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힘이신 여호와여 내가 주를 사랑하나이다. 여호와는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요새시요 나를 건지시는 이시요 나의 하나님이시요 내가 그 안에 피할 나의 바위시요 나의 방패시요 나의 구원의 뿔이시요 나의 산성이시로다. 내가 찬송받으실 여호와께 아뢰리니 내 원수들에게서 구원을 얻으리로다...” (시편 18편 1–3절)
시편 18편은 다윗이 사울 왕과 여러 원수들에게서 구원받은 후 하나님께 올린 감사의 노래입니다. 이 시편은 사무엘하 22장과 거의 동일한 내용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다윗의 인생을 통틀어 하나님이 어떤 분이셨는지를 노래하는 매우 감동적인 고백입니다. 다윗은 수많은 전쟁과 도피, 배신과 모함 속에서 살아남았고 마침내 왕위에 오릅니다. 그 순간, 그는 자신을 높이기보다 하나님을 높이고, 자신의 승리를 찬양하기보다 하나님의 도우심을 찬양합니다. 이것이 바로 참된 신앙인의 태도입니다. 오늘 이 시편을 통해 우리는 고난 중에 우리를 건지시는 하나님, 그리고 승리 후에도 겸손히 주를 찬양하는 믿음의 자세를 배워야 하겠습니다.
시편 18편은 매우 길지만, 전체적으로 세 가지 흐름으로 나누어 묵상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하나님께 대한 다윗의 찬양입니다(1-3절). 둘째는 고난 속에서 하나님께 부르짖은 간구와 하나님의 응답입니다(4-19절). 셋째는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와 다윗의 고백과 확신입니다(20-50절). 이 흐름을 따라 말씀을 차분히 묵상해 보겠습니다.
먼저 1절에서 다윗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나의 힘이신 여호와여 내가 주를 사랑하나이다.” 얼마나 감동적인 시작입니까? 다윗은 인생의 모든 힘의 원천이 하나님이시며, 그분을 사랑한다고 고백합니다. 여기서 사용된 “사랑하다”라는 히브리어는 일반적인 표현이 아니라, 강한 애착과 절절한 애정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다윗은 단지 하나님을 믿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사랑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믿음의 핵심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어떤 위기 속에서도 하나님께로 달려갑니다.
2절에서 다윗은 하나님을 가리켜 여러 비유적인 표현으로 찬양합니다. “반석, 요새, 구원자, 바위, 방패, 구원의 뿔, 산성.” 이것은 단순한 수사적 표현이 아닙니다. 다윗이 인생의 수많은 위기 속에서 실제로 체험한 하나님의 다양한 보호하심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적들이 포위했을 때는 피난처이셨고, 마음이 흔들릴 때는 반석이셨으며, 전쟁 중에는 방패가 되어주셨습니다. 하나님은 단지 이론 속의 존재가 아니라, 실제 인생 속에서 살아 역사하시는 분이십니다. 우리 역시 각자의 삶에서 하나님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셨는지를 기억하고 찬양해야 합니다.
3절에서 그는 “내가 찬송받으실 여호와께 아뢰리니 내 원수들에게서 구원을 얻으리로다”라고 고백합니다. 찬송은 고난 후에 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다윗은 하나님께 아뢰며 동시에 찬송합니다. 기도와 찬송은 믿음의 사람의 두 날개입니다. 우리는 어려울 때 탄식하며 기도하지만, 동시에 하나님의 능력을 신뢰하며 찬양해야 합니다. 그것이 진정한 믿음입니다.
4절부터 6절까지는 다윗이 과거의 위기를 회상하는 장면입니다. “사망의 줄이 나를 얽고, 불의의 창수가 나를 두렵게 하며...” 이 표현은 실제 전쟁과 죽음의 위기를 묘사하는 동시에, 영적으로도 우리가 겪는 두려움과 절망을 나타냅니다. 다윗은 그때 “여호와께 부르짖었다”고 말합니다. 그는 낙심하지 않고 하나님께 나아갔습니다. 하나님은 멀리 계신 분이 아니십니다. “그의 성전에서 내 음성을 들으심이여.” 얼마나 위로가 되는 말씀입니까? 우리의 부르짖음은 허공에 흩어지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성전, 곧 하늘 보좌에 상달됩니다.
7절부터 19절까지는 하나님의 응답에 대한 서사입니다. 이 부분은 마치 한 편의 드라마와 같습니다. 하나님이 일어나 땅이 진동하고, 하늘을 가르시며 강림하시고, 구름을 타고 내려오시며, 불과 번개와 우박으로 대적을 물리치시는 장면이 묘사됩니다. 이는 비유적 표현이지만, 하나님의 임재가 얼마나 위엄 있고 두려운지를 보여줍니다. 하나님은 그의 백성을 위해 하늘을 가르시고 역사의 현장에 뛰어드십니다. 그는 단순한 방관자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개입하시는 구원의 하나님이십니다.
16절에서 다윗은 말합니다. “그가 높은 곳에서 나를 붙드시며 많은 물에서 나를 건지셨도다.” 높은 곳은 하나님의 초월성을 의미하고, 많은 물은 위기의 깊음을 상징합니다. 다윗은 가장 깊은 절망의 물속에서 하나님의 손에 의해 끌려나온 사람입니다. 그리고 19절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나를 넓은 곳으로 인도하시고 나를 기뻐하심으로 구원하셨도다.” 하나님은 우리를 구원하실 뿐 아니라, 우리를 넓은 곳, 곧 자유와 평강의 자리로 인도하십니다. 구원은 단지 위기 탈출이 아닙니다. 그것은 새로운 삶으로의 초청입니다.
20절부터 50절까지는 다윗이 자신을 향한 하나님의 의로운 응답과 보호하심을 고백합니다. “여호와께서 내 의를 따라 상 주시며 내 손의 깨끗함을 따라 내게 갚으셨으니.” 다윗은 교만하게 자신을 의롭다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정직하게 살고자 했던 삶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는 하나님의 법을 지켰고, 그의 눈 앞에서 악을 멀리했습니다. 하나님은 이런 삶을 외면하지 않으십니다. 하나님의 눈은 의인을 향해 계시며, 그들의 간구를 들으십니다.
다윗은 30절 이후에서 하나님께서 전쟁에서 어떻게 자신을 훈련시키셨고, 대적을 무찌르게 하셨는지를 상세히 고백합니다. 그는 칼과 창이 아니라, 하나님의 손으로 승리하였습니다. 하나님은 그의 발을 암사슴처럼 민첩하게 하시고, 그의 팔을 훈련시켜 놋 활을 당기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의 원수들을 무너뜨리게 하셨습니다. 승리는 다윗의 능력이 아니라, 하나님의 손으로부터 나온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46절부터 50절까지 다윗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여호와는 살아 계시니 나의 반석을 찬송하며 내 구원의 하나님을 높일지로다.” 그리고 그는 이 모든 승리를 자신의 이름이 아닌, 하나님의 이름을 위하여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 고백은 다윗이 왜 하나님 마음에 합한 사람인지 잘 보여줍니다. 그는 전쟁에서 승리한 후에도 스스로를 높이지 않고, 오직 하나님만을 높였습니다.
시편 18편을 통해 우리는 세 가지 교훈을 받습니다. 첫째, 어떤 위기 가운데서도 하나님께 부르짖는 자는 건지심을 받습니다. 둘째, 하나님의 구원은 크고 두려우며 능력으로 나타나는 실제적 역사입니다. 셋째, 승리한 후에도 겸손히 하나님을 찬양하는 삶이야말로 믿음의 완성입니다. 우리 인생에도 여러 전쟁과 위기가 있습니다. 때로는 얽매이고, 쓰러지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지만, 다윗처럼 하나님을 반석으로 삼고 살아간다면, 우리도 넓은 곳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