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12장 5-6절
“여자가 아들을 낳으니 이는 장차 철장으로 만국을 다스릴 남자라 그 아이를 하나님 앞과 그 보좌 앞으로 올려 가더라 여자가 광야로 도망하매 거기서 그들을 양육하기 위하여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곳이 있더라 그들이 거기서 천이백육십일 동안을 양육 받으매라.”
본문을 통해 사도 요한이 환상 가운데 본 **'여자가 낳은 아이'와 '광야로 도망한 여인'**의 의미를 깊이 묵상하고자 합니다. 이 장면은 단지 신비한 환상이 아니라, 구속사 가운데 이루어진 예수 그리스도의 승리와, 그리고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께서 교회를 지키시는 놀라운 섭리를 상징적으로 담고 있습니다.
1. 장차 철장으로 만국을 다스릴 아들
본문 5절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여자가 아들을 낳으니 이는 장차 철장으로 만국을 다스릴 남자라 그 아이를 하나님 앞과 그 보좌 앞으로 올려 가더라.”
이 장면에서 등장하는 아들은 분명히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킵니다. 그분은 마리아에게서 태어나셨고, 십자가를 통해 사탄을 물리치셨으며, 부활과 승천으로 하나님 보좌 우편에 앉아 지금도 통치하고 계십니다. ‘철장’이라는 표현은 시편 2편 9절을 떠올리게 합니다.
“네가 철장으로 그들을 깨뜨리며 질그릇 같이 부수리라 하시도다.”
또한 요한계시록 2장 27절과 19장 15절에서도 이 철장이 예수 그리스도의 통치권임을 분명히 말합니다. 이는 예수님의 통치가 절대적이고 무너지지 않는 권세임을 상징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그리스도께서 단지 하늘의 보좌에 계신 것만이 아니라, 그 권세를 그의 백성들과 함께 나누신다는 것입니다.
요한계시록 2장 26-27절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이기는 그에게는 내가 내 아버지께 받은 권세를 그에게 주리니 그가 철장을 가지고 그들을 다스릴 터이요…”
예수님은 혼자 다스리시는 분이 아니라, 성도들과 함께 왕노릇하시는 주님이십니다. 그러므로 이 아이는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하되, 그의 몸인 교회와 하나님의 백성 전체를 포함한다고 보는 견해도 많은 신학자들에게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교리적 해석이 아니라, 우리가 지금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승리의 권세를 받은 자들이라는 복음의 선언입니다. 사탄이 아무리 교회를 공격하고 핍박할지라도, 그리스도 안에 있는 우리는 결국 보좌 앞으로 올려질 존재입니다.
2. 하나님 보좌 앞으로 올려진 아이 – 그리스도의 승리
‘그 아이를 하나님 앞과 그 보좌 앞으로 올려 가더라’는 말씀은 예수님의 부활과 승천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구절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서 죽으셨으나,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셔서 승천하시고, 지금도 하나님 보좌 우편에 계십니다.
히브리서 1장 3절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이는 하나님의 영광의 광채시요 그 본체의 형상이시라 그의 능력의 말씀으로 만물을 붙드시며 죄를 정결하게 하는 일을 하시고 높은 곳에 계신 위엄의 보좌에 앉으셨느니라.”
이는 단지 예수님의 승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보좌 앞에 올려진 그리스도 안에 있는 성도들도, 결국 하늘에 속한 자로서 영광에 이르게 될 것을 암시합니다. 사탄은 끊임없이 교회를 무너뜨리려 하지만, 교회의 머리 되신 그리스도는 이미 승리하셨고, 그 안에 있는 우리는 무너지지 않습니다.
3. 광야로 도망간 여인 – 보호받는 교회
본문 6절 말씀을 보십시오.
“여자가 광야로 도망하매 거기서 그들을 양육하기 위하여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곳이 있더라 그들이 거기서 천이백육십일 동안을 양육 받으매라.”
아이를 낳은 여자는 용의 공격을 피하여 광야로 도망갑니다. ‘광야’는 성경에서 시험과 시련, 동시에 보호와 훈련의 장소로 자주 등장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 후 40년간 광야에서 하나님의 양육을 받았고, 엘리야도 아합과 이세벨의 박해를 피해 광야로 도망갔으며(왕상 19장), 예수님도 공생애 시작 전에 광야에서 시험을 받으셨습니다(마 4장).
광야는 외롭고 험한 장소 같지만, 실제로는 하나님이 특별히 보호하시는 장소입니다. 하나님은 이 여인을 위해 **“예비하신 곳”**을 마련하셨고, 그곳에서 천이백육십일(42개월, 3년 반) 동안 양육하신다고 하셨습니다. 이 기간은 요한계시록에서 자주 등장하는 숫자로, 교회가 이 땅에서 고난받으나 하나님의 보호 아래 있는 시간을 의미합니다(참조: 계 11:2-3, 13:5). 즉, 지금 이 시간도 교회는 광야에 있는 것입니다. 고난과 핍박 속에서도 하나님은 우리를 숨겨주시고, 먹이시고, 이끄시는 보호의 손길로 함께하십니다.
4. 우리의 현실과 소망
이 땅에서 교회는 종종 연약해 보입니다. 조롱당하고, 무시당하며, 핍박받는 모습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늘에서는 철장으로 만국을 다스릴 권세를 받은 교회, 그리고 하나님의 보호 아래 광야에서 양육받는 교회입니다.
사탄은 오늘도 여전히 공격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는 이미 보좌에서 쫓겨난 패잔병이며,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과 승천은 그에게 결정적인 패배를 안겨주었습니다. 우리는 광야 같은 이 세상에서 고통을 겪을 수 있으나, 하나님은 우리를 결코 홀로 두시지 않습니다.
보좌의 승리, 광야의 보호
예수 그리스도는 철장으로 만국을 다스릴 왕이시며, 그분은 보좌 앞에 계시고, 그분 안에 있는 교회는 사탄의 어떤 공격에도 무너지지 않으며, 광야 같은 세상 속에서도 하나님의 섭리 아래 양육받고 보호받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삶이 고난과 혼돈 가운데 있다 해도, 우리는 결코 낙심하지 말아야 합니다. 광야에도 하나님의 은혜는 흐릅니다. 보좌 앞에도 우리 이름은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결국 그리스도와 함께 다스릴 자들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승리하셨고, 우리는 그 승리 안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