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19장 9-10절
“또 천사가 내게 말하기를 ‘기록하라 어린양의 혼인 잔치에 청함을 받은 자들은 복이 있도다’ 하고 또 내게 말하되 ‘이것은 하나님의 참되신 말씀이라’ 하기로 내가 그 발 앞에 엎드려 경배하려 하였더니 그가 나에게 말하기를 ‘나는 너와 및 예수의 증언을 받은 네 형제들과 함께 된 종이니 그리하지 말고 오직 하나님께 경배하라 예수의 증언은 예언의 영이라’ 하더라.”
요한계시록 19장은 어린양의 혼인 잔치를 통해 하나님의 공의와 구원의 완성을 선포하며, 찬양과 기쁨이 충만한 장면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9절과 10절은 한 가지 중대한 경고와 교훈을 담고 있습니다. 그것은 ‘오직 하나님만 경배하라’는 것입니다.
사도 요한은 하나님의 천사를 보고 감격하여 그 발 앞에 엎드려 경배하려 하였습니다. 그러나 천사는 말합니다. “나는 너와 및 예수의 증언을 받은 네 형제들과 함께 된 종이니 그리하지 말고 오직 하나님께 경배하라.” 천사 자신도 피조물이며, 경배의 대상이 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힙니다. 이것은 단지 당시의 일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도 필요한 중요한 교훈입니다.
사도 요한 당시 초기 교회에는 유대교와 헬라 철학의 영향을 받아 천사 숭배 사상이 성행했습니다. 유대교 전통에서는 하나님의 초월성을 강조한 나머지 천사들을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중보자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외경과 랍비 문헌에서도 천사에게 기도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고, 심지어 어떤 랍비는 천사들이 아람어를 이해하지 못하므로 아람어 기도를 금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하나님에 대한 직접적인 접근이 제한되어 있다는 생각은, 자연스럽게 천사의 중재를 필요로 한다는 사고방식으로 이어졌습니다.
헬라의 세계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들은 여러 신들과 반신반인의 존재들을 섬기며, 하나님은 너무나 거룩하고 초월적인 분이시기에 직접 이 세상에 관여하지 않으시고 천사들과 같은 중간자들을 통해 역사하신다고 믿었습니다. 이러한 사상은 기독교 안으로 흘러들어와 예수 그리스도 외에 다른 영적 존재들, 곧 천사들에게까지 경배하는 왜곡된 신앙으로 발전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천사는 분명히 말합니다. “오직 하나님께 경배하라.” 이는 하나님 외에 그 누구에게도 경배를 돌릴 수 없다는 성경의 일관된 진리를 반영합니다. "주 너의 하나님께 경배하고 다만 그를 섬기라 하였느니라" (마태복음 4:10) 예수님께서도 시험 받으실 때 이 말씀을 인용하여 사탄의 유혹을 물리치셨습니다. 하나님 외에 그 어떤 존재에게도 경배를 돌리는 것은 곧 우상 숭배이며, 이는 하나님 앞에 큰 죄가 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은 바로 전적인 예배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중심을 원하시며, 그분만을 섬기고 그분께만 엎드리기를 원하십니다. 사도 바울은 디모데전서 2장 5절에서 말합니다. “하나님은 한 분이시요 또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 중보도 한 분이시니 곧 사람이신 그리스도 예수라.” 천사도, 성자도, 선지자도 아닌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이 하나님과 사람 사이를 잇는 유일한 중보자이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의 경배와 찬양이 온전히 하나님께만 향하도록 날마다 점검해야 합니다. 눈에 보이는 사람이나 능력 있는 자, 혹은 기적을 행하는 자들에게 우리의 마음이 향해 있지 않은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성경은 분명히 말합니다. “내가 내 영광을 다른 자에게 주지 아니하겠고 나의 찬송을 우상에게 주지 아니하리라” (이사야 42:8)
하나님께서 받으시는 예배는 마음과 진리로 드리는 예배입니다. "아버지께 참되게 예배하는 자들은 영과 진리로 예배할 때가 오나니 곧 이 때라. 아버지께서는 이렇게 자기에게 예배하는 자들을 찾으시느니라." (요한복음 4:23) 우리가 하나님께 예배드릴 때, 그 중심이 진실하고 정결하며 오직 하나님께만 향해야 합니다.
또한 오늘 본문 10절 마지막 부분에서 “예수의 증언은 예언의 영이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이는 곧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모든 예언의 중심이며, 성경의 모든 말씀은 그분을 증언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우리가 예언을 사모하고 성경을 연구하며 말씀을 나눌 때, 그 핵심이 예수 그리스도가 아니라면 그것은 올바른 해석이 아닙니다. 성령께서 우리 안에서 일하시는 목적도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드러내기 위함이며, 모든 선포와 가르침은 그리스도의 영광을 위한 것이어야 합니다.
본문을 통해 천사조차도 경배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오직 하나님께만 경배를 드려야 함을 배웁니다. 이 말씀은 단순히 이단적 사상을 경계하라는 수준이 아니라, 우리 마음의 중심이 누구를 향하고 있는지를 점검하라는 강력한 부르심입니다. 천사 숭배뿐 아니라, 우리 삶에 자리 잡은 모든 형태의 우상과 교만, 잘못된 영적 의존성들을 내려놓고, 오직 하나님을 경외하며,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삶을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삶이 온전히 하나님을 향한 예배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삶으로, 믿음으로, 순종으로, 그분만을 높이며 경배하는 복된 성도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