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18:23-24

"등불 빛이 결코 다시 네 안에서 비치지 아니하고 신랑과 신부의 음성이 결코 다시 네 안에서 들리지 아니하리로다. 네 상인들은 땅의 왕족들이라 네 복술로 말미암아 만국이 미혹되었도다. 또 선지자들과 성도들과 땅 위에서 죽임을 당한 모든 자의 피를 그 성에서 보았느니라." (18:23-24)

 

하나님께서 바벨론의 멸망을 선포하신 이유는 단지 한 도시나 제국의 역사적 흥망을 다룬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거룩하신 공의와 심판이 얼마나 분명한 기준으로 역사 속에서 실현되는지를 우리에게 보여주는 엄중한 말씀입니다.

 

사도 요한은 본문에서 바벨론으로 비유된 로마의 멸망 원인을 세 가지로 명확히 지적합니다. 이 세 가지는 하나님 앞에서 심판을 피할 수 없게 만드는 죄악의 본질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첫째, 바벨론은 경제적 탐욕과 물질 숭배에 물든 사회였습니다.

"네 상인들은 땅의 왕족들이라"는 표현은 당시 로마 사회에서 상인들이 얼마나 큰 권세와 영향력을 갖고 있었는지를 보여줍니다. 여기서 왕족’(헬라어: 메기스타네스)은 단지 왕의 혈통이 아닌, 사회를 좌지우지하는 지배계층혹은 최상류층을 뜻합니다. 로마의 상인들은 부를 축적하며 향락과 사치, 과시적 소비로 사회를 타락시켰고, 사람들은 이러한 부와 소비를 동경하며 살아갔습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 역시 물질의 축적을 성공으로 여기고, 소비 중심의 문화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일관되게 말씀합니다.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되나니" (딤전 6:10)

 

하나님을 배제한 부의 추구는 결국 파멸로 이어집니다. 성도는 이러한 물질 숭배의 흐름 속에서도 분별력을 가지고 살아야 하며, 탐욕이 아닌 정직과 절제로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둘째, 바벨론은 복술과 우상 숭배로 만국을 미혹했습니다.

"네 복술로 말미암아 만국이 미혹되었도다." 복술은 단순한 점이나 미신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거짓된 신앙과 잘못된 영적 권위로 사람들을 미혹하여 하나님께서 기뻐하지 않는 길로 끌어가는 사단의 전략입니다. 구약 성경 나훔 선지자는 니느웨를 향해 마술의 주인된 아리따운 기생이라고 불렀으며(3:4), 이는 미혹하는 우상 숭배가 나라의 멸망을 초래한다는 경고였습니다.

 

오늘날도 복술과 점술, 사주, 타로 등 온갖 미신이 사람들의 삶에 깊숙이 파고들어 있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교회 안에도 이러한 잘못된 영적 현상들이 신비주의나 기복신앙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항상 말씀 중심으로 서서, 성령님의 인도하심에 민감하며 세상의 영적 유혹을 분별하고 대적해야 합니다.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12:2)

 

셋째, 바벨론은 성도들의 피를 흘렸기에 심판을 받았습니다.

"선지자들과 성도들과 땅 위에서 죽임을 당한 모든 자의 피를 그 성에서 보았느니라." 로마는 수많은 성도들을 박해하고 순교시켰습니다. 원형 경기장에서 짐승에 던져지고, 불에 태워지고, 칼에 베임을 당한 이들의 피는 땅에 쏟아졌습니다. 하나님은 그 피를 잊지 않으십니다.

에스겔 선지자는 선언했습니다.

"피 흘린 성읍이여, 화 있을진저!" (24:6)

 

하나님께서는 순교자의 피를 기억하십니다. 그 피는 땅에 떨어지지 않고, 하나님 앞에서 심판의 근거가 되며, 결국 하나님의 공의가 실현되는 날을 이끌어갑니다.

"네 형제들의 피를 위하여 내가 반드시 원수를 갚으리라." (6:10-11 요약)

 

우리는 이 말씀을 통해, 로마의 멸망이 단지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오늘날 우리의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거룩한 경고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물질 숭배, 복술과 미혹, 성도들에 대한 핍박이 세 가지 죄악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만연하며, 하나님의 진노를 부르는 죄악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세상을 본받지 말고, 말씀과 성령 안에서 거룩하게 구별된 삶을 살아가야 하며, 믿음을 지키며 끝까지 주를 따르는 자로 남아야 할 것입니다.

"거룩함이 없이는 아무도 주를 보지 못하리라." (12:14)

 

바벨론의 멸망은 세상의 끝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시작을 알리는 나팔소리입니다. 오늘도 우리는 거룩한 신부로서, 하나님의 심판 앞에서 더욱 깨어 기도하며, 말씀과 진리로 무장하여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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