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헤미야 18-9

옛적에 주께서 주의 종 모세에게 명령하여 이르시되 만일 너희가 범죄하면 내가 너희를 여러 나라 가운데 흩을 것이요, 만일 내게로 돌아와 내 계명을 지켜 행하면 너희 쫓긴 자가 하늘 끝에 있을지라도 내가 거기서부터 그들을 모아 내 이름을 두려고 택한 곳에 돌아오게 하리라 하신 말씀을 이제 청하건대 기억하옵소서.”

 

느헤미야는 기도의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어려운 현실 앞에서 먼저 하나님께 나아갔고, 그 기도는 단지 탄식이나 감정의 토로가 아니라, 말씀을 붙들고 드리는 믿음의 간구였습니다. 우리가 느헤미야의 기도를 통해 배우게 되는 중요한 교훈은 이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기도의 기준이 되며, 기도는 하나님의 언약에 대한 믿음의 반응이다.“

 

느헤미야는 바사의 수산 궁에서 예루살렘의 폐허 소식을 듣고 깊은 슬픔에 빠졌습니다. 그는 며칠 동안 금식하며 기도했고, 자신의 죄와 민족의 죄를 자복하며 눈물로 하나님께 나아갔습니다. 그러나 그는 단지 회개와 통곡으로만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는 기도하면서 하나님께서 이미 모세를 통해 주신 말씀, 곧 언약의 말씀을 기억해 달라고 간구합니다.

 

본문 8절에서 느헤미야는 하나님께 이렇게 간구합니다. 옛적에 주께서 주의 종 모세에게 명령하여 이르시되 그는 분명한 확신을 가지고, 하나님께서 이미 하신 말씀을 근거로 기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말씀은 단지 과거의 기록이 아닙니다. 느헤미야에게 하나님의 말씀은 오늘, 지금, 자신이 서 있는 자리에서 살아 움직이는 능력의 근거였고, 기도의 원천이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기도할 때 가장 먼저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아무 기도나 들으시는 분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그분의 뜻에 부합하는 기도, 그분이 말씀하신 약속에 근거한 기도를 들으십니다. 이는 요한일서 514절의 말씀과도 일맥상통합니다. 그를 향하여 우리가 가진 바 담대함이 이것이니 그의 뜻대로 무엇을 구하면 들으심이라.”

 

느헤미야는 율법서, 곧 모세오경 속에서 하나님의 약속을 찾아 붙들었습니다. 대표적으로 레위기 262745, 신명기 2815절 이하, 그리고 3015절의 말씀입니다. 이 말씀들에는 한 가지 명확한 원리가 담겨 있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이 말씀에 순종하면 복을 받고, 불순종하면 징벌을 받으며, 징벌 가운데 회개하고 돌아오면 다시 회복하신다." 신명기 302-3절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네가 네 하나님 여호와께로 돌아와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그의 말씀을 청종하면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 포로를 돌이키시고 긍휼히 여기사 다시 모으시되

 

느헤미야는 바로 이 약속을 기억하고, 하나님께 그 언약의 성취를 간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기도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잊지 않고, 그 말씀을 기준으로 삶을 바라보고, 그 말씀을 붙들고 하나님께 나아가는 것입니다.

 

우리의 기도는 종종 우리의 욕구나 환경, 상황에 따라 흘러가기 쉽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을 알지 못한 채 드리는 기도는 방향을 잃은 배와 같습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말씀 위에 기도하는 자를 찾으십니다. 하나님의 언약을 믿고 붙드는 자, 그 약속을 근거로 간구하는 자, 그 믿음을 하나님은 기뻐 받으십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 있는 약속입니다. 히브리서 412절은 이렇게 말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활력이 있어 좌우에 날 선 어떤 검보다도 예리하여이 살아 있는 말씀이 기도의 근거가 될 때, 그 기도는 능력 있고, 하나님 앞에 상달되는 기도가 됩니다.

 

느헤미야는 단지 자신의 상황을 바꿔달라고 기도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백성이 하나님의 도성에 모여 하나님의 이름을 영화롭게 하기를 원하셨던 그 본래의 뜻을 다시 회복시켜 달라고 간구한 것입니다. 다시 말해, 그는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기도" 한 것이며, 이는 주님께서 가르치신 주기도문의 본질과도 일치합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6:10).

 

느헤미야의 기도는 단지 응답을 얻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하나님의 약속을 다시 확인하는 믿음의 고백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약속하신 대로 반드시 이루시는 분이십니다. 때로는 그 성취가 더디고, 우리가 보기엔 지연되는 것 같지만, 하나님은 결코 잊지 않으시고 반드시 이루십니다. 민수기 2319절의 말씀은 이렇게 선언합니다. 하나님은 사람이 아니시니 거짓말을 하지 않으시고, 인생이 아니시니 후회가 없으시도다. 어찌 그 말씀하신 바를 행하지 않으시며, 하신 말씀을 실행하지 않으시랴!”

 

느헤미야는 그런 하나님의 성품을 깊이 신뢰하고 있었기에, 기도 가운데 그분의 말씀을 상기시켰습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말씀을 잊으셨기 때문이 아닙니다. 오히려 자신이 그 약속을 믿고 있다는 것을 고백하는 행위였습니다. 이것이 성숙한 믿음의 자세입니다. 우리는 하나님께 무엇을 구할 때, 먼저 하나님, 주께서 이 말씀을 주셨지 않습니까?”라고 말씀드릴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하나님의 말씀을 부지런히 읽고 기억하고 묵상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의 삶 가운데 어떤 상황이 있든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말씀이며, 그 말씀을 붙들고 드리는 기도입니다. 경제적 어려움, 관계의 갈등, 건강의 문제, 영적 침체 속에서도 하나님께서 주신 약속의 말씀을 다시 떠올리고, 그 말씀을 근거로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는다면, 하나님은 반드시 역사하실 것입니다.

 

말씀에 기반한 기도는 우리를 낙심으로부터 건져냅니다. 현실은 절망스러워도, 말씀은 소망을 줍니다. 환경은 무너져도, 약속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오늘부터라도 우리의 기도의 중심을 하나님의 말씀에 두시기 바랍니다. 말씀을 먼저 읽고, 묵상하고, 그 위에 기도하십시오. 하나님의 약속은 변하지 않으며, 그 약속을 믿는 자의 기도는 결코 헛되지 않을 것입니다.

 

느헤미야처럼 하나님이여, 주께서 하신 말씀을 기억하옵소서라고 기도하며, 말씀에 근거한 믿음의 간구를 드리는 저와 여러분 모두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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