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개의 길(에스라 10:10-11)

조회 수 20 추천 수 0 2025.05.10 15:04:00

 에스라 1010-11

제사장 에스라가 일어서서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가 범죄하여 이방 여자를 아내로 삼아 이스라엘의 죄를 더하게 하였으니, 이제 너희 조상들의 하나님 앞에서 자복하고 그의 뜻대로 행하여 그 지방 사람들과 이방 여인을 끊어버리라 하니.”

 

본문은 에스라가 죄를 자복하며 금식하고 기도한 후, 하나님 앞에 모인 백성들을 향해 강력하게 회개의 결단을 촉구하는 장면입니다. 이 말씀은 단지 구약 시대의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 오늘날 우리도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어떤 자세로 서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귀한 교훈이 됩니다. 우선, 에스라는 금식과 기도로 하나님의 뜻을 구한 후(6), 하나님 전 광장에 모인 백성들 앞에 나아가 죄의 실체를 분명하게 지적합니다.

너희가 범죄하여 이방 여자를 아내로 삼아 이스라엘의 죄를 더하게 하였으니” (10)

 

에스라는 이 문제를 감정적으로 접근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범죄라는 영적 용어를 사용하며, 이방 여인과의 결혼이 단순한 문화나 인종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께 대한 불순종이고, 이스라엘 공동체 전체의 죄악을 더하게 한 중대한 영적 타락임을 지적합니다.

 

이러한 권고는 단순히 민족주의적 순수성을 지키기 위한 외적 정결의 요청이 아닙니다. 그 당시 이방 여인들은 대부분 이방 신들을 섬기며, 우상숭배의 문화 속에 살고 있었습니다. 그들과의 결혼은 곧 하나님의 백성이 우상 숭배에 물들게 되는 길이었으며, 그 영향은 개인의 신앙을 넘어, 공동체 전체의 거룩함을 무너뜨리는 심각한 위협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에스라는 단호하게 말합니다.

이제 너희 조상들의 하나님 앞에서 자복하고 그의 뜻대로 행하여 그 지방 사람들과 이방 여인을 끊어버리라.” (11)

 

이 말은 단지 형식적인 회개가 아니라, 삶의 실제적 변화, 곧 죄의 뿌리를 제거하고 거룩함을 회복하는 행동을 요구하는 말씀이었습니다. 여기서 끊어버리라는 표현은 결단을 요구하는 무게 있는 명령이며, 하나님께 속한 백성으로서 다시 언약의 길로 돌아오라는 강한 권고입니다.

 

이 상황을 오늘날 복음 시대의 맥락과 혼동해서는 안 됩니다. 당시 이스라엘은 구속사적인 차원에서 하나님의 거룩한 나라를 보존해야 했고, 메시아의 계보를 이어갈 남은 자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해야 했기에, 우상숭배의 전염을 막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했습니다. 이방 여인과의 통혼은 단지 인간 관계가 아니라, 하나님의 거룩한 나라를 파괴하는 영적 암적 존재와 같았기에, 반드시 제거되어야 했던 것입니다.

 

에스라는 율법주의자도, 종족 우월주의자도 아니었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말씀에 깊이 헌신한 사람이었습니다. 에스라 710절은 그를 이렇게 소개합니다.

에스라가 여호와의 율법을 연구하여 준행하며 윤례와 규례를 이스라엘에게 가르치기로 결심하였더라.”

 

에스라는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거룩한 백성을 세우기 위해, 율법을 연구하고 삶에 실천하며 백성들에게 가르친 신실한 종이었습니다. 그의 열심은 외형적 정결이 아니라, 내면의 회복과 하나님 앞에서의 순결한 신앙을 향한 갈망에서 나왔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에스라처럼 단호하게 죄를 지적하고 회개를 촉구하는 소리를 듣기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여전히 죄를 미워하시고, 거룩한 백성으로서 우리를 세우기를 원하십니다. 하나님은 우리 안의 죄악을 단순히 용납하거나 타협하지 않으시며, 그것을 뿌리째 뽑아내고, 말씀 앞에 다시 세우기를 원하십니다.

 

우리도 에스라처럼 죄를 단호히 대하며, 백성들처럼 하나님의 말씀 앞에 모이고 통곡할 줄 아는 영적 민감함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회개는 단지 눈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결단과 행동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이제 너희 조상들의 하나님 앞에서 자복하고 그의 뜻대로 행하여” (에스라 10:11)

 

이 말씀이 오늘 우리 각자에게 주시는 주님의 음성으로 들리기를 소망합니다. 죄를 고백하고, 다시 하나님의 뜻을 따라 거룩한 삶을 살기로 결단하는 우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죄를 용납하지 않으시고, 회개하는 자를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저와 여러분 모두에게 충만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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