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구절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심하며 어찌하여 내 속에서 불안해하는가 너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 나는 그가 나타나 도우심으로 말미암아 내 하나님을 여전히 찬송하리로다”(시편 43편 5절)
우리의 신앙생활 가운데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때는, 하나님께 가까이 나가고 싶으나 현실은 멀어진 듯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아무리 기도해도 응답이 없는 것 같고, 하나님의 얼굴이 가려진 듯한 상황 속에서 우리는 신앙의 흔들림을 경험합니다.
시편 43편은 이러한 영적 침체와 내적 갈등 속에서 하나님께 소망을 두고 다시 찬송으로 나아가는 믿음의 회복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짧은 시편이지만, 매우 농축된 신앙 고백이 담겨 있으며, 시편 42편과 연결되어 하나님의 임재를 갈망하는 시인의 절박한 기도로 이어집니다.
이 시간, 세 가지 주제로 본문을 나누어 묵상하며, 낙심한 영혼이 다시 하나님을 찬송하는 믿음의 길을 함께 걸어가기를 소망합니다.
Ⅰ. 억울함 속에서 하나님께 호소하는 믿음 (1–2절)
“하나님이여 나를 판단하시되 경건하지 아니한 나라에 대하여 내 송사를 변호하시고 간사하고 불의한 자에게서 나를 건지소서.” (1절)
시편 기자는 억울한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그는 불의한 자들, 간사한 사람들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으며, 자신의 무고함을 주장할 길도 없이 억압받고 있습니다. 그는 하나님께 자신의 억울함을 아뢰며, 의로운 재판장이 되어 달라고 간구합니다. 그러나 그의 기도는 단지 정의 실현을 위한 호소가 아닙니다.
“주는 나의 힘이 되신 하나님이시거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2절)
시편 기자는 하나님이 자신의 힘이며 구원의 근원이심을 분명히 고백합니다. 동시에 하나님께서 지금은 자신을 외면하신 것 같은 고통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참으로 솔직한 신앙인의 내면을 보여줍니다. 믿음은 하나님을 의심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나의 의문과 고통을 숨기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 역시 억울한 상황, 이해되지 않는 고통 앞에서 하나님께 진실하게 부르짖을 수 있어야 합니다.
Ⅱ. 하나님의 빛과 진리를 따라 예배로 나아가는 갈망 (3–4절)
“주의 빛과 주의 진리를 보내시어 나를 인도하시고 주의 성산과 주께서 계시는 곳에 이르게 하소서.” (3절)
시인은 이제 자신의 억울함을 넘어서, 하나님께 가까이 가고자 하는 열망을 표현합니다. 그는 하나님의 빛과 진리를 자신의 길잡이로 삼기를 원합니다. 이 빛은 하나님의 임재를, 진리는 하나님의 말씀과 뜻을 상징합니다. 그가 가고자 하는 곳은 ‘주의 성산’, 곧 예루살렘 성전이며, 그곳은 단순한 장소가 아니라 하나님의 임재가 임하는 자리, 예배의 중심입니다.
“그런즉 내가 하나님의 제단에 나아가 나의 큰 기쁨의 하나님께 이르리이다 하나님이여 나의 하나님이여 내가 수금으로 주를 찬양하리이다.” (4절)
시편 기자의 갈망은 결국 예배로 이어집니다. 그는 수금으로 하나님을 찬양하며, 하나님을 **‘나의 큰 기쁨’**이라고 고백합니다. 고난 중에도 하나님을 찬양하는 자는 참된 예배자입니다. 이 찬송은 상황이 나아졌기 때문에 드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임재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고백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우리도 하나님께 가까이 나아가고 싶을 때, 반드시 말씀의 진리와 성령의 빛에 인도받아야 하며, 그 인도하심은 언제나 예배의 자리로 우리를 이끕니다.
Ⅲ. 낙심하는 영혼에게 외치는 믿음의 명령 (5절)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심하며 어찌하여 내 속에서 불안해하는가 너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 나는 그가 나타나 도우심으로 말미암아 내 하나님을 여전히 찬송하리로다.” (5절)
이 구절은 시편 42편 5절, 11절과 동일한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시인의 내면 대화, 즉 자기 영혼을 향한 믿음의 명령입니다. 그는 자신의 영혼이 낙심하고 불안해하는 것을 그대로 두지 않습니다.
믿음으로 외칩니다. “너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 여기서 주목할 것은, 이 고백이 상황이 나아진 다음에 나온 말이 아니라, 여전히 낙심과 혼란의 상황 속에서 믿음으로 스스로에게 선포한 말이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는 “내 하나님을 여전히 찬송하리로다”라고 고백합니다. 이 ‘여전히’라는 단어 안에는 과거에도 찬송했으며, 지금도 찬송하고, 앞으로도 계속 찬송하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우리도 삶 속에서 낙심이 올 때마다, 단호하게 자신에게 말씀해야 합니다. “내 영혼아, 하나님께 소망을 두어라. 너는 여전히 찬송해야 한다!”
시편 43편은 고난의 현실 속에서도 하나님을 향한 갈망을 포기하지 않고, 예배로 나아가며, 믿음의 선포로 자신을 일으켜 세우는 귀한 시편입니다. 억울함과 고통 중에도 하나님을 힘으로 삼으며, 정직하게 호소하십시오. 하나님의 빛과 진리에 인도되어, 예배의 자리를 사모하십시오.
낙심과 불안 앞에 멈추지 말고, 믿음으로 자신의 영혼에게 선포하십시오.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 이 믿음의 고백이 오늘 우리의 기도와 예배 가운데 살아 움직이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우리 모두가 어떤 형편에서도 하나님을 여전히 찬송하는 예배자로 살아가기를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