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느헤미야 75-7

내 하나님이 내 마음을 감동하시어 귀인들과 방백들과 백성을 그 계보대로 계수하게 하시기로 내가 처음으로 돌아온 자들의 계보를 얻었는데 거기 기록된 것을 보니” (7:5)

 

느헤미야 7장의 중반부는 성벽 건축이라는 외형적 사역이 완료된 이후, 하나님의 백성을 정비하고 공동체를 다시 세우는 영적 사역의 시작을 기록합니다. 성벽이 완성된 지금, 느헤미야는 단지 도시를 방어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예루살렘의 영광을 다시 회복할 수 있는 방도를 찾고 있었습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느헤미야의 마음을 감동시키셔서 백성을 그 보계(譜系, 족보)대로 계수하게 하셨다고 성경은 말합니다(5).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 계수 작업이 인간의 전략이나 정치적 계책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느헤미야는 자신의 판단이나 계산으로 인구 조사를 시작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감동하심으로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이는 모든 하나님의 일이 반드시 성령의 감동, 하나님의 인도하심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본을 보여줍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일을 감당할 때, 인간적인 효율과 계산보다는 하나님의 뜻과 감동을 따라 움직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이러한 계수 작업은 단순한 행정적 조치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느헤미야는 이를 통해 백성들을 다시금 하나로 모을 수 있었고, 후에 8장과 9장에서 나타나는 영적 부흥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기 위해 수문 앞 광장에 모인 백성들, 회개하며 금식하는 공동체의 모습은 이 계수의 결과로 이어진 열매였습니다(참조, 8:1-3; 9:1). 이처럼 하나님의 감동은 공동체 전체에 영적 회복과 변화를 가져오는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

 

느헤미야는 이 인구 조사를 위해 과거 바벨론 포로에서 귀환한 자들의 계보, 곧 에스라서 2장에 나오는 명단을 참조하였습니다(7:5). 이는 느헤미야가 자기 세대의 업적만을 추구한 것이 아니라, 신앙의 계승과 연속성을 중시했음을 보여줍니다. 하나님 나라의 일은 한 사람이나 한 세대의 손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섭리는 세대를 넘어 이어지며, 하나님의 백성은 그 흐름 속에서 자기 몫을 감당해야 합니다.

 

디모데후서 22절은 바울이 디모데에게 준 명령으로, 네가 많은 증인 앞에서 내게 들은 바를 충성된 사람들에게 부탁하라 그들이 또 다른 사람들을 가르칠 수 있으리라고 합니다. 이 말씀처럼 하나님 나라의 일은 전수와 계승을 통해 영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물론 느헤미야서 7장의 계보는 에스라서에 기록된 계보와 비교할 때 소수의 이름과 인구 수에서 약간의 차이가 존재합니다(7:6-7). 느헤미야서는 약 31,089, 에스라는 약 29,818명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필사자의 사본 차이나 통계 방식의 차이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차이에도 불구하고, 양 서()는 모두 이스라엘의 귀환과 회복 역사에 중요한 사료적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작은 수치의 차이보다 백성들을 돌아오게 하신 섭리의 역사를 더욱 중요하게 여기십니다.

 

특히 느헤미야가 입수한 족보에는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갔던 자들 중, 해방되어 고국으로 돌아와 자신의 본 고을에 정착한 자들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었습니다(6). 이는 하나님께서 유다 백성을 징벌하셨던 과거와 동시에, 긍휼과 회복을 베푸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공존하는 역사임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의 징벌은 무서우나, 회개하고 돌아오는 자에게는 풍성한 은혜와 회복이 따릅니다.

 

이와 같이 성도들은 하나님께서 과거에 어떻게 백성을 인도하셨는지를 기억하고, 그 안에서 경외함과 소망을 함께 품어야 합니다. 고린도전서 1011절은 말합니다. 그들에게 일어난 이런 일은 본보기가 되고 또한 말세를 만난 우리를 깨우치기 위하여 기록되었느니라.”

 

결론적으로, 느헤미야 75-7절은 하나님의 감동에 순종하여 백성을 계수하고, 신앙의 계보를 이어가는 리더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의 일은 인간의 전략이 아닌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순복함으로써, 그리고 과거의 믿음의 전통을 이어가는 겸손한 계승과 충성을 통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오늘 우리도 하나님의 감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우리 세대에 맡겨진 사명을 충성스럽게 감당하고, 다음 세대에게 믿음의 유산을 물려주는 성도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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