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라 3장 7-9절

이에 석수와 목수에게 돈을 주고 또 시돈 사람과 두로 사람에게 먹을 것과 마실 것과 기름을 주고 바사 왕 고레스의 명령대로 백향목을 레바논에서 욥바 해변까지 운송하게 하였더라 예루살렘에 있는 하나님의 성전에 이른 지 이 년 둘째 달에 스알디엘의 아들 스룹바벨과 요사닥의 아들 예수아와 다른 형제 제사장들과 레위 사람들과 무릇 사로잡혔다가 예루살렘에 돌아온 자들이 공사를 시작하고 이십 세 이상의 레위 사람들을 세워 여호와의 성전 공사를 감독하게 하매 이에 예수아와 그의 아들들과 그의 형제들과 갓미엘과 그의 아들들과 유다 자손과 헤나닷 자손과 그의 형제 레위 사람들이 일제히 일어나 하나님의 성전 일꾼들을 감독하니라

이 본문은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온 이스라엘 백성들이 예루살렘에 정착한 이후, 본격적으로 성전 재건을 준비하는 장면을 담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집을 다시 세우기 위한 그들의 준비는 단순한 건축 작업이 아니라,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를 회복하는 거룩한 과정이었습니다.

이 장면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중요한 영적 교훈을 줍니다. 하나님 나라를 세우고 교회를 세워가는 일은 준비 없이 이뤄질 수 없습니다. 그것은 신앙의 결단과 질서 있는 계획, 그리고 헌신이 필요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준비 과정을 통해, 우리는 오늘 하나님의 집을 준비하는 믿음의 자세가 어떤 것인지 배울 수 있습니다.

1. 정직하고 질서 있게 준비하는 자세 (7절)

“석수와 목수에게 돈을 주며, 또 시돈 사람과 두로 사람에게 먹을 것과 마실 것과 기름을 주고, 바사 왕 고레스의 허락을 따라 레바논에서 욥바 해변까지 백향목을 가져오게 하였더라.” (7절)

먼저, 이스라엘 백성은 성전 재건을 위해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준비를 합니다. 석수와 목수들에게 임금을 주어 일하게 하고, 재료를 얻기 위해 시돈과 두로 사람들에게 식량과 기름을 제공하며 거래를 진행합니다. 이는 과거 솔로몬이 성전을 지을 때의 방식과 유사합니다(대하 2:10).

이 대목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이들이 성전이라는 거룩한 장소를 짓는다고 해서 무리하거나 억지로 요구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오히려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며 공사를 준비합니다. 하나님을 위한 일이라고 해서 사람의 수고를 가볍게 여기지 않고, 질서 있게 정직하게 준비한 것입니다. 성도의 봉사와 헌신도 이와 같아야 합니다. 억지나 감정이 아니라, 질서와 사랑과 존중으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준비는 바사 왕 고레스의 조서를 근거로 진행되었습니다. 당시 고레스는 유다 백성에게 성전 건축을 허락했을 뿐 아니라, 필요한 것들을 제공하라는 명령도 내렸습니다(에스라 1:2-4). 비록 고레스는 이방 왕이었지만, 하나님은 세상의 권세자도 당신의 뜻을 이루는 도구로 사용하시는 분이십니다. 우리는 세상의 구조나 제도를 무조건 거부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도구로 사용할 수 있는 통찰과 지혜가 있어야 합니다.

2.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며 충성스럽게 준비하는 자세 (8절)

“예루살렘에 있는 하나님의 성전에 이른지 이년 둘째 달에 스알디엘의 아들 스룹바벨과 예수아... 역사를 시작하고...” (8절)

이스라엘 백성은 예루살렘에 도착한 후 곧바로 성전 건축을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도착한 첫해 7월에 제단을 세우고 절기를 지킨 후, 이듬해 2월이 되어서야 성전 공사를 시작합니다. 약 6개월 동안 그들은 준비와 정돈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것은 우리에게 하나님의 일을 서두르지 않고, 하나님의 때에 맞추어 준비하는 지혜를 가르쳐 줍니다. 그들은 무턱대고 돌을 쌓거나 벽을 올리지 않았습니다. 기초를 다지고, 사람을 세우고, 자재를 준비하고, 그리고 마음을 가다듬었습니다. 이는 오늘날 교회 사역을 준비하는 우리의 모습과도 같습니다. 하나님의 일을 한다고 하면서 준비 없이 급하게 서두르면 하나님의 영광이 가려질 수 있습니다.

고린도전서 4장 2절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맡은 자들에게 구할 것은 충성이니라.” 하나님의 일은 탁월함이 아니라 충성됨으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때로는 조용히 준비하는 시간이 더 중요합니다. 바로 그 시간 속에서 하나님은 우리의 믿음과 중심을 다듬고 계십니다.

3. 하나님의 일꾼들을 세워 함께하는 자세 (9절)

“예수아와 그의 자손과 그의 형제들과 갓미엘과 그의 자손과 유다 자손과 헤나닷 자손과 그들의 자손과 그 형제 레위 사람들이 함께 일어나 하나님의 성전 일꾼들을 감독하니라.” (9절)

성전 건축이 시작되자, 특별히 레위 사람들, 즉 하나님의 일을 위해 부름받은 자들이 공사의 감독자로 세워집니다. 이들은 단순한 기술자나 일꾼이 아니라, 하나님의 일을 책임지고, 순결하게 감당할 사람들이었습니다. 본문에 나타난 20세 이상의 레위 사람들은 율법의 원래 기준(30세 또는 25세)보다 다소 낮은 연령이었지만, 당시의 필요와 상황에 따라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사용하셨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또 하나의 중요한 교훈을 얻습니다. 하나님의 일은 결코 혼자서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각자가 자신의 자리에서 함께 일어나 하나님의 성전을 섬기기 위해 연합합니다. 이것이 바로 교회의 모습이며, 하나님 나라의 원리입니다. 고린도전서 12장에서 바울은 교회를 몸으로 비유하면서 모든 지체가 서로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성전 재건은 그 누구 한 사람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함께 마음을 모아, 함께 준비하고, 함께 헌신한 공동체의 믿음의 열매였습니다. 오늘 우리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목회자, 장로, 집사, 평신도 할 것 없이 모두가 하나 되어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함께 일하는 교회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결론

에스라 3장 7-9절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집을 준비하는 믿음의 자세를 다시 돌아보게 됩니다. 그것은 정직하게 준비하는 자세요,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며 충성스럽게 순종하는 자세이며, 공동체가 하나 되어 일하는 자세입니다.

우리 삶의 중심에 하나님의 집을 세우는 일은 지금 이 시대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 집을 세우기 위해 마음을 준비한 자들, 헌신된 자들,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자들을 사용하십니다.

오늘도 우리는 주님 앞에 이렇게 고백해야 할 것입니다. “주여, 저로 하여금 당신의 집을 세우는 일에 쓰임 받는 자가 되게 하소서. 정직하고, 충성되며, 연합하는 일꾼이 되게 하소서.”

이 고백이 우리 모두의 신앙이 되고, 우리의 삶과 사역 속에 실현되어 하나님의 집이 더욱 견고하게 세워지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