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라 10장 16-17절 (개역개정판)
“사로잡혔던 자들의 자손이 그대로 하여 제사장 에스라와 각 종족의 족장들, 그들의 조상을 따라 지명된 사람들이 다 모여서 열째 달 초하루에 앉아 그 일을 조사하여 정월 초하루에 이방 여인을 아내로 맞이한 자의 일을 조사하기를 마치니라.”
본문은 에스라와 회중이 죄악의 실상을 바로잡기 위해 실제적으로 개혁을 진행한 기간과 그 과정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회개는 단순히 감정적인 반응이나 일시적인 결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철저하고 실제적인 정리와 실천을 통해 온전한 회복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백성들의 제안에 따라, 에스라는 종족별로 지명된 족장 몇 사람에게 조사 책임을 맡기고, 이방 여인과의 통혼 문제를 공식적으로 조사하게 하였습니다. 조사 작업은 9월 20일 회중이 모인 후 약 열흘이 지난 10월 1일부터 시작되었고, 다음 해 1월 1일에 마무리되었습니다. 즉, 이 일은 총 3개월에 걸쳐 진행된 셈입니다.
당시 이스라엘 공동체는 바벨론에서 돌아온 자들로 비교적 인원이 많지 않았습니다. (참조: 에스라 2장 64절에 따르면 총 회중 수는 42,360명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조사가 3개월이나 걸렸다는 사실은, 이방 여인과의 결혼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동시에 그만큼 이 조사와 처리가 매우 신중하고 철저하게 진행되었음을 시사합니다.
죄는 한순간에 들어오지만, 그것을 정리하고 바로잡는 일은 결코 간단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거룩함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인내, 그리고 진실한 태도가 필요합니다. 에스라와 백성들은 그 죄를 가볍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겉으로는 눈에 띄지 않는 죄라 할지라도, 하나님의 눈에는 치명적인 우상숭배의 씨앗이기에 그들은 그것을 철저히 다루었습니다.
오늘날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 회개하고 결단할 때, 단순히 눈물 몇 방울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 속에 실제로 잘못된 부분을 하나하나 점검하고 고쳐 나가야 합니다. 때로는 그것이 시간이 걸리고, 관계를 다시 세워야 하고, 손해를 감수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신중하고 진실하게 죄를 다룰 때, 하나님은 우리의 중심을 보시고 그 회개를 기쁘게 받으십니다.
“그 일을 조사하여 정월 초하루에… 마치니라.” (에스라 10:17)
하나님 앞에서의 회개는 마무리 없는 후회가 아니라, 철저한 점검과 정리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우리가 말씀 앞에서 잘못을 발견했다면, 그 죄의 뿌리를 뽑고 삶의 구조까지도 고치려는 의지가 필요합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런 자에게 은혜를 베푸시고, 회복의 길을 열어주십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삶 속에서 반복되는 죄와 타협을 가볍게 여기지 마십시오. 회개는 감정이 아닌 태도입니다. 개혁은 선언이 아닌 실천입니다. 신중하고 정직한 자세로, 죄를 하나씩 점검하고, 철저히 처리해 가는 복된 신앙인이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주님의 은혜와 긍휼 안에서, 거룩함을 향한 길에 날마다 성실히 나아가는 저와 여러분 모두가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