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184-5

또 내가 들으니 하늘로부터 다른 음성이 나서 이르되 내 백성아 거기서 나와 그의 죄에 참여하지 말고 그의 받을 재앙들을 받지 말라. 그의 죄는 하늘에 사무쳤으며 하나님은 그의 불의한 일을 기억하신지라.” (요한계시록 18:4-5)

 

요한계시록 18장은 종말에 나타날 하나님의 심판을 경고하는 장이며, 특히 바벨론이라는 이름으로 상징된 세상의 악한 제도와 문화, 그리고 그 속에 숨겨진 영적 음행과 불의에 대해 하나님의 심판이 어떻게 임하게 되는지를 생생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함께 묵상할 본문 4-5절은 이러한 심판의 와중에서도 하나님의 백성에게 주시는 엄중한 경고의 말씀입니다. 그것은 바로 바벨론에서 나오라는 명령입니다.

 

이 말씀은 단지 한 도시, 한 제국을 떠나라는 지리적인 이동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죄악된 체계와 불의한 문화, 타락한 정신과 영적 음행에서 벗어나라는 하나님의 간절한 요청입니다. 내 백성아 거기서 나와...” 이 한 마디에는 하나님의 사랑과 경고가 동시에 담겨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왜 우리에게 바벨론에서 나오라고 하셨습니까? 그 이유는 명확합니다. 그의 죄에 참여하지 말고 그의 받을 재앙들을 받지 말라는 것입니다. 바벨론은 이미 하나님의 진노를 자초할 만큼 깊이 타락하였고, 그 죄는 하늘에 사무쳤다고 말씀하십니다. 다시 말해, 하나님께서 더 이상 그 악을 간과하시지 않고 반드시 심판하실 때가 되었다는 뜻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가운데 살아가는 성도들에게는 더욱 분명한 분별이 요구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나오라는 말은 단순히 회피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죄악의 문화와 분리되어, 하나님께 속한 거룩한 삶을 선택하라는 적극적인 명령입니다. 이 명령은 이사야 5211절과 예레미야 516절에서도 반복되었습니다. 너희는 바벨론에서 도망하여 각기 생명을 구하고 그 죄악으로 끊어짐을 보지 말지어다.” 이것은 하나님의 백성이 취해야 할 분명한 삶의 자세입니다.

 

오늘날의 세상은 현대판 바벨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성적 타락과 쾌락주의, 물질만능과 권력 숭배, 불의와 폭력, 거짓과 교만이 만연한 이 시대 속에서 하나님의 백성들은 날마다 바벨론과 같은 체제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체제 안에 사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영향을 받을 수 있고, 점점 죄악에 무감각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마치 소돔과 고모라 안에서 살아가던 롯처럼, 우리는 점점 진리로부터 멀어지고, 죄에 대해 둔감해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첫째, 하나님 앞에서 매일 자신의 신앙을 점검해야 합니다.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라.”(로마서 12:2) 이 세대의 풍조가 곧 바벨론의 정신입니다. 우리는 세상의 소리에 묻히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둘째, 죄에 대해 적극적인 거절과 분리를 선택해야 합니다. 고린도후서 617절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러므로 너희는 그들 중에서 나와서 따로 있고 부정한 것을 만지지 말라 그리하면 내가 너희를 영접하여...” 세상과 타협하는 신앙은 결국 심판에 참여하게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셋째,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충성을 지켜야 합니다. 요한계시록 35절은 이렇게 약속합니다. 이기는 자는 이와 같이 흰 옷을 입을 것이요 내가 그의 이름을 생명책에서 결코 지우지 아니하고...” 바벨론의 유혹은 우리로 하여금 예수님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게 하려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끝까지 충성하며 이 싸움에서 이겨야 합니다.

 

넷째, 경건한 분리의 삶을 실천해야 합니다. 이것은 교회 안에서만 거룩하게 살고, 교회 밖에서는 세상처럼 살아도 된다는 이중적 신앙을 버리고, 삶 전체에서 하나님의 백성다운 구별된 삶을 살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사도 베드로는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가 된 백성이라”(벧전 2:9)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성도에게만 나오라고 말씀하십니다. 세상 사람들에게는 경고조차 주어지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이미 죄의 사슬 아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자신의 백성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내 백성아 거기서 나와라!” 그 이유는 우리가 죄의 결과로 받을 재앙에 함께 휘말리는 일이 없도록 하시기 위함입니다.

 

본문은 우리가 어떻게 하나님의 백성으로 이 세상에서 살아가야 하는지를 분명히 보여줍니다. 바벨론 같은 세상에 살지만, 바벨론의 정신에 물들지 말아야 하며, 세상의 죄에 참여하지 말고, 하나님의 진노 아래 놓이지 않도록 자신을 거룩하게 구별해야 합니다.

 

바벨론은 결국 무너질 것입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죄악에 참여한 자들도 함께 무너질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말씀하십니다. 내 백성아 거기서 나와라.” 이것은 단순한 요청이 아니라 생명을 위한 명령입니다.

 

이 말씀을 들은 오늘 우리 모두가 하나님의 명령에 귀를 기울이고, 바벨론에서 나오는 결단을 하며, 거룩한 삶으로 하나님께 나아가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주님 다시 오시는 그날까지, 세상의 바벨론에서 나와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 정결하고 담대하게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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