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 앞에 선 느헤미야(느헤미야 2:1-5)

조회 수 11 추천 수 0 2025.05.12 16:02:26

느헤미야 21-5

아닥사스다 왕 제이십 년 니산 월에 왕 앞에 포도주가 있기로 내가 그 포도주를 왕에게 드렸는데 이전에는 내가 왕 앞에서 수색이 없었더니 왕이 내게 이르시되 네가 병이 없거늘 어찌하여 얼굴에 수색이 있느냐 이는 필연 네 마음에 근심이 있음이로다 하더라 그 때에 내가 크게 두려워하였으나 왕께 대답하되 왕은 만세수를 하옵소서 내 조상들의 묘실이 있는 성읍이 이제까지 황폐하고 성문이 불탔다 하오니 내가 어찌 얼굴에 수색이 없사오리이까 하였더니 왕이 내게 이르시되 그러면 네가 무엇을 원하느냐 하시기로 내가 곧 하늘의 하나님께 묵도하고 왕에게 아뢰되 왕이 만일 좋게 여기시고 종이 왕의 목전에서 은혜를 얻었사오면 나를 유다에 있는 내 조상들의 묘실이 있는 성읍에 보내어 그 성을 건축하게 하옵소서 하였더니.”

 

느헤미야는 예루살렘의 형편을 듣고 기도한 사람일 뿐 아니라, 기도 후에 하나님의 때에 맞추어 담대하게 움직인 사람이었습니다. 본문은 그의 기도가 어떻게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먼저 1절에 나오는 왕 앞에라는 표현은 단순한 위치나 직책을 설명하는 말이 아닙니다. 이 구절은 70인역(LXX)에서는 나의 앞에로 번역되었는데, 어떤 학자들은 이것이 느헤미야가 술관원으로서 포도주를 왕에게 바칠 차례가 되었다는 의미로 해석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자들은 이 표현을, 당시 술관원이 왕 앞의 식탁에서 먼저 술을 시음하여 독이 있는지를 확인하던 장면으로 보고 있습니다. 즉 느헤미야는 왕의 절대적인 신뢰를 받고 있었으며, 동시에 매우 긴장된 자리에 서 있던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느헤미야는 그의 사명과 기도의 제목을 잊지 않았습니다. 그는 이스라엘 백성과 예루살렘에 대한 깊은 근심을 마음에 품고 있었고, 그것이 결국 그의 얼굴에 수색으로 드러났습니다. 2절은 이렇게 기록합니다. 왕이 내게 이르시되 네가 병이 없거늘 어찌하여 얼굴에 수색이 있느냐 이는 필연 네 마음에 근심이 있음이로다 하더라.” 당시 동방의 왕궁에서는 신하가 왕 앞에서 슬픈 기색을 보이는 것은 무례한 행위였고, 경우에 따라서는 생명까지도 위협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느헤미야는 그 때에 내가 크게 두려워하였다고 고백합니다.

 

느헤미야는 그 두려움 속에서도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그는 이미 1장에서 간절히 기도하였고, 하나님의 때를 기다려왔습니다. 그리고 이제 하나님께서 기회를 주셨다는 것을 믿고 담대히 왕 앞에 자신의 간구를 아뢵니다. 그는 왕을 향해 먼저 왕은 만세수를 하옵소서라며 예를 갖추고, 이어 내 조상들의 묘실이 있는 성읍이 황폐하고 성문이 불탔다고 말합니다. 이는 당시 동방 사회에서 죽은 자의 묘지와 조상에 대한 예를 매우 중시했던 문화적 정서를 고려한 지혜로운 표현이었습니다.

 

왕은 느헤미야에게 그러면 네가 무엇을 원하느냐고 묻습니다. 이 중요한 순간에 느헤미야는 즉시 대답하지 않고, 하늘의 하나님께 묵도하고 왕에게 아뢰었다고 합니다. 이 짧은 구절은 느헤미야가 얼마나 하나님을 의지하고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입니다. 이미 오랫동안 기도해 왔던 주제였지만, 실제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께 먼저 눈을 들어 간구하는 그의 모습은 우리 모두의 본이 됩니다.

 

그의 요청은 명확하고 준비된 것이었습니다. 왕이 만일 좋게 여기시고 종이 왕의 목전에서 은혜를 얻었사오면 나를 유다에 있는 내 조상들의 묘실이 있는 성읍에 보내어 그 성을 건축하게 하옵소서.” 느헤미야는 이미 하나님 앞에 오랫동안 준비된 기도를 가지고 있었고, 그 기도가 응답되는 시점에 맞추어 행동할 준비가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여기서 몇 가지 중요한 영적 교훈을 얻게 됩니다.

첫째, 믿음의 사람은 기도할 뿐 아니라 준비하는 사람입니다. 느헤미야는 단지 기도만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기도만 하고 아무런 준비 없이 응답을 기다리는 것은 성경적인 자세가 아닙니다. 히브리서 1022절은 참 마음과 온전한 믿음으로 하나님께 나아가자고 권면합니다. 온전한 믿음은 기도와 실천이 함께 가는 것입니다.

 

둘째, 하나님은 인간의 마음과 권세자들의 결정까지도 주관하시는 분이십니다. 느헤미야는 당시 절대 권력을 가진 아닥사스다 왕 앞에서도 하나님을 의지하였습니다. 다니엘서 221절은 말합니다. 그는 때와 계절을 바꾸시며 왕들을 세우기도 하시고 폐하기도 하시며우리가 하나님의 섭리를 믿는다면, 세상의 권력이나 시스템에 낙심하거나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셋째, 하나님의 이름을 위해 기도할 때, 하나님은 반드시 일하십니다. 느헤미야는 자신의 유익이나 영광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과 예루살렘의 회복, 곧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간구를 드렸습니다. 마태복음 69-10절처럼,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고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구할 때, 우리 기도는 능력 있게 응답됩니다.

 

넷째, 담대함은 기도로부터 나옵니다. 느헤미야는 두려워하였지만, 그 두려움에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그는 그 순간에도 하나님께 묵도하고, 믿음으로 말했습니다. 우리의 담대함은 상황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기도 속에서 하나님의 얼굴을 대면한 결과로 주어지는 은혜입니다. 시편 271절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여호와는 나의 빛이요 나의 구원이시니 내가 누구를 두려워하리요.”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도 느헤미야가 살던 시대와 같이 무너진 것들이 많습니다. 교회는 약해지고, 믿음은 흔들리며, 하나님의 이름은 세상 속에서 높임을 받지 못하는 현실입니다. 이런 시대에 하나님께서는 느헤미야와 같은 사람을 찾으십니다. 기도하는 사람, 준비하는 사람, 믿음으로 나아가는 사람, 그리고 세상 권세 앞에서도 하나님께 묵도하며 담대하게 사명을 감당하는 사람입니다.

 

오늘 이 말씀을 통해 우리의 삶을 다시 돌아보며, 내가 서 있는 자리에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뜻을 이루기 위해 기도하고 준비하며, 하나님께서 주시는 기회를 담대히 붙드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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