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헤미야 36-12

옛 문은 바세아의 아들 요야다와 브소드야의 아들 므술람이 중수하여 그 들보를 얹고 문짝을 달고 자물쇠와 빗장을 갖추었고 그 다음은 기브온 사람 믈라댜와 메로놋 사람 야돈이 강 서쪽 총독의 관할에 속한 기브온 사람들 및 미스바 사람들과 더불어 중수하였고 그 다음은 금장색 할해야의 아들 웃시엘 등이 중수하였고 그 다음은 향품 장사 하나냐 등이 중수하되 그들이 예루살렘의 넓은 성벽까지 하였고 그 다음은 예루살렘 지방의 절반을 다스리는 후르의 아들 르바야가 중수하였고 그 다음은 하루맙의 아들 여다야가 자기 집과 마주 대한 곳을 중수하였고 그 다음은 하삽느야의 아들 핫두스가 중수하였고 하림의 아들 말기야와 바핫모압의 아들 핫숩이 한 부분과 화덕 망대를 중수하였고 그 다음은 예루살렘 지방 절반을 다스리는 할로헤스의 아들 살룸과 그의 딸들이 중수하였고

 

느헤미야 3장은 이름도 익숙지 않은 평범한 백성들의 기록으로 가득 차 있지만, 이 장은 하나님 나라의 회복에 있어서 공동체의 협력과 헌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말씀입니다. 본문은 예루살렘 성벽 중 옛 문에서부터 골짜기 문앞까지를 누가 어떻게 건축하였는지를 자세히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말씀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일은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고, 또 참여해야 하는 일이라는 귀한 진리를 배우게 됩니다.

 

본문에 따르면, 가장 먼저 등장하는 옛 문은 바세아의 아들 요야다와 브소드야의 아들 므술람이 건축하였습니다. 옛 문은 예루살렘 성의 북쪽 모퉁이, 어문과 넓은 성벽 사이에 위치한 전략적 요충지입니다. 열왕기하 1413절에 따르면, 이 문은 이스라엘 왕 요아스가 유다 왕 아마샤를 치고 무너뜨린 적이 있는 매우 중요한 위치였습니다. 스가랴는 이 문을 처음 문이라 표현하였으며(14:10), 이는 그 문이 가장 먼저 세워졌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일반적입니다. ‘옛 문이라는 이름은 단지 오래된 것이 아니라, 예루살렘의 전통과 역사를 상징하는 문이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귀중한 문을 세운 이들이 제사장도 귀족도 아닌 평범한 두 사람이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일은 이름과 지위가 아니라, 헌신과 순종으로 이루어집니다.

 

이후 성벽은 지역을 달리한 이들이 함께 협력하여 건축하였습니다. 기브온 사람과 미스바 사람들, 곧 외곽 지역 출신들이 중심 성의 회복을 위해 힘을 모은 것입니다. 하나님의 일은 자기 마을, 자기 집만을 위한 일이 아닙니다. 하나님 나라를 위한 헌신은 경계를 넘어서는 연합과 협력을 필요로 합니다. 그다음 구간은 금세공업자들과 향품을 파는 상인들이 건축하였습니다. 당시 상인들과 기술자들은 주로 경제 활동에 집중했던 사람들이지만, 이들도 손에 망치와 흙손을 들고 성벽 재건에 나섰습니다. 이는 오늘날 기업인들과 장인들, 예술인들, 상공인들 모두가 하나님의 사역에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로마서 124-6절은 말합니다. 우리가 한 몸에 많은 지체를 가졌으나 모든 지체가 같은 직분을 가진 것이 아니니, 이와 같이 우리 많은 사람이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 되어 서로 지체가 되었느니라. 우리에게 주신 은혜대로 받은 은사가 각각 다르니.”

 

놀라운 것은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예루살렘 지역의 고위 관료, 곧 지역 관할자 르바야도 그 다음 부분을 중수하였습니다. 지위가 높은 자라 할지라도 하나님의 일에는 예외가 없었습니다. 그가 허리를 굽히고 성벽을 세운 것은 겸손의 모범이었습니다. 예수께서도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어야 하고라고 말씀하셨습니다(마태복음 20:26). 하나님 나라의 리더십은 섬김입니다.

 

그리고 북서쪽 모퉁이를 방어하는 데 중요한 풀무 망대구간은 하림의 아들 말기야와 바핫모압의 후손인 핫숩이 중수하였습니다. 이 망대는 적의 침입을 막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구조물이었으며(대하 26:9 참조), 지리적 중요성이 매우 컸던 곳입니다. 이처럼 전략적인 위치에도 이름 없는 평범한 사람들이 헌신하였습니다. 하나님의 일은 단순한 일상이 아니라, 영적 전쟁의 방어선이기도 합니다. 성도들은 교회와 공동체를 보호하고, 악한 영향으로부터 지키는 방파제 역할을 해야 합니다. 에베소서 611절은 마귀의 간계를 능히 대적하기 위하여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입으라고 말씀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구간에서 가장 감동적인 장면이 등장합니다. 12절에 따르면, 살룸이라는 사람이 그의 딸들과 함께 성벽을 건축합니다. 당시 사회 분위기에서 여성이 건축에 참여한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며, 단순히 돕는 수준이 아니라 이름이 기록될 정도로 중심적인 역할을 했음을 암시합니다. 하나님 나라의 일에는 남녀의 구분이 없습니다. 갈라디아서 328절은 선언합니다. 너희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니라.” 살룸의 딸들은 여성도 능히 하나님의 일에 귀히 쓰임 받을 수 있다는 영원한 증거가 된 것입니다.

 

본문 전체를 통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교훈을 받습니다. 하나님의 일은 단지 일부 특별한 사람만의 일이 아니라, 남녀노소, 직업의 귀천, 지위의 고하를 막론하고 모두의 일입니다. 금세공업자도, 향품장사도, 지방 사람도, 여인들도 모두 함께 하나님의 성을 세우는 일에 참여했습니다. 반면, 느헤미야는 앞서 드고아의 귀족들이 이 일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분명히 기록했습니다. 하나님은 헌신하는 자를 기억하시며, 등을 돌린 자를 책망하십니다. 우리가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원하십니까?

 

성벽 재건은 단순한 건축이 아닙니다. 그것은 공동체의 회복이며, 하나님 앞에서의 헌신과 믿음의 행진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 이 시대에도, 신앙의 성벽은 무너지고 있습니다. 예배의 벽, 가정의 벽, 공동체의 벽, 진리의 벽이 공격받고 있습니다. 그 벽을 다시 세우기 위해 하나님은 오늘도 우리를 부르십니다. 그 부르심 앞에, 나의 이름이 하나님의 성벽에 새겨지기를 소망하며, 우리는 다시 일어나야 합니다. 일어나 건축하자”(2:18)는 결단이 오늘 우리의 심령 속에서도 다시 울려 퍼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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