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벨론의 멸망(요한계시록 18:11-14)

조회 수 15 추천 수 0 2025.04.18 14:28:39

요한계시록 1811-14

땅의 상인들이 그를 위하여 울고 애통하는 것은 다시 그들의 상품을 사는 자가 없음이라 그 상품은 금과 은과 보석과 진주와 세마포와 자주 옷감과 비단과 붉은 옷감이요 각종 향목과 각종 상아 그릇이요 값진 나무와 구리와 철과 대리석으로 만든 각종 그릇이요 계피와 향료와 향과 향유와 유향과 포도주와 감람유와 고운 밀가루와 밀이요 소와 양과 말과 수레와 종들과 사람의 영혼들이라 바벨론아 네 영혼이 탐하던 과일이 네게서 떠났으며 맛있는 것들과 빛난 것들이 다 없어졌으니 사람들이 결코 이것들을 다시 보지 못하리로다

 

하나님의 말씀은 요한계시록 18장에서 세상의 모든 사치와 탐욕, 인본주의와 물질숭배의 끝이 어떤 모습으로 종결되는지를 매우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사도 요한은 로마 제국의 멸망을 바라보며 그 눈앞에 펼쳐지는 애통의 장면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단지 한 나라의 정치적 몰락이 아니라 하나님을 대적한 사상과 문화, 곧 바벨론 정신의 무너짐을 예언하는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11절부터 14절은 로마라는 거대한 제국이 얼마나 탐욕스럽고 화려하며, 동시에 인간성을 말살하는 시스템 위에 서 있었는지를 명확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땅의 상인들이 울고 애통하는 장면은 단지 로마의 정치적 위상이 무너졌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들이 슬퍼한 이유는 다시는 그들의 상품을 사는 자가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말은 곧, 로마가 단순한 도시 이상의 의미였음을 보여줍니다. 로마는 세계의 모든 부와 향락, 사치의 중심지였고, 물질적 쾌락의 성전과 같았던 도시였습니다. 온갖 보석과 금과 은, 진주와 비단이 로마로 모여들었고, 상인들은 그 모든 물건을 팔기 위해 세계 각지를 누볐습니다. 그러나 로마가 무너지는 그 순간, 상인들은 그 뿌리 깊은 탐욕과 거래의 구조 자체가 붕괴됨을 보고 울부짖었습니다.

 

요한은 그들이 거래하던 물품들을 구체적으로 열거합니다. 금과 은과 보석, 진주는 당시 가장 귀한 장신구들로서 아프리카와 아라비아, 스페인 등지에서 수입되었으며, 이 모든 것들은 단지 부를 과시하기 위한 목적에서 사용되었습니다. 자주빛 옷감과 붉은 옷, 비단은 귀족과 제사장들만이 입을 수 있었던 고급품으로, 이 옷 하나의 가격이 보통 사람들의 수 년치 수입에 해당할 만큼 고가였습니다. 상아와 대리석은 장식과 건축용으로 쓰였고, 계피와 몰약, 유향 등은 제의적 용도뿐 아니라 향수나 사치의 상징으로 쓰였습니다. 포도주와 감람유, 밀가루와 소, , 수레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기본적 생존을 넘어선 모든 사치가 로마 안에 집중되어 있었음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목록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표현이야말로, 로마의 본질이 무엇이었는지를 가장 뚜렷하게 보여줍니다. 바로 "종들과 사람의 영혼들"이라는 말입니다. 성경은 이를 통해 인간의 생명마저도 거래 대상이 되었음을 고발하고 있습니다. 사도 요한 당시에 로마는 약 600만 명의 노예를 보유하고 있었고, 귀족 가정마다 수천 명의 노예를 거느리는 일은 흔한 일이었습니다. 이 노예들은 단순히 일을 하는 존재가 아니라, 인간 이하의 존재로 취급받으며 주인의 소유물로 여겨졌습니다. 어떤 이들은 초를 드는 일부터 시작하여 시를 낭독하거나, 연회의 흥을 돋우는 미청년 노예로까지 사용되었고, 심지어는 인조 기형아를 만들어 전시하는 일까지도 벌어졌습니다.

 

이처럼 바벨론으로 상징되는 로마는 인간의 물질적 욕망을 극대화한 문명이었고, 그 바탕에는 사람을 수단으로 전락시킨 잔혹한 시스템이 존재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바벨론을 무너뜨리신 이유는 단지 그들의 불신앙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인간의 생명을 무시하고,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존재들을 거래하고 천시했던 죄악에 대한 심판이었습니다.

 

오늘 이 말씀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돌아보아야 하겠습니까? 과연 우리는 오늘날의 바벨론 속에서 무엇을 추구하며 살아가고 있습니까? 교회는 사치와 소비주의, 쾌락과 물질만능주의에 잠식되지 않고, 하나님의 생명 존중과 절제의 정신을 따르고 있는지 점검해야 할 때입니다. "사람의 영혼들"이 거래되고 있는 이 세상 속에서, 우리는 사람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존귀하게 여기는 복음의 사람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땅에서 가장 보잘것없는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나에게 한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성도는 사람을 상품처럼 취급하지 않고, 권세와 돈의 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사회 속에서 하나님의 정의와 자비를 증거해야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로마와 같은 바벨론적 구조로부터 벗어나는 길이며, 참된 교회가 이 세상 속에서 감당해야 할 사명입니다.

 

우리는 요한계시록 18장의 말씀을 통해 물질과 사치, 탐욕과 인간 천시에 기반한 문명은 반드시 하나님의 공의 앞에 무너지게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성도는 오늘도 주님의 말씀 앞에 서서 자신을 돌아보고, 바벨론의 멸망에서 교훈을 얻어야 할 것입니다. 내 백성아 거기서 나와 그의 죄에 참여하지 말고 그의 받을 재앙들을 받지 말라”(18:4)는 주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시기 바랍니다. 우리 모두가 세상의 바벨론 정신에서 나와, 하나님 나라의 거룩함과 절제함으로 살아가는 복된 백성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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