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77편은 환난 가운데서 신앙인이 경험하는 깊은 절망과 동시에 하나님의 구원을 기억하며 다시 소망을 붙드는 믿음의 노래입니다. 시인은 탄식하며 눈물을 흘리지만, 결국 과거의 하나님의 위대한 역사를 기억함으로 마음을 회복합니다. 이 시는 고난 중에 어떻게 신앙을 지켜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다시 하나님께 소망을 둘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시인은 “내가 내 음성으로 하나님께 부르짖으리니 내 음성으로 하나님께 부르짖으면 내게 귀를 기우리시리로다”라고 고백합니다(1절). 고난과 절망 속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세상이나 사람을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부르짖는 것입니다. 그 부르짖음은 단순한 하소연이 아니라, 살아계셔서 들으시고 응답하시는 하나님을 향한 신뢰의 행동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시인은 “나의 혼이 위로받기를 거절하였다”(2절)고 고백합니다. 즉, 위로를 받고 싶어도 마음에 평안이 찾아오지 않는 깊은 좌절의 순간이 있음을 인정합니다. 기도하고 또 기도했지만, 여전히 불안과 두려움이 떠나지 않는 경험은 우리 모두가 겪는 신앙의 현실입니다. 때로는 믿음의 사람도 낙심하며, 오히려 하나님을 기억하는 것이 더 큰 번민이 되기도 합니다(3~4절).
시인은 계속하여 질문을 던집니다. “주께서 영원히 버리실까? 다시는 은혜를 베풀지 아니하실까? 그의 인자하심이 끝났는가? 그의 약속이 영원히 폐하였는가?”(7~8절). 믿음의 사람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는 것은 의외로 보이지만, 사실 이것이야말로 인간적인 솔직한 신앙 고백입니다. 하나님을 찾지만, 현실의 고난은 하나님의 사랑을 의심하게 만들고, 약속조차 잊힌 듯 보이게 합니다.
그러나 시편 기자는 그 의심 속에서 돌이킵니다. “이는 나의 병이라 내가 지존자의 오른손의 해를 기억하리로다”(10절)라고 고백하며 방향을 전환합니다. 그는 자신의 눈앞에 있는 고난을 바라보는 대신, 과거 하나님께서 행하신 구원의 역사를 바라봅니다. “내가 여호와의 행사를 기억하리니 주께서 옛적에 행하신 기이한 일을 기억하겠나이다”(11절)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이 과거에 행하신 놀라운 일들, 곧 출애굽 사건과 홍해를 가르시고 백성을 구원하신 사건을 기억하면서 그의 신앙은 다시 회복되기 시작합니다.
그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하나님이여 주의 길은 거룩하니이다. 우리 하나님과 같이 위대하신 신이 누구리이까?”(13절). 하나님은 단순히 우리의 개인적인 문제 해결자가 아니라, 역사의 주관자이시며 능력으로 만민을 구원하시는 분이십니다. 시인은 “주께서 주의 백성을 모세와 아론의 손으로 인도하셨나이다”(20절)라고 고백하면서, 하나님이 과거에도 백성을 구원하셨듯이 지금도 그리고 장차도 동일하게 역사하실 것을 믿음으로 확신합니다.
시편 77편은 우리에게 신앙의 중요한 원리를 가르쳐 줍니다.
첫째, 고난 중에 하나님께 부르짖어야 합니다. 눈물이 멈추지 않고 마음이 위로받지 못할 때, 더 큰 소리로 하나님을 찾아야 합니다.
둘째, 현실의 고난이 우리의 마음을 흔들 때, 과거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 각자의 삶 속에도 하나님이 기적처럼 역사하셨던 순간들이 있습니다. 그것을 기억할 때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셋째, 하나님의 구원은 변하지 않는다는 확신을 가져야 합니다. 세상은 흔들려도 하나님은 변함없으시며, 그의 약속은 결코 사라지지 않습니다.
우리의 가정에서도, 직장에서도, 교회 안에서도 우리는 종종 시편 기자와 같이 낙심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말씀처럼 하나님이 과거에 구원하셨던 것처럼 지금도 우리를 지키시며, 결국 영광스러운 길로 인도하실 것을 믿으시기를 바랍니다.
시편 77편의 마지막 고백처럼, 하나님은 모세와 아론을 통해 이스라엘을 인도하셨고, 오늘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를 영원한 구원으로 이끄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낙심하지 말고, 과거의 은혜를 기억하며, 현재의 고난 속에서도 미래의 소망을 바라보며 살아야 합니다. 주님께 가까이 나아가 “우리를 시험에서 건지시고 악에서 구하시는” 하나님을 날마다 붙드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