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89편은 에단이라는 사람이 기록한 마스길, 곧 교훈의 시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시편 89편은 하나님의 언약과 그 언약에 대한 신실하심을 찬양하면서도, 현실의 고난 속에서 그 언약이 왜곡된 것처럼 보이는 긴장과 아픔을 토로하는 시편입니다. 한편으로는 하나님의 인자와 성실하심이 영원함을 고백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다윗의 왕조가 무너져 내리는 현실을 보며 하나님, 어찌하여 이렇게 하십니까?” 하고 묻습니다. 이 시편은 우리의 신앙 속에 자리하는 두 가지의 긴장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 하나님의 약속을 믿지만 현실 속에서 흔들리는 신앙인의 갈등입니다.

 

시편 89편의 시작은 하나님의 사랑과 성실하심을 선포하는 찬양으로 열립니다. 내가 여호와의 인자하심을 영원히 노래하며 주의 성실하심을 내 입으로 대대에 알게 하리이다”(1). 여기서 시인은 하나님의 인자(헷세드)와 성실(에무나)을 강조합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언약을 떠받치는 두 기둥과도 같습니다. 하나님은 사람처럼 변덕스럽지 않으시며, 약속하신 것을 반드시 이루시는 분이십니다.

 

하나님께서 다윗과 맺으신 언약이 그 다음 부분에 나타납니다. 내가 내 종 다윗과 언약을 맺으며 내게 기름 부은 자에게 맹세하기를 내가 네 자손을 영원히 견고하게 하며 네 왕위를 대대에 세우리라”(34). 이 언약은 단순히 다윗 개인에 대한 약속이 아니라, 다윗의 후손을 통해 이루어질 메시아 언약, 곧 영원한 나라에 대한 예언입니다. 신약에서 이 언약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됩니다.

 

그러나 시편의 중반부로 가면 분위기가 바뀝니다. 시인은 현실의 고난을 바라봅니다. 이스라엘이 이방 나라에 짓밟히고, 다윗 왕조가 무너져 내린 현실 앞에서 시인은 당황합니다. 주께서 주의 종의 언약을 패하사 그의 왕관을 티끌에 던지셨나이다”(39)라고 탄식합니다. 마치 하나님께서 언약을 잊으신 듯 보입니다. 그러나 시인은 거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그는 주여, 어느 때까지니까?”(46) 하고 묻습니다. 그리고 끝까지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중요한 사실을 발견합니다. 하나님을 향한 원망조차 믿음 안에서 드리는 기도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시인은 불신앙으로 등을 돌린 것이 아니라, 이해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도 하나님께 묻고 또 묻습니다. 이것이 신앙인의 길입니다.

 

마지막으로 시인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여호와를 영원히 찬송할지어다 아멘 아멘”(52). 절망과 탄식으로 끝나는 듯 보이던 이 시편은 결국 찬양으로 마무리됩니다. 이것은 단순한 형식적인 결론이 아닙니다. 시인은 여전히 현실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하나님께서 여전히 언약의 하나님이심을 믿고 찬송으로 마무리한 것입니다.

 

시편 89편은 우리 삶 속에서 매우 현실적인 교훈을 줍니다.

 

첫째, 하나님의 언약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가정에서 혹은 직장에서, 교회 안에서 우리가 경험하는 현실은 때로 하나님의 약속과 전혀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왜 나는 이렇게 고난을 당합니까? 왜 주님의 약속은 성취되지 않는 것입니까?”라는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억하십시오. 하나님의 언약은 결코 변하지 않습니다. 사람의 눈에는 무너지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하나님은 신실하게 그분의 뜻을 이루십니다.

 

둘째, 믿음은 현실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 속에서 하나님께 질문하는 것입니다. 시인은 어찌하여라는 질문을 하나님께 던졌습니다. 믿음 없는 자는 하나님께 묻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믿음의 사람은 하나님께 물으며 기다립니다. 여러분의 가정의 문제, 직장의 어려움, 교회의 갈등 속에서도, 하나님께 주여, 어느 때까지입니까?”라고 물으십시오. 그 질문 자체가 믿음의 고백입니다.

 

셋째, 우리는 끝내 찬양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비록 현실은 변하지 않았지만, 시인은 여호와를 영원히 찬송한다고 고백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입술의 고백이 아니라, 마음 깊은 곳에서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믿는 행위입니다. 우리의 기도와 찬양은 상황을 바꾸는 능력이 있습니다. 더 나아가 찬양은 우리 자신의 시선을 상황에서 하나님께로 옮겨주는 신앙의 훈련입니다.

 

시편 89편은 언약의 하나님을 붙드는 믿음을 가르칩니다. 우리의 현실은 때로 하나님이 침묵하시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결코 언약을 깨뜨리지 않으시는 분이십니다. 그 약속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성취되었고, 앞으로 완성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시편 기자처럼 고백합시다.

 

주여, 때로 이해되지 않는 현실이 있어도, 나는 여전히 주의 언약을 믿습니다. 주의 인자와 성실을 영원히 찬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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