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느헤미야 9장 11–21절
느헤미야 9장은 이스라엘 백성이 금식하며 회개하는 중, 하나님의 역사를 기억하고 고백하는 장면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11절부터 21절까지는 출애굽과 광야의 여정을 중심으로, 하나님의 크신 은혜와 백성의 반복된 배반, 그리고 그 속에서도 결코 떠나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이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에서 고통 가운데 신음할 때,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부르짖음을 들으셨습니다. “주의 백성의 앞에서 바다를 갈라지게 하사 그들로 바다 가운데를 육지 같이 통과하게 하시고, 그들을 뒤쫓아오는 자들을 깊은 물에 돌을 큰 물에 던짐 같이 던지시고” (느 9:11)
이는 출애굽기 14장의 홍해 사건을 떠올리게 합니다. 하나님은 애굽의 군대를 홍해에 수장시키심으로, 자신이 진정한 구원의 하나님이심을 나타내셨습니다. 그날,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께서 자기들 편이심을 온전히 체험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구원으로 끝내지 않으셨습니다. 백성이 신의 산에 이를 때, 하나님은 그들에게 율법을 주셨고, 정하신 규례와 계명을 명백히 알게 하셨습니다. “주께서도 신의 산에서 그들에게 말씀하시고 정직한 규례와 진정한 율법과 선한 율례와 계명을 주셨으며” (느 9:13) 이것은 단순한 법의 전달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답게 사는 방법을 친히 가르쳐 주신 은혜였습니다.
또한 하나님은 그들이 광야에서 굶주리거나 목마르지 않게 하셨습니다. “하늘에서 그들의 굶주림을 인하여 만나를 주시며, 그들의 목마름을 인하여 반석에서 물을 내셨으며” (느 9:15) 날마다 내리는 만나와 반석에서 터지는 물은, 하나님께서 일용할 양식을 신실하게 공급하신 은혜의 상징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하나님께서 맹세하신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들어갈 준비를 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은혜 속에서도 백성들은 교만하여 돌이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들과 우리 조상들이 교만하고 목을 굳게 하여 주의 명령을 듣지 아니하고” (느 9:16) 그들은 율법을 무시했고, 결정적으로 “송아지를 부어 만들고 ‘이는 너희를 애굽에서 인도하여 낸 너희 신이라’ 하여” 하나님을 모독하는 죄를 범하였습니다(느 9:18). 이는 출애굽기 32장의 금송아지 사건으로, 백성이 얼마나 쉽게 하나님의 은혜를 잊고 우상숭배로 빠질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그들을 버리지 않으셨습니다. “주의 크신 긍휼로 그들을 광야에 버리지 아니하시고, 낮에는 구름 기둥으로 길을 인도하시며 밤에는 불기둥으로 그들이 갈 길을 비추게 하셨나이다” (느 9:19) 그들은 하나님을 배반했지만, 하나님은 신실하셨습니다. 낮에는 구름기둥, 밤에는 불기둥으로 계속해서 백성의 길을 인도하셨습니다.
또한 “주의 선한 영으로 그들을 가르치시고, 만나로 그들의 입을 만족하게 하시며, 목마름으로 인하여 그들에게 반석에서 물을 내셨사오며” (느 9:20) 하나님께서는 선한 영(성령)을 통해 그들을 이끄셨고, 광야 40년 동안 먹을 것과 마실 것을 거르지 않으셨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은 언약을 깨뜨린 백성에게도 자비를 베푸시며, 그들을 버리지 않으셨습니다. “사십 년 동안을 광야에서 기르시되 부족함이 없게 하시므로 그들의 옷이 헤어지지 아니하였고 발이 부르트지 아니하였나이다” (느 9:21)
결국 이 말씀은, 하나님의 은혜는 우리의 행위가 아닌 하나님의 신실하심에 기초한 것임을 보여줍니다. 백성은 계속해서 실패했지만, 하나님은 극휼과 인자하심으로 그들을 돌보셨고, 인도하셨습니다.
오늘날 우리도 광야 같은 세상을 지나며 하나님의 은혜 없이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우리가 때로는 금송아지를 만들고, 하나님의 뜻을 외면할지라도, 하나님은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시고, 날마다 만나와 같은 은혜를 내려주시고, 구름기둥과 불기둥으로 인도하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날마다 그 은혜를 기억하며, 교만을 버리고 하나님의 말씀 앞에 겸손히 서야 합니다. 그리고 그분의 은혜에 반응하여 순종과 감사의 삶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그들이 교만하여… 그들을 광야에 버리지 아니하시고…”
이 말씀이 오늘 우리에게도 주시는 은혜의 약속임을 믿으며, 광야 같은 인생 속에서도 하나님을 더욱 신뢰하며 의지하는 삶을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