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152-4

또 내가 보니 불이 섞인 유리 바다 같은 것이 있고 짐승과 그의 우상과 그의 이름의 수를 이기고 벗어난 자들이 하나님의 거문고를 가지고 유리 바닷가에 서서 하나님의 종 모세의 노래, 어린양의 노래를 불러 이르되 주 하나님 곧 전능하신 이시여 하시는 일이 크고 놀라우시도다 만국의 왕이시여 주의 길이 의롭고 참되시도다 주여 누가 주의 이름을 두려워하지 아니하며 영화롭게 하지 아니하오리이까 오직 주만 거룩하시니이다 주의 의로우신 일이 나타났으매 만국이 와서 주께 경배하리이다 하더라” (요한계시록 15:2-4)

 

요한계시록 15장은 하나님의 마지막 심판이 임하기 직전, 하늘에서 울려 퍼지는 거룩한 찬송과 경배의 장면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별히 본문은 구속받은 성도들이 유리 바닷가에 서서 하나님의 거문고를 가지고 찬양을 드리는 장면을 통해, 이 땅의 고난을 이겨낸 성도들의 영광과 그들이 부르는 찬양의 본질을 선명하게 드러내 줍니다.

 

사도 요한은 환상 중에 불이 섞인 유리 바다 같은 것을 보았다고 말합니다. 유리 바다는 앞서 요한계시록 4장에서 하나님의 보좌 앞에 있던 투명하고 맑은 바다로 묘사된 바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위엄과 정결함을 상징하며, 죄와 악으로부터 구별된 하나님 나라의 절대적인 거룩함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는 여기에 불이 섞였다고 덧붙입니다. 불은 성경에서 심판과 정결함을 상징하는 요소입니다. 따라서 이 장면은 하나님의 심판이 임박한 시점에서, 악인들에 대한 공의로운 보응과 정결한 성도들의 구분을 동시에 상징하는 상징적인 무대입니다.

 

그 유리 바닷가에 서 있는 자들은 누구입니까? 본문은 이렇게 말합니다. 짐승과 그의 우상과 그의 이름의 수를 이기고 벗어난 자들입니다. 이들은 결코 평탄한 길을 걸어온 이들이 아닙니다. 오히려 짐승의 핍박과 우상의 위협, 이름의 수를 강요받는 세상의 제도와 문화 속에서 신앙을 지키기 위해 싸웠고, 때로는 생명을 내어주기까지 하며 순교의 길을 걸어온 믿음의 용사들입니다. 그들은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끝까지 믿음을 지켜낸 자들로서 이제 하나님의 보좌 앞에 서서 영광의 찬양을 드리고 있습니다.

 

이 장면은 마치 출애굽 당시 이스라엘 백성이 홍해를 건너 애굽의 군대를 물리친 후, 바닷가에 서서 하나님의 승리를 노래했던 순간을 연상케 합니다. 그때 모세와 미리암, 그리고 온 백성은 수금과 소고를 들고 하나님께 구원의 찬양을 드렸습니다. 지금 이 장면 역시 똑같습니다. 홍해를 건너고 출애굽한 것처럼, 이들은 이 세상에서 죄와 죽음, 그리고 사탄의 권세로부터 해방된 하나님의 백성들이며, 그들은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 승리한 구속받은 무리들입니다.

 

그들이 부르는 찬양은 하나님의 종 모세의 노래와 어린양의 노래입니다. 모세의 노래는 출애굽기 15장에서 처음 등장하며, 하나님의 백성들이 구원받은 기쁨을 담아 부른 최초의 구속 찬양이었습니다. 그리고 어린양의 노래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완성된 영원한 구원의 찬송입니다. , 모세의 노래와 어린양의 노래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 전체를 아우르는 찬양이며, 구속받은 성도들이 하나님께 드릴 수 있는 최고의 예배입니다.

 

이 노래의 특징은 분명합니다.

 

첫째, 그 노래는 하나님만을 높입니다. 주 하나님, 전능하신 이시여, 하시는 일이 크고 놀라우시도다.” “주의 길이 의롭고 참되시도다.” 이처럼 그들은 자신의 공로나 승리를 자랑하지 않습니다. 자신들이 끝까지 견디고 싸웠다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오직 하나님께서 하신 일, 그분의 능력과 공의, 그분의 의로우신 성품만을 찬양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참된 구원의 찬양입니다. 참된 신앙은 언제나 하나님의 영광을 중심에 둡니다.

 

둘째, 이 노래는 모든 민족과 열방이 함께 부를 찬송입니다. 만국이 와서 주께 경배하리이다.” 이 구절은 구약 선지자들의 예언과도 연결됩니다. 시편 869절에서 다윗은 주여, 주께 지으신 모든 민족이 와서 주의 앞에 경배하며 주의 이름에 영광을 돌리리이다라고 고백했으며, 스바냐 39절에서도 모든 민족이 깨끗한 언어로 여호와를 섬기게 될 날이 임할 것을 예언했습니다. 지금 이 유리 바닷가에서 불려지는 찬양은 그 예언의 성취이며, 하나님의 구원이 온 열방 가운데 미친 것을 선포하는 노래입니다.

 

셋째, 이 찬송은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바로잡으시는 심판의 때에 불려지는 노래입니다. 주의 의로우신 일이 나타났으매 만국이 와서 주께 경배하리이다.” 하나님께서 공의로 이 세상을 심판하시고, 진리를 굳게 세우실 때, 모든 민족이 하나님 앞에 엎드려 경배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찬양은 단지 감사의 노래가 아니라, 하나님의 공의로운 통치가 온 세상에 드러났음을 기뻐하는 찬양입니다.

 

이 장면은 장차 우리가 서게 될 자리입니다. 그러나 그 자리는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자리가 아닙니다. 짐승과 우상을 거부하고, 세상의 가치와 타협하지 않고, 끝까지 믿음을 지킨 자들에게 주어지는 자리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땅에서 고난이 있을지라도, 믿음을 저버리지 말고, 유혹 앞에서 흔들리지 말며, 진리와 순결을 지키는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그럴 때에 우리는 마침내 유리 바닷가에 서서 하나님의 거문고를 들고, 모세의 노래와 어린양의 노래를 함께 부르게 될 것입니다. 그날의 영광을 사모하며, 오늘도 예배의 자리에서 하나님을 높이고, 삶으로 주님을 찬양하는 거룩한 성도들이 다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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