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라 9장 8-9절
“이제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서 우리에게 잠시 은혜를 베푸사 얼마를 남겨 두어 피하게 하시고, 우리 하나님이 우리의 눈을 밝히사 우리가 종살이 중에서 조금 소생하게 하셨나이다. 우리 하나님은 우리가 종된 중에서도 우리를 버리지 아니하시고, 바사 왕들 앞에서 우리에게 은혜를 입히사 우리로 소생하게 하사 우리 하나님의 전을 세우게 하시며, 그 무너진 곳을 수리하게 하시고, 유다와 예루살렘에서 우리에게 울타리를 주셨나이다.” (에스라 9:8-9)
우리가 살다 보면 때로는 하나님 앞에 부끄럽고 낯을 들 수 없을 정도로 죄의 무게를 느낄 때가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도 그랬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율법을 어기고 이방 민족과 통혼하며, 마땅히 하나님의 거룩함을 지켜야 할 자리에서 무너졌습니다. 그들의 죄는 하늘에까지 미쳤고, 그 허물은 스스로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컸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그들을 완전히 버리지 않으셨습니다. 오늘 본문은 그 하나님의 크신 은혜를 증언하고 있습니다.
에스라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서 우리에게 잠시 은혜를 베푸사 얼마를 남겨 두어 피하게 하시고…”
이스라엘의 전적인 타락과 심판 가운데서도 하나님은 남은 자를 보존하셨습니다. 완전히 멸절하지 않으시고, 회복의 씨앗이 될 자들을 남기신 것입니다. 이것은 마치 노아 시대에 여덟 식구를 남기신 은혜이고, 엘리야 시대에도 무릎 꿇지 아니한 칠천 명을 남겨 두신 하나님의 신실하심과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에스라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우리 하나님이 우리의 눈을 밝히사 우리가 종살이 중에서 조금 소생하게 하셨나이다.”
하나님은 어두운 죄의 현실 속에서 그들의 눈을 밝혀 주셨습니다. 비록 그들은 포로로 살고 있었고, 외적으로는 자유롭지 못했지만, 영적으로는 소생의 은혜를 입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는 하나님의 긍휼이 그들로 하여금 죄를 깨닫게 하시고, 다시금 하나님을 바라보게 하신 결과였습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9절의 고백입니다. “우리 하나님은 우리가 종된 중에서도 우리를 버리지 아니하시고…”
하나님은 포로 된 자들을 외면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그들이 비천한 가운데 있을 때 그들을 잊지 않으시고, 바사 왕들 앞에서 은혜를 입히셔서 예루살렘으로 돌아오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하나님의 전을 다시 세우고, 무너진 곳을 수리하게 하셨으며, 유다와 예루살렘에서 다시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갈 울타리를 주셨습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우리가 죄로 인해 부끄러움을 당하고 넘어질 때, 하나님은 우리를 정죄하시기보다는 회복의 길로 이끄시는 분이십니다. 우리의 실패와 수치가 끝이 아니고, 그 자리에 하나님은 ‘잠시의 은혜’를 주셔서 우리를 다시 세우시고자 하십니다. 그 은혜는 '잠시' 같아 보여도, 그것은 영원한 회복의 시작이 됩니다.
에베소서 2장 4-5절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긍휼이 풍성하신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신 그 큰 사랑을 인하여 허물로 죽은 우리를 그리스도와 함께 살리셨고 — 너희는 은혜로 구원을 받은 것이라.”
우리도 이스라엘과 같습니다. 실수하고 넘어지고, 말씀을 떠나 세상과 타협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우리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여전히 우리를 바라보시며, 돌아오기를 기다리시며, 울타리를 다시 세우시기를 원하십니다.
우리는 이 하나님의 은혜를 결코 당연하게 여겨서는 안 됩니다. 죄악으로 무너진 인생이라 할지라도, 하나님은 다시 회복의 기회를 주십니다. 이 은혜의 기회를 붙잡아야 합니다. 우리의 눈을 밝혀 주시는 주님의 은혜 앞에, 우리가 응답해야 합니다. 남은 자로서, 하나님께서 다시 세우시고자 하시는 믿음의 공동체의 일부로 헌신해야 합니다.
“우리 하나님은 우리가 종된 중에서도 우리를 버리지 아니하시고…” (에스라 9:9)
이 말씀이 오늘 우리 모두의 위로와 소망이 되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은 지금도 여러분을 포기하지 않으시며, 무너진 곳을 다시 세우고 계십니다. 하나님의 은혜 안에 거하시며, 거룩한 울타리 안에서 다시 일어서는 복된 삶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