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14장 6-7절
“또 보니 다른 천사가 공중에 날아가는데 땅에 거하는 자들 곧 여러 나라와 족속과 방언과 백성에게 전할 영원한 복음을 가졌더라. 그가 큰 음성으로 이르되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그에게 영광을 돌리라 이는 그의 심판의 시간이 이르렀음이니 하늘과 땅과 바다와 물들의 근원을 만드신 이를 경배하라 하더라”(요한계시록 14:6-7)
본문 6절과 7절은 첫 번째 천사가 등장하여 전 인류에게 마지막으로 외치는 ‘영원한 복음’을 통해 하나님의 긍휼과 경고가 동시에 담긴 구속의 메시지를 선포합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이 복음이 ‘영원한 복음’이며, 전하는 자가 사람이 아니라 하늘에서 날아다니는 ‘천사’라는 점입니다. 이것은 복음의 절박함과 보편성을 드러내는 동시에, 하나님의 마지막 자비의 손길이 온 세상 사람들을 향해 뻗어 있음을 증거하는 장면입니다.
먼저 본문 6절을 보면, 천사가 공중에 날아다니며 ‘여러 나라와 족속과 방언과 백성’에게 복음을 전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의 구원의 메시지가 특정 민족이나 특정 지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됩니다. 복음은 인류 전체를 위한 하나님의 사랑의 선언이며, 그 누구도 예외 없이 이 복음의 대상이 됩니다. 바울 사도도 로마서 1장 16절에서 “복음은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됨이라”고 하였습니다. 천사가 전하는 복음은 영원한 복음입니다. 즉, 시대를 초월하고, 문화와 민족을 초월하며, 인간의 모든 경계를 넘어서 전해지는 하나님의 변함없는 생명의 말씀입니다.
그렇다면 이 영원한 복음의 핵심 내용은 무엇입니까? 7절은 천사의 선포를 이렇게 기록합니다.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그에게 영광을 돌리라 이는 그의 심판의 시간이 이르렀음이니 하늘과 땅과 바다와 물들의 근원을 만드신 이를 경배하라.” 이 말씀은 단순한 권고가 아닙니다. 종말의 시간 속에서 울리는 마지막 경고이자, 동시에 마지막 초청입니다.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그에게 영광을 돌리라’는 말씀은 전도서 12장 13절에서 전도자가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명령을 지킬지어다 이것이 사람의 본분이니라”고 한 것처럼, 인간의 존재 목적과 책임을 상기시키는 복음의 핵심입니다.
하나님을 두려워한다는 것은 단순히 공포나 두려움의 감정이 아니라,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인식하고 그분 앞에 겸손히 나아가는 경외심입니다. 이것은 곧 그분의 주권을 인정하고, 그분의 뜻에 복종하며 살아가야 함을 뜻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영광을 돌리는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본문은 이렇게 선언합니다. “이는 그의 심판의 시간이 이르렀음이니…” 하나님께서 만물을 창조하셨을 뿐만 아니라, 이제 곧 이 세상을 심판하실 심판주로 임하신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복음을 구원의 기쁜 소식으로만 생각할 수 있으나, 성경이 말하는 복음은 항상 심판의 경고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구원은 심판으로부터의 구원이기 때문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이 복음의 중심이라면, 그것은 단지 사랑과 용서만이 아니라, 죄에 대한 하나님의 공의와 심판이 그 안에 전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요한계시록이 우리에게 주는 복음은 단지 안락함이나 위로에 머물지 않고, 분명한 회개의 촉구와 결단을 요구하는 말씀입니다. 천사는 단호하게 외칩니다. “하늘과 땅과 바다와 물들의 근원을 만드신 이를 경배하라.” 이는 하나님의 창조주 되심을 인정하고, 그분께 예배와 찬양을 드리라는 초청입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피조물은 섬기고, 창조주는 무시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언제나 창조신앙 위에 복음을 세웁니다. 로마서 1장에서 바울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창조하신 것을 보며도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지 않았다고 고발합니다. 그러므로 천사의 메시지는 이 모든 왜곡된 세상 속에 하나님의 질서를 다시 회복시키는 외침이며, 마지막 경고입니다.
이 복음은 단지 불신자들에게만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오늘날 교회를 다니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울려 퍼지는 복음입니다. 우리도 여전히 하나님을 경외하며 살고 있는가? 우리도 여전히 그분께 영광을 돌리는 삶을 살고 있는가? 우리가 믿음의 경계를 넘어서 세상과 타협하고, 피조물을 숭배하며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가? 천사의 음성은 지금도 성도된 우리를 향해 “하나님을 두려워하라, 그분께 영광을 돌리라, 그분만을 예배하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또한 이 말씀은 우리에게 복음 전파의 책임을 다시금 일깨워 줍니다. 종말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구원의 기회를 남겨두시며, 그 백성을 부르십니다. 주님께서 마가복음 16장 15절에서 “너희는 온 천하에 다니며 만민에게 복음을 전파하라”고 하신 명령은, 오늘 이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하나님의 명령입니다. 성령께서 임하시면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증인이 되리라 하신 약속(행 1:8)은 지금도 성도들의 삶 속에 실현되어야 할 사명입니다.
그러므로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는 영원한 복음을 가슴에 새기며 살아야 합니다.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그의 이름에 합당한 영광을 돌리고, 그분만을 예배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리고 아직도 복음을 듣지 못한 이웃에게 이 영원한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종말의 시대에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하나님의 심판의 시간이 가까이 다가왔고, 그날에 우리 모두는 그분 앞에 서야 할 것입니다. 그날이 오기 전에, 우리는 깨어 있어야 하며, 복음을 전해야 하며, 우리 자신이 복음 안에서 더욱 거룩하고 경건한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이 영원한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담대히 전파하며, 하나님을 경외함으로 그분께 영광 돌리는 복된 성도들이 되시기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