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느헤미야 9장 26–31절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거역하며 주를 배반하고 주의 율법을 등지고 주께로 돌아오도록 경고하는 주의 선지자들을 죽여 주를 심히 모독하였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께서 그들을 아주 버리지 아니하시고 끝까지 그들을 버리지 아니하셨사오니 주는 은혜로우시고 긍휼이 많으신 하나님이시니이다.” (느 9:26, 31)
느헤미야 9장은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의 구속사를 고백하며 회개하는 내용으로 가득합니다. 앞선 절들에서는 하나님께서 어떻게 놀라운 은혜로 그들을 구원하시고 가나안 땅에 정착하게 하셨는지를 고백했다면, 26절부터는 그런 은혜를 받은 이스라엘이 어떻게 하나님을 배반하고 배은망덕한 길을 걸었는지에 대해 솔직하고 철저하게 고백합니다. 동시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끝까지 그들을 참으시고 긍휼을 베푸셨다는 하나님의 인내와 자비가 강조됩니다.
먼저 26절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들이 거역하며 주를 배반하고 주의 율법을 등지며… 선지자들을 죽여 주를 심히 모독하였나이다.” 이것은 단순한 불순종을 넘어서 의도적이고 반복적인 반역입니다. 하나님은 끊임없이 율법을 통해, 선지자들을 통해 백성들을 권면하시고 바른 길로 돌아오도록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 경고를 무시했을 뿐 아니라, 그 경고를 전한 자들까지 핍박하고 죽였습니다. 이는 곧 하나님 자체를 모독한 것과 같았습니다. 예레미야와 이사야, 세례 요한, 심지어 예수님까지 하나님의 뜻을 전한 자들이 핍박당했던 것은 이스라엘의 오랜 죄악의 역사 속에서 반복된 일이었습니다.
27절은 그 결과 하나님께서 그들을 대적의 손에 넘기셨다고 말합니다. “주께서 그들을 그 대적의 손에 넘기사 그들이 곤고를 당하게 하셨다가… 주께 부르짖을 때에 들으시고… 구원자들을 주어 그들을 대적의 손에서 구원하게 하셨거늘” 하나님은 징계하시되 버리시지는 않으셨습니다. 징계는 사랑의 표현이자 회복을 위한 수단이었습니다. 그들이 고통 가운데서 하나님을 부르짖으면, 하나님은 외면하지 않으시고 구원자를 보내셨습니다. 사사기 시대에 그랬고, 왕정시대에도 그랬으며, 포로기 이후에도 하나님은 끊임없이 돌이킬 기회를 주셨습니다.
그러나 28절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그들이 평강을 얻은 후에 다시 주 앞에서 악을 행하므로…” 이것이 이스라엘의 비극적 반복이었습니다. 은혜를 받으면 감격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하나님을 잊고 다시 죄를 범했습니다. 이 고백은 단지 과거의 이스라엘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 우리의 삶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현실입니다. 하나님께서 은혜를 베푸시고 기도를 들으시며 복을 주셨지만, 그 평안 속에서 우리는 또다시 게을러지고, 교만해지고, 말씀에서 멀어졌던 적은 없었습니까?
하지만 하나님은 여전히 포기하지 않으셨습니다. 29절은 이렇게 말합니다. “주의 율법으로 그들에게 돌아오기를 경계하셨으나… 그들은 교만하여 사람이 준행하면 그 가운데서 삶을 얻는 주의 계명을 듣지 아니하고 어깨를 내어 버리며 목을 굳게 하여 듣지 아니하였나이다.” 하나님은 율법을 통해, 곧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끊임없이 부르셨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교만하여 고개를 돌렸고, 마음을 닫았으며, 하나님의 말씀을 외면했습니다. 이런 모습은 오늘날 말씀 앞에서 마음을 강퍅하게 하는 우리 자신의 모습과도 닮아 있습니다. 사람은 고난에는 민감하지만, 평안에는 둔감해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주의 은혜를 받은 후 더 철저히 하나님을 붙드는 신앙이 필요한 것입니다.
30절에서 느헤미야는 이렇게 말합니다. “주께서 여러 해 동안 용서하시고 또 주의 선지자들을 통하여 경고하시되 그들이 듣지 아니하므로 열방 사람의 손에 넘기시고…” 하나님은 짧은 인내가 아니라 여러 해, 오랜 시간 동안 참고 기다리셨습니다. 한두 번의 기회가 아니라, 수많은 기회를 주셨습니다. 말씀을 듣지 않아 결국 이방인의 손에 넘겨졌지만, 그것 또한 멸망이 아니라 회복을 위한 징계였습니다.
그리고 31절은 이 모든 긴 고백의 결론을 이렇게 맺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의 크신 긍휼로 그들을 아주 멸하지 아니하시며 버리지도 아니하셨사오니 주는 은혜로우시고 긍휼이 많으신 하나님이시니이다.” 이 말씀이 오늘 우리의 소망입니다. 우리의 죄가 크고, 실수가 반복되어도 하나님의 긍휼은 그 모든 것을 덮을 만큼 크고 풍성합니다. 하나님은 버리지 않으시는 분이십니다. 죄인은 징계하실지언정, 그를 망하도록 내버려 두지는 않으시는 자비의 하나님이십니다.
사도 바울은 디모데후서 2장 13절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미쁨이 없을지라도 주는 미쁘시니 자기를 부인하실 수 없으시리라.” 하나님의 신실하심은 우리의 불신실함으로 무너지지 않습니다. 그분의 인내는 우리의 부족함보다 큽니다. 그 은혜로 인해 우리는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스라엘처럼 은혜를 받고도 또다시 하나님을 잊어버리는 존재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때마다 하나님은 다시 말씀하시고, 다시 부르시고, 다시 기회를 주십니다. 그 긍휼을 기억하며, 오늘 이 말씀 앞에 다시 마음을 낮추고 겸손히 회개하며 주 앞에 돌아가는 삶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하나님은 여전히 인내하십니다. 그리고 여전히 우리를 기다리십니다. 그 사랑과 긍휼 안에서 새롭게 서는 우리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