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헤미야 110-11

이들은 주께서 일찍이 큰 권능과 강한 손으로 구속하신 주의 종들이요 주의 백성이니이다. 주여 구하오니 귀를 기울이사 종의 기도와 주의 이름을 경외하기를 기뻐하는 종들의 기도를 들으시고 오늘 종이 형통하여 이 사람 앞에서 은혜를 입게 하옵소서 하였나니 그때에 내가 왕의 술 관원이 되었느니라.”

 

느헤미야는 예루살렘의 폐허 소식을 듣고 수일 동안 금식하며 기도한 후, 마지막으로 하나님께 간절히 호소합니다. 이 기도는 단순히 자기 민족의 회복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이름과 명예를 위한 깊은 영적 요청이었습니다.

 

먼저 10절에서 느헤미야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들은 주께서 일찍이 큰 권능과 강한 손으로 구속하신 주의 종들이요 주의 백성이니이다.” 여기서 느헤미야는 이스라엘 백성을 단순한 민족 집단이 아니라, 하나님의 손으로 구속받은 언약의 백성, 하나님의 종들로 묘사합니다. 이는 출애굽기 195-6절을 떠올리게 하는 고백입니다. 너희가 내 말을 잘 듣고 내 언약을 지키면 너희는 모든 민족 중에서 내 소유가 되겠고너희는 내게 제사장 나라가 되며 거룩한 백성이 되리라.”

 

, 느헤미야는 하나님 앞에 이렇게 고백하는 것입니다. “하나님, 이 백성은 주님의 이름을 위하여 선택된 백성이 아닙니까? 주의 권능으로 구원하신 이 백성의 명예가 땅에 떨어지고 조롱받고 있는 지금, 주의 이름도 함께 모욕을 받고 있습니다. 주의 이름의 영광을 위하여 이 백성을 회복시켜 주옵소서.” 이는 단순한 민족주의적 감정이 아니라, 하나님의 언약과 명예에 근거한 간절한 기도였습니다.

 

우리가 구하는 모든 기도의 중심에는 하나님의 영광이 있어야 합니다. 마태복음 69-10절에서 예수님께서 가르치신 주기도문 역시 이렇게 시작합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나라가 임하시오며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고, 그 뜻이 땅 위에 이루어지기를 구하는 기도야말로 참된 성도의 기도입니다.

 

이어지는 11절에서 느헤미야는 하나님의 이름을 경외하기를 기뻐하는 종들의 기도를 언급하며 이렇게 간구합니다. 주여 구하오니 귀를 기울이사 종의 기도와 주의 이름을 경외하기를 기뻐하는 종들의 기도를 들으시고여기서 느헤미야는 자신뿐 아니라 하나님을 경외하는 모든 참된 신앙인의 기도를 함께 올려드리고 있습니다. 당시 유다 땅에는 비록 소수였지만 여전히 하나님의 이름을 경외하며 눈물로 기도하던 자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예루살렘의 회복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이 다시 드러나기를 간구했던 것입니다.

 

그들이 드렸던 기도는 무엇이었겠습니까? 본문에 명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정황으로 보아 그들은 자신들이 겪고 있던 수치와 능욕에서 벗어나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명예가 회복되기를 간절히 바랐을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자기 민족의 안녕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이름이 이방인들 앞에서 높임을 받기 위한 간구였습니다. 이사야 1111-12절에서도 하나님께서 남은 자들을 모아 다시 이스라엘을 회복하실 것을 약속하셨습니다. 그 회복은 하나님의 명예 회복과도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우리가 자신을 위해 기도할 때보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기도할 때, 그 기도는 더욱 신실하고 깊이 있는 기도가 됩니다. 마태복음 633절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하나님의 뜻과 하나님의 영광을 먼저 구할 때, 우리의 기도는 하나님의 응답과 함께 더욱 풍성한 열매를 맺게 되는 것입니다.

 

이제 느헤미야는 기도의 마지막에서 오늘 종이 형통하여 이 사람 앞에서 은혜를 입게 하옵소서라고 기도합니다. 여기서 이 사람은 당시 바사의 왕 아닥사스다 1세를 가리킵니다. 느헤미야는 술 관원의 직책에 있었기에 왕과의 직접적인 만남이 가능했고, 그의 요청은 매우 중대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술 관원이라는 높은 지위에 의지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먼저 하나님께서 역사하셔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습니다.

 

성도 여러분, 술 관원이라는 직책은 단순한 하인이 아닙니다. 창세기 4021절에 보면 술 맡은 관원은 왕의 신임을 받는 자리였으며, 동방 문화에서는 왕족이나 귀족 출신만이 감당할 수 있는 신분이었습니다. 느헤미야가 이 자리에 있었다는 것은 그가 유다의 왕족 출신임을 암시해 줍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배경이나 신분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이 일이 이루어지기를 원했습니다. 사람이 집을 세우는 자가 아니라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셔야 한다”(시편 127:1)고 믿었던 것입니다.

 

그는 왕에게 나아가기 전에 먼저 하나님 앞에 엎드렸습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세상의 권세를 다스리시는 분임을 인정하는 믿음의 고백입니다. 다니엘서 221절도 이렇게 말합니다. 그는 때와 계절을 바꾸시며 왕들을 세우기도 하시고 폐하기도 하시며 모든 권세는 하나님께 속해 있고, 하나님께서 허락하실 때에만 역사는 움직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도 여전히 권력과 구조, 인간적인 판단이 우리의 길을 막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느헤미야처럼, 먼저 하나님의 이름을 위해 기도하고, 하나님의 뜻을 구할 때, 하나님은 세상의 권세자들의 마음을 움직이십니다. 느헤미야의 기도는 결국 왕의 마음을 움직였고, 예루살렘 성벽 재건의 길을 여는 열쇠가 되었습니다.

 

우리도 지금 하나님의 이름을 경외하는 종들로서, 세상 한복판에서 하나님의 명예가 회복되기를, 교회가 세상의 조롱이 아니라 하나님의 거룩한 이름을 높이는 공동체가 되기를 기도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회복의 도구로 하나님께 쓰임받는 삶을 간구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이름과 영광이 이 땅에서 다시 회복되기를 기도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드립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1 무너진 성벽을 따라 다시 세워진 은혜의 길 (느헤미야 3:25-32) 이진천 2025-06-06
20 맡겨진 한 부분을 성실히 감당하는 믿음(느헤미야 3:20-24) 이진천 2025-06-06
19 영적 지도자의 책임(느헤미야 3:16-19) 이진천 2025-05-17
18 끝까지 완성하는 믿음의 건축자(느헤미야 3:13-15) 이진천 2025-05-17
17 함께 세우는 하나님 나라의 성벽(느헤미야 3:6-12) 이진천 2025-05-17
16 무너진 성벽을 다시 세우는 자들(느헤미야 3:1-5) 이진천 2025-05-17
15 느헤미야의 담대한 항변(느헤미야 2:19-20) 이진천 2025-05-12
14 느헤미야의 선한 권면(느헤미야 2:17-18) 이진천 2025-05-12
13 느헤미야의 사명 준비(느헤미야 2:11-16) 이진천 2025-05-12
12 하나님의 사역에 대적하는 자들(느헤미야 2:9-10) 이진천 2025-05-12
11 구체적인 기도와 하나님의 주권적 응답(느헤미야 2:6-8) 이진천 2025-05-12
10 왕 앞에 선 느헤미야(느헤미야 2:1-5) 이진천 2025-05-12
» 하나님의 명예를 위한 기도와 응답(느헤미야 1:10-11) 이진천 2025-05-12
8 약속의 말씀을 붙들고 기도하라(느헤미야 1:8-9) 이진천 2025-05-12
7 하나님의 은혜를 붙들다(느헤미야 1:6-7) 이진천 2025-05-12
6 느헤미야의 눈물과 하나님의 신실하심(느헤미야 1:4-5) 이진천 2025-05-12
5 무너진 성벽 앞에서의 기도(느헤미야 1:1-3) 이진천 2025-05-12
4 어떻게 기도하는가? [1] 이진천 2010-06-30
3 느헤미야의 첫 번째 반응 [1] 이진천 2010-06-30
2 예루살렘에 대한 소식을 들음 이진천 2010-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