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10장 1절–3절

내가 또 보니 힘 센 다른 천사가 구름을 입고 하늘에서 내려오는데 그 머리 위에 무지개가 있고 그 얼굴은 해 같고 그 발은 불기둥 같으며 그 손에는 펴 놓인 작은 두루마리를 들고 그 오른 발은 바다를 밟고 왼 발은 땅을 밟고 사자가 부르짖는 것 같이 큰 소리로 외치니 그가 외칠 때에 일곱 우레가 그 소리를 내어 말하더라


요한계시록은 많은 상징과 환상으로 가득한 말씀입니다. 그 가운데 하나님께서 요한에게 보여주신 환상 속에서 ‘힘센 다른 천사’가 등장하고, 그 천사의 손에는 ‘펴놓인 작은 책’이 있습니다. 이 짧은 세 절 안에는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영적인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요한계시록 10장 1절의 말씀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내가 또 보니 힘센 다른 천사가 하늘에서 내려오는데 구름을 입고 그 머리 위에는 무지개가 있고 그 얼굴은 해 같고 그 발은 불기둥 같으며.” 이 장면은 매우 인상적이며 위엄이 넘치는 묘사입니다. ‘힘센 다른 천사’라는 표현에서 우리는 먼저 이 존재가 누구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이 천사가 “구름을 입고” 있다는 표현은 구약성경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하는 표현과 일치합니다. 출애굽기 16장 10절은 이렇게 말합니다. “아론이 온 회중에게 말할 때에 그들이 광야를 바라보니 여호와의 영광이 구름 속에 나타나더라.” 또한 시편 104편 3절은 “구름으로 자기 수레를 삼으시고 바람 날개로 다니시며”라고 하여 하나님의 위엄 있는 행하심을 표현합니다.


그렇다면 이 천사가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것인가, 아니면 실제 천사적 존재인가 하는 질문에 대해 많은 학자들이 논의하였습니다. 어떤 학자들은 이 천사가 그리스도라고 해석하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그 얼굴이 해같이 빛나며, 발이 불기둥 같다는 표현이 요한계시록 1장 15절과 16절에서 예수님을 묘사한 것과 매우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그의 발은 풀무불에 달려난 빛난 주석 같고 그의 음성은 많은 물소리와 같으며 … 그 얼굴은 해가 힘있게 비치는 것 같더라.” 이러한 묘사는 분명 그리스도의 영광스러움을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견해는 이 존재가 예수님이 아니라, 하나님께로부터 특별한 사명을 받은 실제 천사로 보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성경은 예수님을 천사와 동일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히브리서 1장 5절은 말씀합니다. “하나님께서 어느 때에 천사 중 누구에게 너는 내 아들이라 하셨으며 나는 오늘 너를 낳았다 하셨느냐.” 또한 요한계시록 8장 3절에서도 “또 다른 천사가 와서 제단 곁에 서서 금 향로를 가지고 많은 향을 받았으니”라고 하여 예수님이 아닌, 하나님의 사역을 맡은 천사들이 있음이 분명히 드러납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할 때, 요한계시록 10장에 나오는 이 ‘다른 천사’도 천사적 존재로 보는 것이 신학적으로 더 타당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천사는 머리 위에 무지개를 이고 있었습니다. 무지개는 창세기 9장 13절에서 처음 등장합니다. “내가 내 무지개를 구름 속에 두었나니 이것이 나와 땅 사이의 언약의 증거니라.” 무지개는 하나님께서 다시는 물로 세상을 멸하지 않겠다고 하신 약속의 증표입니다. 따라서 이 무지개는 하나님의 심판 중에도 은혜와 자비, 그리고 언약의 신실하심이 항상 동반된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또한 천사의 얼굴이 해 같다는 것은, 이 존재가 하나님의 영광을 반사하는 자임을 뜻합니다. 출애굽기 34장 29-35절에서는 모세가 하나님을 대면한 후 얼굴에 광채가 났던 장면이 나옵니다. “모세가 증거의 두 판을 모세 손에 들고 신의 산에서 내려오니 그가 산에서 내려올 때에 모세는 자기가 여호와와 말하였으므로 얼굴 피부에 광채가 나나 깨닫지 못하였더라”(출 34:29).


더불어 그 발이 불기둥 같다는 표현은 출애굽기 13장 21절과 연결됩니다. “여호와께서 그들 앞에서 가시며 낮에는 구름 기둥으로 그들의 길을 인도하시고 밤에는 불 기둥을 그들에게 비추사.”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보호하심을 상징하는 이 불기둥은, 요한계시록에서는 심판의 권위와 하나님의 공의로 나타납니다. 이 천사는 단지 말로만 하나님의 뜻을 전달하는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의 임재와 권위를 그대로 드러내는 존재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제 2절 말씀을 살펴보면, “그 손에는 펴 놓인 작은 책을 들고 그 오른발은 바다를 밟고 왼발은 땅을 밟고.” 여기서 우리는 ‘펴 놓인 작은 책’에 주목해야 합니다. 이 장면은 에스겔서 2장 9절부터 3장 3절까지의 장면과 유사합니다. 에스겔서 3장 1-3절에서 이렇게 말씀합니다. “인자야 너는 발견한 것을 먹으라 너는 이 두루마리를 먹고 가서 이스라엘 족속에게 말하라 하시기로 … 내가 그것을 내 입에 넣으니 그것이 내 입에서 달기가 꿀 같더라.” 이처럼 하나님께서 선지자에게 책을 먹으라고 명하시는 장면은,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 내면화하고 그것을 세상에 선포하라는 사명으로 연결됩니다.


요한계시록 10장에서 ‘펴 놓인 작은 책’이라는 표현은 매우 상징적인 의미를 지닙니다. 이미 펴 놓여 있다는 것은 이 책에 담긴 계시가 봉인되어 있지 않고, 이제 그 내용이 드러날 준비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요한계시록 5장 1절에서 등장한 ‘일곱 인으로 봉한 책’과 대조됩니다. “내가 보니 보좌에 앉으신 이의 오른손에 두루마리가 있으니 안팎으로 썼고 일곱 인으로 봉하였더라.” 그 책은 오직 어린 양이신 예수 그리스도만이 열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이 작은 책은 펴져 있으며, 그 안의 말씀이 곧 성취될 것을 암시합니다.


요한계시록 10장 11절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그가 내게 말하기를 네가 많은 백성과 나라와 방언과 임금에게 다시 예언하여야 하리라 하더라.” 이 말씀은 작은 책의 내용이 단지 개인적인 계시가 아니라, 전 세계를 향한 하나님의 뜻, 특히 다가올 심판과 구원의 메시지임을 알려줍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작은 책이 곧 요한계시록 11장 이후에 전개될 예언의 말씀 전체를 포함한다고 보는 것이 가장 설득력 있는 해석이라 하겠습니다.


이 말씀을 통해 우리는 두 가지 중요한 교훈을 얻게 됩니다. 

첫째, 하나님은 지금도 주권적으로 세상을 다스리시며, 그의 뜻을 천사들을 통해 이루고 계신다는 것입니다. 

둘째, 하나님의 말씀은 결코 감추어지지 않고, 이제 모든 이들에게 선포되어야 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작은 책은 펼쳐져 있으며,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 있으며 능력이 있습니다. 히브리서 4장 12절은 우리에게 이렇게 선언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활력이 있어 좌우에 날선 어떤 검보다도 예리하여 혼과 영과 및 관절과 골수를 찔러 쪼개기까지 하며 또 마음의 생각과 뜻을 판단하나니.”


하나님의 말씀을 마음에 품고, 우리가 받은 계시를 세상 가운데 담대히 선포하며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하나님의 약속은 무지개와 같고, 그의 영광은 해처럼 밝으며, 그의 인도하심은 불기둥과 같이 우리 삶을 밝히 인도하십니다. 그 천사가 손에 들고 있는 책은 곧 하나님의 뜻이며, 그 뜻을 우리는 믿음으로 받아야 할 것입니다. 오늘도 우리에게 계시된 말씀 앞에 무릎 꿇고 순종하며, 다시 오실 주님을 소망하며 나아가시는 모든 성도님들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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