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하나님을 의지하고 용감히 행하리니 그는 우리의 대적을 밟으실 자이심이로다.”(60편12절)
시편 60편은 다윗이 왕위에 오른 후, 하나님께서 그의 왕권을 인정하시고 여러 전쟁에서 승리를 주셨을 때에 기록된 시입니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이 시는 단순한 승전가가 아닙니다. 오히려 한때의 패배와 고난 속에서, 다시 하나님께 회복을 간구하는 기도의 시입니다.
다윗은 아람과의 전쟁 중 남쪽 에돔이 침략해 오는 위기를 맞았습니다. 이때 요압이 에돔을 물리쳐 승리를 거두었지만, 다윗은 그 승리를 자신들의 군사력이나 전략이 아니라 전적으로 하나님의 손길로 보았습니다. 오늘 이 말씀 속에는 승리의 때에도 교만하지 않고, 패배의 때에도 낙심하지 않는 신앙의 본질이 담겨 있습니다.
첫째, 하나님의 징계를 깨닫는 사람은 회복의 은혜를 경험합니다(1-3절)
다윗은 이스라엘의 일시적 패배를 “하나님께서 우리를 버리시고 진노하셨기 때문”이라고 고백합니다. “주께서 우리를 버리사 무너뜨리셨나이다… 주께서 땅을 진동시키사 갈라지게 하셨사오니”라는 표현은 단순한 지진이나 사건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공동체 전체에 경고의 메시지를 주시는 장면입니다.
때로 우리 인생에도 이런 진동이 옵니다. 삶의 기반이 흔들리고, 안전하게 여겼던 것이 무너질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반드시 파멸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사랑하는 자를 징계하셔서, 더 온전하게 돌이키시기 위함입니다(히브리서 12:6).
둘째,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에게 주신 ‘기(旗)’는 진리의 승리입니다(4절)
다윗은 “주를 경외하는 자에게 기를 주셨나이다”라고 고백합니다. 전쟁에서 깃발은 단순한 장식물이 아니라, 군대의 중심과 방향을 나타내는 상징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기’는 곧 하나님의 통치와 진리의 보증입니다. 오늘날 우리의 ‘기’는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분이 우리의 깃발이 되시고, 우리의 승리의 중심이 되십니다(이사야 11:10).
셋째, 승리의 확신은 하나님의 말씀에서 옵니다(5-8절)
다윗은 하나님께서 “그 거룩하심으로 말씀하셨다”는 것을 붙잡았습니다. 하나님은 자신의 거룩하심을 근거로 약속하십니다. 세겜과 숙곳, 길르앗과 므낫세, 에브라임과 유다까지 – 모든 땅과 백성이 하나님의 소유이며, 그분의 계획 안에 있습니다. 심지어 주변의 강대국 모압, 에돔, 블레셋조차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습니다.
세상은 강한 나라와 세력들이 역사를 움직이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역사의 주관자는 하나님이십니다. 그분은 나라들의 흥망성쇠를 다스리시고, 당신의 백성을 위해 모든 역사를 인도하십니다.
넷째, 견고한 성도 하나님 없이는 무너집니다(9-10절)
다윗은 “누가 나를 이끌어 견고한 성에 들이며 에돔에 인도할까?”라고 묻습니다. 에돔의 수도 셀라는 난공불락의 요새였습니다. 그러나 다윗은 이 성을 함락시키는 힘이 자신에게서가 아니라 하나님께 있음을 알았습니다. 하나님이 함께 하시지 않는 싸움은 패배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계획이 철저하고 자원이 충분해도, 하나님이 함께 하시지 않으면 헛수고입니다(시편 127:1). 반대로 하나님이 함께하시면, 어떤 견고한 성도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다섯째, 하나님을 의지하는 믿음이 용기를 줍니다(11-12절)
다윗은 이렇게 마무리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의지하고 용감히 행하리니 그는 우리의 대적을 밟으실 자이심이로다.” 이 확신이 다윗의 힘이었습니다. 그는 기적을 막연히 바란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긍휼히 보시고 함께하시면 승리는 반드시 주어진다고 믿었습니다.
오늘 우리의 싸움은 눈에 보이는 전쟁이 아니라 믿음의 싸움입니다. 유혹과 죄, 세상의 가치관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힘은 오직 하나님께 의지하는 믿음입니다. 그분이 우리 안에 계시면, 우리는 어떤 대적 앞에서도 담대할 수 있습니다(빌립보서 4:13).
시편 60편은 전쟁의 승리보다 더 중요한 사실을 가르칩니다. 승리의 때나 패배의 때나, 우리의 시선은 하나님께 고정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환경이 아무리 좋아도 교만하지 않고, 상황이 아무리 어려워도 낙심하지 않는 것 – 이것이 참된 믿음입니다.
오늘 우리도 다윗처럼 고백합시다. “우리가 하나님을 의지하고 용감히 행하리니, 그는 우리의 대적을 밟으실 자이심이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