르는 악에 대해 미워해야 합니다. 동시에 하나님은 그 사랑하는 자를 보호하시며 악인의 손에서 건지십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통치 아래 있는 자의 특권입니다.
마지막으로 시편 97편은 이렇게 마무리됩니다. “의인을 위하여 빛을 뿌리고 마음이 정직한 자를 위하여 기쁨을 심으셨도다. 너희 의인들이 여호와로 말미암아 기뻐하며 그의 거룩한 이름에 감사할지어다.”(11-12절) 하나님의 통치는 의인에게는 빛이요, 기쁨입니다. 어둠의 시대 속에서도 하나님은 자신의 백성에게 빛을 뿌리십니다. 그 빛은 단지 형통이나 성공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하나님을 아는 기쁨이며, 하나님 안에서 누리는 평안입니다.
시편 97편은 세 가지 중요한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합니다.
첫째, 하나님은 지금도 다스리신다는 것입니다. 세상이 아무리 혼란스러워 보여도 하나님은 여전히 주권자로서 역사하고 계십니다.
둘째, 우리는 그분의 통치 앞에 겸손히 엎드려야 합니다. 교만한 산도 녹게 하시는 하나님 앞에, 우리는 자기를 낮추고 순종해야 합니다.
셋째,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는 악을 미워하며, 그 안에서 기뻐해야 합니다. 의인은 세상의 형편이 아니라, 하나님의 공의 안에서 기뻐합니다.
오늘 우리의 예배와 삶 속에서도 이 고백이 울려 퍼지기를 원합니다. “여호와께서 다스리신다!”
이 믿음으로 오늘을 견디고, 내일을 소망하며, 의의 빛 가운데 살아가는 성도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