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새의 아들 발랄은 성 굽이 맞은편과 왕의 윗 궁에서 내민 망대 맞은편 곧 시위청에서 가까운 부분을 중수하였고 그 다음은 바로스의 아들 브다야가 중수하였고 (그 때에 느디님 사람은 오벨에 거주하여 동쪽 수문과 마주 대한 곳에서부터 내민 망대까지 이르렀느니라) 그 다음은 드고아 사람들이 한 부분을 중수하여 내민 큰 망대와 마주 대한 곳에서부터 오벨 성벽까지 이르렀느니라 마문 위로부터는 제사장들이 각각 자기 집과 마주 대한 부분을 중수하였고 그 다음은 임멜의 아들 사독이 자기 집과 마주 대한 부분을 중수하였고 그 다음은 동문지기 스가냐의 아들 스마야가 중수하였고 그 다음은 셀레먀의 아들 하나냐와 살랍의 여섯째 아들 하눈이 한 부분을 중수하였고 그 다음은 베레갸의 아들 므술람이 자기의 방과 마주 대한 부분을 중수하였고 그 다음은 금장색 말기야가 함밉갓 문과 마주 대한 부분을 중수하여 느디님 사람과 상인들의 집에서부터 성 모퉁이 성루에 이르렀고 성 모퉁이 성루에서 양문까지는 금장색과 상인들이 중수하였느니라(느헤미야 3:25-32)
느헤미야 3장은 무너졌던 예루살렘 성벽이 하나하나 다시 세워지는 과정을 세밀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장은 단지 공사 보고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도성이 다시 일어서는 감격의 역사이며, 모든 성도들에게 주어지는 회복과 헌신의 모범입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살펴볼 느헤미야 3장 25절에서 32절까지의 말씀은 성벽 재건의 마지막 구간, 곧 ‘성 모퉁이 누’에서 시작하여 처음 공사가 시작되었던 ‘양문’에 이르기까지의 마무리를 보여주는 구간입니다.
본문에 따르면, 금세공업자들과 상인들이 성벽의 마지막 구간을 재건했습니다. 31절과 32절에는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금세공업자의 아들 말기야는 느보인과 미스바 사람들 앞에 있는 곳에서부터 여호야김의 문까지, 또 하나넬 망대와 성 모퉁이 누 사이를 맡아 중수하였으며, 금세공업자들과 상인들은 성 모퉁이 누와 양문 사이를 중수하였느니라.” 이 구간은 예루살렘 성벽 전체 공사의 마지막 부분이었으며, 양문에서 시작된 성벽 재건이 다시 양문으로 돌아오는 완성의 지점이었습니다. 이렇게 성벽의 재건이 닫히고 연결됨으로써, 예루살렘의 성은 비로소 제 기능을 갖춘 하나의 방어체계로 거듭난 것입니다.
이 말씀에서 우리는 몇 가지 중요한 영적 교훈을 얻게 됩니다. 첫째, 하나님의 일은 시작도 중요하지만 ‘완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무너진 성벽을 따라 이어진 수많은 구간이 있었지만, 그 모든 구간이 연결되어야만 진정한 의미의 성벽이 됩니다. 아무리 좋은 재료로 성벽을 세웠다고 해도, 그것이 중간에서 끊어지면 성읍을 방어할 수 없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일에는 ‘마침’이 있어야 하고, 우리의 신앙에도 ‘완성’을 향한 헌신이 있어야 합니다. 예수께서도 “나의 양식은 나를 보내신 이의 뜻을 행하며 그의 일을 온전히 이루는 이것이니라”(요한복음 4:34)고 하셨습니다.
둘째, 이 구간을 맡은 사람들이 특별합니다. 금세공업자들과 상인들입니다. 이들은 건축이나 군사와는 거리가 있는 사람들이었지만, 하나님의 일에는 직업의 경계를 넘어서 자신들의 손을 내밀었습니다. 이처럼 하나님 나라의 일에는 전문성이 아닌, 헌신과 믿음이 우선입니다. 하나님은 능력보다 중심을 보시며, 그 일에 마음을 다하는 자를 들어 사용하십니다. 고린도전서 1장 27절은 이렇게 말합니다. “하나님께서 세상에 미련한 것들을 택하사 지혜 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고...”
셋째, 이 마지막 구간은 전체 성벽을 연결하고 마무리하는 자리였습니다. 이는 예루살렘 성이 다시금 그 기능을 감당할 수 있게 되었음을 뜻합니다. 그러나 본문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단지 도시 건축이 아닙니다. 예루살렘 성은 주전 587년에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에 의해 불타고 파괴되었으며(열왕기하 24:8-10), 이후 오랫동안 회복되지 못한 채 무너진 상태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느헤미야를 통해 그 성을 다시 세우셨고, 그 마지막 구간까지 완성되었을 때 비로소 예루살렘은 하나님의 도성으로 제 기능을 회복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곧 우리의 삶에 대한 영적 그림이기도 합니다. 죄로 인해 파괴되었던 우리의 생명과 존재는 겉으로는 남아 있어도, 실제로는 기능을 상실한 성과 같았습니다. 로마서 3장 23절은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라고 선언합니다. 죄는 우리의 존재를 무너뜨리고, 하나님과의 관계를 단절시킵니다.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셔서 우리 안에 다시 생명을 불어넣으셨고, 우리가 믿음으로 그분을 영접할 때 무너졌던 우리의 성이 다시 세워지기 시작합니다. 로마서 6장 23절은 “죄의 삯은 사망이요 하나님의 은사는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 안에 있는 영생이라”고 말합니다. 예수님은 무너진 성벽을 다시 세우는 구원의 주인이십니다.
예루살렘 성벽의 재건은 단순한 건축사가 아니라, 회복의 역사입니다. 시작은 양문이었고, 마침도 양문입니다. 이는 생명의 문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떠올리게 합니다. 요한복음 10장 9절에서 예수께서는 “내가 문이니 누구든지 나로 말미암아 들어가면 구원을 받고”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의 신앙 여정도 그리스도 안에서 시작되어 그리스도 안에서 마침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는 이 성벽 재건의 마지막 장면을 통해, 하나님께서 어떻게 무너졌던 도성을 다시 제 기능을 갖춘 곳으로 회복시키셨는지를 목도합니다. 그 안에는 대제사장도 있었고, 일반 백성도 있었으며, 귀족도, 여성도, 장인도, 상인도 있었습니다. 결국 하나님의 일은 모두가 ‘한 부분’을 맡아 함께 참여할 때 이루어졌습니다. 느헤미야는 이들을 한 명 한 명 잊지 않고 기록했으며, 하나님은 그들의 수고를 기억하십니다.
여러분은 지금 어디에서 어떤 성벽을 세우고 있습니까? 혹시 내 신앙이, 내 가정이, 내 공동체가 무너져 있다면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그 시작은 그리스도 안에서 가능합니다. 그리고 내게 맡겨진 ‘한 부분’을 충성스럽게 감당할 때, 우리는 하나님의 거룩한 도성을 함께 완성해 갈 수 있습니다. 마침내 성벽이 닫히고 완성되었을 때 예루살렘은 참된 회복을 누렸듯이, 오늘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다시 회복되어 제 기능을 다하는 신앙인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무너진 성을 다시 일으키고, 은혜의 성곽 안에서 살아가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