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헤미야 313-15

골짜기 문은 하눈과 사노아 주민이 중수하여 문을 세우며 문짝을 달고 자물쇠와 빗장을 갖추고 또 분문까지 성벽 천 규빗을 중수하였고 분문은 벧학게렘 지방을 다스리는 레갑의 아들 말기야가 중수하여 문을 세우며 문짝을 달고 자물쇠와 빗장을 갖추었고 샘문은 미스바 지방을 다스리는 골호세의 아들 살룬이 중수하여 문을 세우고 덮었으며 문짝을 달고 자물쇠와 빗장을 갖추고 또 왕의 동산 근처 셀라 못 가의 성벽을 중수하여 다윗 성에서 내려오는 층계까지 이르렀고(느헤미야 3:13-15)

 

느헤미야 3장은 예루살렘 성벽 재건의 과정을 상세히 기록한 장입니다. 각 문과 구간마다 누가 그것을 맡아 어떻게 건축했는지를 꼼꼼히 기록한 이 장은 단순한 역사 기록을 넘어, 신앙 공동체가 함께 하나님의 일을 감당하는 모습, 그리고 그 속에서 보여지는 헌신과 충성의 본을 우리에게 제시해 줍니다. 그중에서도 본문은 문을 세우며 문짝을 달고 자물쇠와 빗장을 갖추었다는 반복되는 구절을 중심으로, 완성을 향한 헌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본문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표현, 문을 세우며 문짝을 달고 자물쇠와 빗장을 갖추었다는 말은 단순히 물리적인 건축 과정을 나열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그들이 맡은 사역을 처음부터 끝까지 성실하게 완수하였다는 상징적인 표현입니다. 당시 건축 순서에서 문짝, 자물쇠, 빗장은 모두 공사의 마무리 단계에서 설치되는 요소들입니다. 따라서 이 표현은 그들이 공사를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맡은 일을 완전하게 끝마쳤음을 뜻합니다. 느헤미야서 615절에서도, 성벽 재건이 52일 만에 완성되었음을 기록하며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끝을 맺은 역사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선한 일을 시작하는 데 있어서는 열심을 냅니다. 그러나 그것을 끝까지 완성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시작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끝맺음은 소수의 사람만이 감당할 수 있는 고귀한 순종의 열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누가복음 1428-30절에서 이렇게 비유로 말씀하셨습니다. 너희 중에 누가 망대를 세우고자 할진대 자기의 가진 것이 중공하기까지에 족한가를 먼저 앉아 계산하지 아니하겠느냐... 그렇게 하지 아니하여 그 기초만 쌓고 능히 이루지 못하면 보는 자가 다 비웃어 이르되 이 사람이 공사를 시작하고 능히 이루지 못하였다 하리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사역은 끝까지 감당할 책임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시작하게 하신 일이라면, 끝마칠 능력도 주십니다. 바울 사도는 빌립보서 16절에서 확신에 찬 고백을 합니다. 너희 속에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이루실 줄을 우리는 확신하노라.” 하나님은 시작하신 일을 반드시 마치시는 분이십니다. 우리 또한 그분을 의지하며 사명의 길을 끝까지 걸어가야 할 것입니다.

 

본문에서 분문, 샘문, 실로암 못, 오벨의 계단 등은 단순한 지명 그 이상으로, 예루살렘의 실제적인 생명과 연결되는 장소들이었습니다. 분문은 쓰레기와 폐기물을 성 밖으로 내보내는 문으로, 정결과 정화의 상징이었습니다. 샘문은 생수가 흐르는 샘터와 연결된 문으로, 생명의 공급처를 상징합니다. 이 모든 문들이 문짝을 달고 자물쇠와 빗장을 갖추었다는 말은, 단순한 물리적 안정성의 의미를 넘어, 하나님의 거룩한 도시 예루살렘이 다시 질서와 안전을 회복했음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의 일은 절차와 원칙, 마침과 완성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합니다.

 

신앙생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은 단지 우리가 믿음을 시작하기만을 바라시는 분이 아닙니다. 그 믿음을 지키고 성장시켜 결국은 성숙한 열매를 맺는 신앙인이 되기를 원하십니다. 디도서 214절은 예수 그리스도의 목적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그가 우리를 대신하여 자신을 주심은 모든 불법에서 우리를 구속하시고 우리를 깨끗하게 하사 선한 일에 열심하는 자기 백성이 되게 하려 하심이라.” 예수님은 우리가 구원만 받는 데서 멈추지 않고, 선한 일에 열심하는백성이 되기를 원하십니다. 시작만 하고 중단하는 신앙이 아니라, 문짝을 달고 자물쇠와 빗장까지 갖추는 완성의 신앙을 하나님은 기뻐하십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러한 완성의 삶을 살 수 있을까요? 먼저, 우리에게 맡겨진 작은 사명부터 성실하게 감당해야 합니다. 오늘 본문 속 인물들처럼, 이름이 널리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도 자신에게 주어진 위치에서 충성스럽게 일하였습니다. 성벽의 작은 문 하나, 계단 하나까지도 정성을 다해 건축하였습니다. 우리가 교회에서 맡은 역할이 작게 느껴질지라도, 하나님 앞에서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고린도전서 42절은 말합니다. 그리고 맡은 자들에게 구할 것은 충성이니라.”

 

둘째, 중도에 포기하지 않는 인내가 필요합니다. 우리가 하는 사역에는 반드시 어려움이 따릅니다. 방해자도 있고, 피곤함도 있으며, 때로는 오해와 갈등도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끝까지 견디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라.”(24:13) 성도는 끝까지 가야 하는 사람입니다. 중도 포기는 사단이 원하는 결과입니다. 끝까지 걸어가는 인내가 곧 영광입니다.

 

마지막으로, 주님의 능력을 의지해야 합니다. 우리의 힘으로는 끝맺을 수 없습니다. 성령의 도우심 없이는 어느 것도 완성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날마다 기도하며, 말씀 붙들고, 겸손히 순종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사도 바울도 그의 마지막 고백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딤후 4:7-8)

 

이 말씀 앞에 서서 점검해 보아야 할 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나는 지금 무엇을 짓고 있는가? 나는 지금 나의 믿음의 문에 문짝을 달고 자물쇠와 빗장을 갖추는 삶을 살고 있는가? 하나님께서 맡기신 사역에 나는 끝까지 순종하고 있는가? 오늘도 우리 안에 착한 일을 시작하신 주님께서 그 일을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완성하실 것을 믿으며, 믿음의 건축을 끝까지 감당하는 충성된 일꾼이 되시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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