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요한계시록 123-4

하늘에 또 다른 이적이 보이니 보라 한 큰 붉은 용이 있어 머리가 일곱이요 뿔이 열이라

그 여러 머리에 일곱 면류관이 있는데 그 꼬리가 하늘의 별 삼분의 일을 끌어다가 땅에 던지더라

용이 해산하려는 여자 앞에서 그가 낳으면 그 아이를 삼키고자 하더라.”

 

본문을 통해 사도 요한이 환상 중에 본 또 다른 이적”, 곧 붉은 용의 출현과 그 용이 여자의 아들을 삼키려는 영적 전쟁의 시작을 함께 묵상하고자 합니다. 이 본문은 단순한 환상이 아닙니다. 이 장면은 하늘과 땅을 무대로 벌어지는 거대한 구속사의 충돌, 곧 하나님의 백성과 사탄의 세력 간의 치열한 싸움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싸움은 단지 옛날 이야기나 상징에 그치지 않고, 오늘날 우리 믿음의 삶과도 깊이 연결되어 있는 말씀입니다.

 

1. 하늘에 보인 또 다른 이적, 붉은 용의 실체

 

본문 3절에서 요한은 또 다른 이적을 보았다고 말합니다.

하늘에 또 다른 이적이 보이니 보라 한 큰 붉은 용이 있어 머리가 일곱이요 뿔이 열이라

그 여러 머리에 일곱 면류관이 있는데” (12:3)

이 붉은 용은 성경 전체에서 하나님을 대적하는 대표적인 상징입니다. 이사야, 시편, 욥기, 에스겔, 아모스 등에서는 이 존재를 리워야단’, ‘라합’, ‘바다의 괴물’, ‘큰 뱀등으로 불렀으며, 그 본질은 혼란과 파괴, 교만과 반역의 상징입니다(참조: 26:13; 74:13-14; 27:1; 29:3).

 

요한계시록 129절은 이 붉은 용이 누구인지 명확하게 밝힙니다.

큰 용이 내쫓기니 옛 뱀 곧 마귀라고도 하고 사탄이라고도 하며 온 천하를 꾀는 자라 땅으로 내쫓기니 그의 사자들도 그와 함께 내쫓기니라.”

 

이 용은 사탄, 곧 하나님의 대적이며, 세상을 미혹하는 자입니다. 그런데 이 사탄의 묘사가 매우 인상적입니다. 머리가 일곱이고, 뿔이 열 개이며, 그 머리마다 면류관을 쓰고 있습니다. 이러한 표현은 다니엘서 7장에 등장하는 짐승의 묘사에서 비롯된 것입니다(7:7-24). 그 당시 로마 제국의 황제들이 절대권력을 가지고 통치하던 모습과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사탄은 자신의 권세를 인간의 제국과 제도, 정치와 권력을 통해 역사하기 때문입니다.

 

일곱 머리와 열 뿔은 완전하고 전방위적인 영향력을 지닌 듯 보이는 악의 세력, 그리고 일곱 면류관은 스스로 왕노릇하려는 교만한 권위를 의미합니다. 그러나 이 왕관은 진정한 왕권이 아니라 거짓된 왕권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주시는 생명의 면류관(2:10)과는 다른, 부패하고 일시적인 권세입니다.

 

2. 붉은 용의 공격: 하늘의 별을 땅에 던지다

 

3절 후반과 4절 전반에는 다음과 같은 장면이 나옵니다.

그 꼬리가 하늘의 별 삼분의 일을 끌어다가 땅에 던지더라.”

여기서 하늘의 별은 종종 천사들을 상징합니다(38:7, 1:20 참조). 이 표현은 사탄이 타락할 때 함께 타락한 천사들, 곧 악한 영들의 무리를 말하는 것으로 이해됩니다(참조: 유다서 1:6, 벧후 2:4).

 

이 장면은 단지 과거의 타락 사건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까지도 계속되는 사탄의 역사, 곧 사람들을 하나님에게서 멀어지게 하려는 영적 공격의 실체를 상징합니다. 사탄은 권세를 사용해 하늘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땅의 혼란을 조장합니다. 그는 거짓을 통해, 세상의 권력과 문화와 제도를 통해, 성도들의 믿음을 흔들고 하나님의 백성들을 넘어뜨리려 합니다.

 

3. 용이 해산하려는 여자의 아이를 삼키려 하다

 

이제 4절 후반부에서 붉은 용의 목적이 드러납니다.

용이 해산하려는 여자 앞에서 그가 낳으면 그 아이를 삼키고자 하더라.” (12:4)

 

이 장면은 한편으로는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과 그에 대한 사탄의 공격을 의미합니다. 헤롯 왕이 유대 베들레헴에 사는 사내아이들을 죽이려 한 사건은 그 대표적인 역사적 실례입니다(마태복음 2:16 참조). 또한 이 장면은 모든 시대의 교회를 향한 사탄의 공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사탄은 교회를 해산하는 여인처럼 보이게 만들고, 그 안에서 태어나는 복음의 열매, 성도의 믿음, 하나님의 자녀들을 삼키려는 목적을 가지고 끊임없이 공격합니다.

 

그러나 놀라운 사실은, 사탄의 그 모든 공격은 결국 실패로 돌아간다는 것입니다. 요한계시록 125절은 그 아이가 하나님 보좌 앞으로 들려 올라가며, 사탄은 땅으로 쫓겨나고, 교회는 광야로 도피하여 하나님의 보호 가운데 살아가는 그림을 보여줍니다.

 

4. 오늘날 교회를 향한 사탄의 미혹과 성도의 자세

 

사탄은 오늘날도 붉은 용처럼 교묘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거짓 이념, 우상숭배, 세속주의, 물질주의, 쾌락주의그는 여전히 하늘의 별들곧 하나님의 백성들을 땅으로 떨어뜨리려 하고, 교회 안에서 태어나는 생명의 아이들을 삼키려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두려워할 이유가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미 이렇게 선포하셨습니다.

이것을 너희에게 이르는 것은 너희로 내 안에서 평안을 누리게 하려 함이라 세상에서는 너희가 환난을 당하나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 (요한복음 16:33)

 

그리고 사도 바울은 이렇게 말합니다.

너희 발 아래에서 사탄을 속히 상하게 하시리라.” (로마서 16:20)

 

그러므로 오늘 우리가 해야 할 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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