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면류관 – 하늘 보좌 앞에 드리는 예배의 영광
본문: 요한계시록 4장 4절, 10절 / 14장 14절
성경에서 “면류관”은 언제나 특별한 의미를 지닌 상징으로 등장합니다. 그것은 왕이나 제사장, 또는 전쟁에서 승리한 자에게 주어졌던 영예의 표식이었습니다. 이 면류관은 단지 장식이나 권위의 상징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에게 위임하신 사명과 위치, 그리고 그 삶의 열매에 대한 하늘의 인정을 나타냅니다. 오늘 본문에서 우리가 주목할 면류관은 금면류관입니다. 요한계시록 속 하늘의 예배 장면 가운데, 24장로가 쓰고 있는 이 금면류관은 그리스도께서 친히 쓰신 면류관과 연결되며, 영원한 예배와 승리의 정체성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요한계시록 4장 4절은 말합니다.
“또 보좌에 둘러 이십사 보좌들이 있고 그 보좌들 위에 이십사 장로들이 흰 옷을 입고 머리에 금면류관을 쓰고 앉았더라.”
24장로는 구약의 12지파와 신약의 12사도를 상징하며, 결국 구속받은 하나님의 백성 전체를 대표하는 상징적 존재입니다. 이들은 하늘의 보좌 곁에 앉아 있으며, 그 머리에는 금면류관이 씌워져 있습니다. 이것은 단지 외적인 장식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부여하신 왕 같은 제사장으로서의 정체성과 예배자로서의 위치를 보여줍니다. 베드로전서 2장 9절은 우리를 “왕 같은 제사장”이라고 부르며, 요한계시록 1장 6절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나라와 제사장으로 삼으셨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이 금면류관은 모든 성도가 이미 하늘에 속한 존재이며, 하나님의 권세와 영광을 함께 누릴 자라는 것을 상징합니다.
그러나 요한계시록 4장 10절에 이르러, 이 장로들이 그 면류관을 벗어 하나님께 드리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십사 장로들이 보좌에 앉으신 이 앞에 엎드려 세세토록 살아 계시는 이를 경배하고 자기의 면류관을 보좌 앞에 드리며 이르되…”
이 얼마나 위대한 장면입니까. 하늘에서조차, 가장 존귀한 위치에 앉은 자들이 자신이 받은 모든 영광과 권세를 주님께 다시 돌려드리는 예배의 절정을 보여줍니다. 이것이 바로 참된 예배의 본질입니다. 우리는 이 땅에서 수고하고, 섬기며, 충성하고, 때로는 상급을 받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들은 결국 주님의 은혜이기에, 우리는 그것을 다시 주님 앞에 내려놓아야 합니다. 금면류관을 벗어 드리는 것은 자기 부인과 전적인 헌신의 고백이며, 하늘의 예배는 철저히 나를 낮추고 하나님을 높이는 자리입니다.
또한 요한계시록 14장 14절은 인자 같은 이, 곧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금면류관을 쓰신 모습을 보여줍니다.
“또 내가 보니 흰 구름이 있고 구름 위에 인자 같은 이가 앉으셨는데 그 머리에는 금면류관이 있고…”
그리스도는 이 땅에 오실 때 가시 면류관을 쓰셨습니다. 고난과 수치, 저주의 상징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분은 금면류관을 쓰시고 재림하시는 왕으로 나타나십니다. 이는 그분의 승리, 통치, 주권, 그리고 만왕의 왕 되심을 상징합니다. 시편 2편에서 예언된 메시아 왕, 다니엘 7장에서 인자 같은 이가 하늘 구름을 타고 나오는 장면, 요한계시록 1장에서 두려움과 영광으로 충만한 그리스도의 모습—이 모든 것이 이 금면류관 속에 응축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바로 그 금면류관을 쓰신 주님의 백성으로, 그분의 통치를 따라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그러므로 금면류관은 단지 미래의 상급이 아닙니다. 그것은 현재 우리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상징이며, 또한 우리가 어떤 자세로 살아가야 할지를 가르치는 영적 표식입니다. 계시록 3장 11절에서 주님은 이렇게 경고하십니다.
“내가 속히 오리니 네가 가진 것을 굳게 잡아 아무도 네 면류관을 빼앗지 못하게 하라.”
하늘의 면류관은 아직 완전히 우리 머리에 씌워지지 않았지만, 주님의 약속 가운데 예비되어 있으며, 지금도 우리는 그것을 바라보며 살아가야 합니다. 우리는 그 면류관을 지키기 위해 믿음을 지켜야 하고, 주님의 재림을 사모하며 살아야 하며, 끝까지 충성해야 합니다. 이 땅의 고난과 손해, 억울함과 외로움은 지나가지만, 하늘의 금면류관은 영원히 시들지 않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예배자로서 그 면류관을 주님께 드릴 날을 준비하며 살아야 합니다. 예배란 단지 노래하고 기도하는 시간이 아닙니다. 예배는 나의 모든 삶을 주님께 드리는 것, 내가 받은 영광과 칭찬, 나의 성취와 열매마저도 다 주님 앞에 내려놓는 고백의 자리입니다. 이것이 금면류관을 벗어 보좌 앞에 드리는 예배자의 자세입니다. 내 이름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이름을 높이는 것입니다. 내 자리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그분의 보좌 앞에 엎드리는 것입니다. 예배란 결국, “주님, 모든 것이 주께로부터 왔고, 주님께로 돌아갑니다”라는 고백입니다.
우리는 지금 왕 같은 제사장으로 부름받았습니다. 이 땅에서 우리의 정체성이 드러나지 않아도, 하늘에서는 이미 면류관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 면류관은 우리의 영광이 아니라, 우리의 예배가 될 것입니다. 우리가 주님 앞에 설 때, 주께서 친히 그 면류관을 씌우시고, 우리는 그것을 다시 벗어 그분의 보좌 앞에 드릴 것입니다. 그날까지, 우리는 믿음을 굳게 붙들고, 고난 속에서도 낙심하지 않으며, 예배자의 마음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오늘 우리가 드리는 모든 예배, 헌신, 인내, 충성은 하늘의 금면류관을 준비하는 시간입니다.
그 면류관을 바라보며 오늘도 하나님 앞에 겸손히, 거룩히, 충성스럽게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간절히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