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1415-16

또 다른 천사가 성전으로부터 나와 구름 위에 앉으신 이를 향하여 큰 음성으로 외쳐 이르되 당신의 낫을 휘두르소서 땅의 곡식이 익어 거둘 때가 이르렀나이다 하니 구름 위에 앉으신 이가 낫을 땅에 휘두르매 땅의 곡식이 거두어지니라” (요한계시록 14:15-16)

 

요한계시록 14장은 영원한 복음과 세상의 심판을 대비시키며, 마지막 때 하나님께서 어떻게 당신의 백성을 구원하시고 세상을 심판하시는지를 환상으로 보여주는 말씀입니다. 본문은 그 가운데서도 추수라는 친숙한 비유를 통해, 하나님 나라의 구속 사역이 어떻게 완성되는지를 보여주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14절에서 이미 구름 위에 앉으신 인자, 곧 예수 그리스도를 보았습니다. 그분은 머리에 금 면류관을 쓰시고 손에 예리한 낫을 들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오늘 본문 15절과 16절에서는 한 천사가 성전으로부터 나와 큰 음성으로 외칩니다. 당신의 낫을 휘두르소서 땅의 곡식이 익어 거둘 때가 이르렀나이다.” 여기서 우리는 먼저, 추수의 명령이 어디서부터 나오는지를 눈여겨보아야 합니다. 천사는 성전으로부터나옵니다. 이 성전은 하늘의 성전을 의미하며, 곧 하나님의 거룩한 보좌를 상징합니다. 따라서 추수의 명령은 사람이 정하는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하나님의 때와 뜻에 따라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천사는 단지 정보를 전달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그는 하나님으로부터 파송되어 인류 구속의 절정, 즉 구원의 날이 도래했음을 선포하는 사자입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정하신 때가 되었음을 알리는 신호이며, 세상의 역사가 하나님의 시간표 속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해줍니다. 이 세상은 결코 우연과 혼돈 속에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때를 따라 모든 일을 정하시며, 추수의 시기도 그분의 계획 속에서 이루어집니다.

 

본문은 땅의 곡식이 익어 거둘 때가 이르렀나이다라고 말합니다. 익음은 단순히 시간의 흐름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와 말씀, 성령의 역사 속에서 성도들이 신앙의 열매를 맺고, 믿음으로 성숙해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마치 농부가 씨를 뿌리고 오랜 기다림 끝에 곡식이 자라고 익었을 때 기쁨으로 추수하듯이, 하나님도 이 땅에 믿음을 따라 자란 성도들을 기쁨으로 거두실 날을 기다리고 계신 것입니다. 마태복음 13장에서도 예수님은 천국을 밭에 뿌려진 씨앗에 비유하시며, 추수는 세상 끝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추수의 비유는 심판의 비유이기 전에 먼저 구원의 비유라는 점입니다. 본문 16절에서 구름 위에 앉으신 이가 낫을 땅에 휘두르매 땅의 곡식이 거두어지니라고 기록된 것은, 주님께서 마침내 당신의 백성들을 거두시는 장면입니다. 이 추수는 하나님의 택하신 자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하나님의 나라로 들어가는 구원의 완성입니다. 요한복음 1028절에서 예수님은 그들을 내 손에서 빼앗을 자가 없느니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이 바로 이 장면에서 성취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성경 전체를 통해 이와 같은 먼저 구원, 그 다음 심판의 순서를 여러 차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태복음 25장에서 예수님은 양과 염소의 비유를 통해 오른편의 양들, 곧 의인들을 먼저 구원하시고, 그 후에 왼편의 염소들, 곧 불의한 자들을 심판하십니다. 마태복음 3장에서도 세례 요한은 손에 키를 들고 타작마당을 정하게 하사 알곡은 모아 곡간에 들이고 쭉정이는 꺼지지 않는 불에 태우시리라고 선포하였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은 구원의 사역을 먼저 완성하시고, 그 이후에 악한 자들에게 심판을 내리시는 분이십니다.

 

이 말씀은 오늘 우리에게 분명한 도전을 줍니다. 우리가 진정 하나님께서 거두실 알곡인가 하는 질문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모두 곡식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추수의 날이 오면 하나님은 알곡과 쭉정이를 분별하시고, 당신의 창고에 들이실 자들을 구별하여 모으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오늘 이 땅에서 믿음으로 살되, 참된 열매를 맺는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믿음의 열매, 회개의 열매, 사랑의 열매, 순종의 열매가 우리의 삶 가운데 맺히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말씀이 우리의 삶을 통해 구현되어야 하며, 성령의 열매가 우리의 말과 행동 속에 나타나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거두실 알곡은 단순히 교회에 다닌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그리스도의 생명으로 다시 태어나고, 그 생명의 본질을 따라 살아가는 자들만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이 추수의 날을 준비하면서, 복음을 전파하는 일에도 힘써야 하겠습니다.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이 진리에서 벗어나, 세상의 가치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주님은 마태복음 937절에서 추수할 것은 많되 일꾼이 적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각자는 주님의 일꾼으로서, 주님의 복음을 전하고, 사람들을 추수의 날에 알곡으로 드릴 수 있도록 돕는 사명을 감당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는 주님의 다시 오심을 소망하며 살아야 합니다. 요한계시록 2220절에서 사도 요한은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라고 외칩니다. 이것은 단지 미래에 있을 사건을 기다리는 자세가 아니라, 오늘 이 자리에서도 주님을 모시고 사는 삶의 태도입니다. 우리가 날마다 주님을 사모하며, 오늘이 주님을 만날 그날처럼 살아간다면,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을 것입니다.

 

추수는 반드시 옵니다. 하나님의 명령으로,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의 손에 의해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그날 주님은 낫을 휘두르셔서 그분의 백성들을 거두실 것입니다. 그 날 우리가 그 거룩한 곡간에 들여질 수 있도록, 오늘도 믿음을 지키며, 말씀 안에서 열매 맺는 삶을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주님께서 우리를 알곡으로 기억하시고, 구름 위에서 우리를 기쁨으로 맞이하실 그날을 사모하며, 이 세상 속에서도 변함없이 복음의 진리를 붙들고 살아가는 복된 성도들이 다 되시기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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