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헤미야 320-24

그 다음은 삽배의 아들 바룩이 한 부분을 힘써 중수하여 성 굽이에서부터 대제사장 엘리아십의 집 문에 이르렀고 그 다음은 학고스의 손자 우리야의 아들 므레못이 한 부분을 중수하여 엘리아십의 집 문에서부터 엘리아십의 집 모퉁이에 이르렀고 그 다음은 평지에 사는 제사장들이 중수하였고 그 다음은 베냐민과 핫숩이 자기 집 맞은편 부분을 중수하였고 그 다음은 아나냐의 손자 마아세야의 아들 아사랴가 자기 집에서 가까운 부분을 중수하였고 그 다음은 헤나닷의 아들 빈누이가 한 부분을 중수하되 아사랴의 집에서부터 성 굽이를 지나 성 모퉁이에 이르렀고(느헤미야 320-24)

 

느헤미야서 3장은 예루살렘 성벽을 재건하는 일에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한 모습을 매우 구체적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 어떤 성경의 장보다도 누가 어디를 맡아 어떻게 지었는가를 이처럼 자세히 밝히는 본문은 드뭅니다. 이는 단순한 건축 기록이 아니라, 하나님의 일에 있어서 공동체 구성원 각자가 어떻게 자신의 자리에서 책임을 다했는지를 보여주는 믿음의 본보기입니다. 오늘 본문인 느헤미야 320절부터 24절까지의 말씀은 성벽의 군기고 이후에서 성 굽이 맞은편까지의 구간을 누가 어떻게 건축하였는지를 서술하고 있으며, 그 특징은 한 부분이라는 표현의 반복에 있습니다.

 

본문에 반복되는 표현은 한 부분’, ‘자기 집 맞은편’, ‘자기 집에서 가까운 부분입니다. 이는 각자가 자신에게 맡겨진 특정한 구간, '자신의 몫'을 책임감 있게 수행했음을 나타냅니다. 느헤미야서 323절에서는 베냐민과 핫숩은 자기 집 맞은편 부분을 중수하였고, 아나냐의 손자 마아세야의 아들 아사랴는 자기 집에서 가까운 부분을 중수하였고라고 기록합니다. 이것은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중요한 신앙의 원리를 담고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의 사역은 거창하고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내게 주어진 '한 부분', 즉 내 주변과 내 자리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모든 일을 맡기시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 각자에게 한 부분을 맡기십니다. '한 부분'이 때로는 작고 보잘것없어 보일 수 있으나, 전체 성벽의 완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각입니다. 고린도전서 1218절은 말합니다. 그러나 이제 하나님이 그 원하시는 대로 지체를 각각 몸에 두셨으니.” 우리의 사역도 그렇습니다. 모든 사람이 다 눈이 될 수 없고, 모든 사람이 다 손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내게 맡기신 자리가 있고, 그것을 성실히 감당하는 것이 바로 믿음의 순종입니다.

 

본문에 나오는 사람들은 자신의 집 맞은편혹은 가까운 곳에서 성벽을 재건했습니다. 이는 그들이 자신이 처한 환경 속에서 가장 적합하고 효율적으로 헌신하였음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억지로 마음에 없는 일, 적성에도 맞지 않는 일을 감당하길 원하시지 않습니다. 오히려 하나님은 우리가 가장 잘 감당할 수 있는 영역에서 충성하기를 원하십니다. 고린도전서 42절은 맡은 자들에게 구할 것은 충성이니라라고 말씀합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일을 맡았느냐'가 아니라, '맡은 일을 얼마나 충성되게 감당하였느냐'입니다.

 

느헤미야서 320절에서는 '삭배의 아들 바룩이 한 부분을 힘써 중수하였다'는 표현이 나옵니다. 이처럼 성경은 단지 일했음을 기록한 것이 아니라, ‘힘써했다고 특별히 강조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태도와 마음가짐을 보십니다. 마치 골로새서 323절에서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고 사람에게 하듯 하지 말라고 말씀한 것처럼, 하나님 앞에서의 봉사는 언제나 전심으로, 최선을 다해 드려야 할 예배의 행위입니다.

 

또한 본문에 나오는 다른 인물들, 예를 들어 예수아의 아들 여다야, 브느야의 아들 하뚜스 등도 각각 자기 집 맞은편 부분을 책임지고 중수했습니다. 이는 자신이 가장 잘 알고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자리에서 봉사했음을 의미합니다. 가정, 이웃, 공동체 등 나의 일상 속에서 시작되는 하나님 나라의 일들이 바로 오늘날 우리 성도들의 사역이 되어야 함을 보여줍니다. 선교, 교육, 봉사, 중보기도 등 모든 영역은 '집 맞은편', '내 삶의 주변'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하며, 그것이 곧 하나님 나라의 성벽을 다시 세우는 일입니다.

 

본문은 또한 우리에게 현실적인 격려를 줍니다. 하나님의 일은 때로 멀고 거창한 일이 아니라, 눈앞에 있는 일, 내게 맡겨진 한 부분을 성실히 감당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예를 들어, 자녀를 잘 양육하는 일, 교회 주일학교 한 반을 맡는 일, 새신자를 잘 돌보는 일, 교회 주방을 섬기는 일, 차량 운행을 돕는 일 등이 내게 맡겨진 한 부분입니다. 그 한 부분을 통해 하나님은 전체 성벽을 세워 가십니다. 우리는 각자의 작은 헌신이 결코 작지 않음을 믿어야 합니다. 마태복음 25장에서 예수님은 달란트를 맡긴 주인이 돌아와 말한 것처럼 잘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라는 칭찬을 받기를 바라는 자들입니다.

 

하나님은 우리 각자에게 한 부분을 맡기셨습니다. 그 한 부분은 나만이 감당할 수 있는 자리이며, 하나님 나라의 전체적인 건축을 위해 필수적인 영역입니다. 어떤 이는 선교의 자리에서, 어떤 이는 말씀을 가르치는 자리에서, 또 어떤 이는 보이지 않는 헌신의 자리에서 그 부분을 충성스럽게 세우고 있습니다. 그 모든 사역이 함께 모여 하나님의 거룩한 도성을 다시 세우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나에게 맡겨진 한 부분을 귀히 여기고, 기쁨으로 감당합시다.

 

맡은 일에 충성할 때, 하나님은 반드시 기억하십니다. 히브리서 610절은 하나님은 불의하지 아니하사 너희 행위와 그의 이름을 위하여 나타낸 사랑으로 이미 성도를 섬긴 것과 이제도 섬기고 있는 것을 잊어버리지 아니하시느니라라고 말씀합니다. 우리는 잊혀질 수 있지만, 하나님은 잊지 않으십니다. 그분 앞에서 우리는 결코 헛되이 일하지 않습니다.

 

오늘 이 말씀을 통해 우리가 다시금 각자에게 주어진 한 부분이 무엇인지 돌아보고,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충성하는 자들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작은 순종들이 하나님의 크신 영광의 건축으로 이어지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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