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류관(6) 의의 면류관

조회 수 74 추천 수 0 2025.06.28 09:31:49

의의 면류관 – 의로우신 재판장이 주시는 상급


본문: 디모데후서 4장 6–8절


우리는 인생의 마지막이라는 단어 앞에서 자연스럽게 두려움을 느낍니다. 마지막 시험, 마지막 만남, 마지막 숨, 마지막 결산. 그러나 사도 바울은 자신의 마지막을 두려움으로 바라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는 담대하고 확신에 찬 어조로 자신의 인생의 결말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는 자신이 이 길의 끝에서 영광의 자리로 나아감을 고백하며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어 있다고 선언합니다. 이 면류관은 단지 그에게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주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모든 자에게 주어진다고 하였습니다. 이는 우리 모두에게 주시는 하늘의 소망이며, 살아야 할 방향을 새롭게 정의하는 말씀입니다.


바울은 지금 죽음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전제와 같이 내가 벌써 부어지고 나의 떠날 시각이 가까웠도다.” (딤후 4:6) 죽음 앞에 선 자의 고백이지만, 그 안에 담긴 정서는 절망이 아니라 소망이고, 낙담이 아니라 감사입니다. 그는 자신의 인생을 신앙의 여정으로 표현하면서, “선한 싸움을 싸우고,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다”고 말합니다. 신앙은 시작만으로 평가되지 않습니다. 신앙은 끝까지 지키는 것이며, 바울은 그 경주를 마쳤고, 이제 그 결과로 하나님께서 주시는 의의 면류관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가 받게 될 면류관은 “의의 면류관”이라 불립니다. 이는 그의 공로로 받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시는 공의로운 상급입니다. 이 상급은 단지 바울 개인에게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주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모든 자”에게 주어집니다. 주님의 재림을 사모하며 그날을 기다리며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반드시 이 면류관이 약속되어 있습니다. 이는 다시 말해, 단순히 교회를 오래 다닌 자, 직분을 가진 자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진심으로 기다리며, 오늘의 삶 속에서 믿음을 지키며 살아가는 모든 자들에게 주어지는 상급이라는 것입니다.


이 면류관의 복음적 의미는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 그것은 우리의 의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의에서 비롯된 면류관입니다. 바울은 빌립보서 3장 9절에서 말합니다. “내가 가진 의는 율법에서 난 것이 아니요 오직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은 것이니…” 우리는 우리의 행위로 의로워질 수 없습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인해 의롭다 하심을 얻은 자로서, 그 믿음을 끝까지 지킨 자에게 하나님께서 의의 면류관을 주시는 것입니다.


둘째, 하나님은 “의로우신 재판장”으로서 각 사람에게 공의롭게 면류관을 주십니다. 세상의 재판은 때로 불공정하고 편파적일 수 있습니다. 돈과 권세로 판단이 바뀌고, 억울한 자가 손해를 보기도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결코 잊지 않으십니다. 은밀한 충성,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기도, 외롭고 고된 신앙의 여정을 하나님은 다 기억하시고, 공의로 보상하십니다. 그러므로 의의 면류관은 하나님의 공의와 신실하심의 표현이며, 하나님의 나라가 얼마나 정의로운지를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이 면류관을 사모하는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바울의 고백은 오늘 우리에게 세 가지 길을 제시합니다. 첫째, 선한 싸움을 싸워야 합니다. 신앙은 전쟁입니다. 세상의 가치관과 싸워야 하고, 내 안의 탐욕과 나태함과도 싸워야 합니다.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진리를 지키기 위해 담대히 나서는 삶이 선한 싸움입니다. 세상은 이 싸움을 환영하지 않지만, 하늘은 그것을 가장 고귀한 싸움으로 인정합니다.


둘째, 달려갈 길을 마쳐야 합니다. 바울은 자신의 인생을 ‘경주’로 표현했습니다. 그는 출발만이 아니라 결승선을 향해 달려갔습니다. 중간에 지쳐서 멈추는 자가 아니라 끝까지 달린 자에게 면류관이 주어집니다. 우리의 경주는 각자 다릅니다. 목회자의 길이 있고, 성도의 길이 있고, 부모로서, 자녀로서, 직장인으로서, 또 한 가정의 리더로서의 길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각자에게 맡긴 길을 주셨고, 우리가 그 길을 끝까지 달릴 때, 비로소 그 면류관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셋째, 믿음을 지켜야 합니다. 믿음을 지킨다는 것은 단순히 마음속으로만 믿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일상 속에서, 결정의 순간마다 하나님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때로는 포기해야 할 것을 포기하고, 때로는 외로움을 감당해야 하며, 때로는 세상에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순간을 지나 믿음을 끝까지 지키는 자에게 주어지는 것이 바로 의의 면류관입니다. 요한계시록 3장 11절은 이렇게 경고합니다. “네가 가진 것을 굳게 잡아 아무도 네 면류관을 빼앗지 못하게 하라.” 오늘의 선택이 내일의 면류관을 결정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지금 우리는 각자의 인생 경주를 달리고 있습니다. 누구는 지쳐있고, 누구는 아직 출발선에서 머뭇거리고 있으며, 누구는 이미 오랜 시간을 달려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억하십시오. 하나님께서 준비하신 의의 면류관은 결코 시들지 않으며, 사람의 눈에 드러나는 성과보다 하나님 앞에서 신실하게 살아온 시간들을 통해 준비됩니다. 그 면류관은 공로가 아니라 은혜로 주어지지만, 그 은혜는 우리 안에서 싸우고, 달리고, 믿음을 지키게 만듭니다.


오늘 우리는 다시 고백합니다. “내가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도다. 이제 후로는 의의 면류관이 나를 위하여 예비되었도다.” 이 고백이 우리의 고백이 되기를, 우리의 마지막 날에도 하나님 앞에 당당히 설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그날에 의로우신 재판장이 우리 모두에게 말씀하실 것입니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의의 면류관을 네게 주노라.” 그 약속을 붙들고 오늘도 충성스럽게 살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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