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18장 20절
“하늘과 성도들과 사도들과 선지자들아, 그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라! 하나님이 너희를 위하여 그에게 심판을 행하셨음이라 하더라.”
요한계시록 18장에서는 세상 권세와 부귀를 누리며 성도들을 핍박하던 큰 성 바벨론의 멸망을 선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바벨론의 멸망 앞에서 땅의 왕들과 상인들, 바다에서 일하는 자들이 슬퍼하고 애통해하는 반면, 본문 20절에서는 정반대의 장면이 펼쳐집니다. 하늘과 성도들과 사도들과 선지자들이 바벨론의 멸망을 보고 기뻐하며 즐거워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기쁨은 단순한 감정의 표현이나 원수에 대한 보복의 기쁨이 아닙니다. 이 기쁨은 하나님께서 그분의 공의로우신 심판을 마침내 이루셨다는 데에서 오는 영적인 환희입니다.
성도들이 기뻐하는 이유는 첫째, 하나님의 공의가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바벨론은 온 세상에 사치와 우상숭배, 성적 타락과 영적인 부패를 퍼뜨리며 수많은 사람들을 미혹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성도들을 핍박하고, 사도들과 선지자들을 죽이며 하나님의 사람들을 괴롭히는 데 앞장섰습니다. 이러한 불의한 행위에 대해 하나님께서 마침내 심판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이 너희를 위하여 그에게 심판을 행하셨음이라”(20절) 는 이 말씀은, 하나님의 정의가 하늘과 땅 위에 선포되었음을 의미합니다.
둘째, 이 기쁨은 하나님의 구속 역사에 대한 신뢰의 표현입니다.
성도들은 단순히 악인의 멸망을 기뻐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대로 자신의 백성들을 보호하시고, 결국 그들을 위해 일하신다는 사실에 감사한 것입니다. 이는 인간적인 보복심에서 나오는 감정이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과 의로우심에 대한 전적인 신뢰입니다. 하나님께서 마침내 성도들의 억울함을 푸시고, 의를 드러내신 그 날이기에, 기뻐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셋째, 이 기쁨은 하늘에 속한 자들의 기쁨입니다.
본문은 “하늘과 성도들과 사도들과 선지자들아, 즐거워하라”라고 명령형으로 선언하고 있습니다. 이는 이 기쁨이 단지 지상에서의 감정적 반응이 아니라, 하늘에 있는 천상 교회 전체가 함께 노래하는 승리의 찬송임을 의미합니다. 이 기쁨은 온전히 하나님 중심적이며, 하늘과 땅을 통틀어 드러나는 거룩한 환희입니다.
우리는 여기서 주님께서 산상수훈에서 하신 말씀을 기억하게 됩니다.
“의를 위하여 박해를 받은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라…기뻐하고 즐거워하라 하늘에서 너희의 상이 큼이라” (마태복음 5:10-12)
이 기쁨은 억울함이 풀렸다는 감정보다도,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고, 의가 실현되었다는 데에서 나오는 영적 기쁨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기쁨은 성도가 결국 승리하게 된다는 신앙의 고백입니다.
바벨론은 겉으로 볼 때 아무도 무너뜨릴 수 없는 강력한 제국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 성을 한순간에 무너뜨리셨고, 모든 죄악을 심판하셨습니다. 이것은 모든 시대의 성도들에게 위로와 소망의 메시지입니다. 지금은 고난을 당하고 억울한 일을 겪더라도, 결국 하나님께서 심판하시고, 성도의 편에 서 계심을 보여주는 약속이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은 여전히 바벨론처럼 화려함과 부요함으로 우리를 미혹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서 하나님의 공의를 신뢰하고, 진리 가운데 기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악은 스스로 자멸하고, 하나님은 반드시 당신의 백성을 위하여 일하십니다.
그러므로 지금 우리가 당하는 억울함과 고난 속에서도 낙심하지 말고, 하늘을 바라보며 주님 안에서 기뻐할 수 있는 믿음의 사람들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하나님의 공의와 의로우심을 찬양하며, 그분의 심판이 완성될 날을 소망하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