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라 3장 1-6절

“일곱째 달이 이르러 이스라엘 자손이 각자의 성읍에 거주하였더니, 그때에 모든 백성이 일제히 예루살렘에 모였더라.” (에스라 3:1)


본문은 포로 생활에서 돌아온 이스라엘 백성들이 예루살렘에 다시 모여 하나님을 예배하며 신앙 회복의 첫걸음을 내딛는 장면입니다. 이 장면은 단지 과거의 한 역사적 사건이 아니라, 오늘날 우리가 신앙적으로 무너졌을 때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지를 분명히 보여주는 귀한 본문입니다.


먼저, 본문 1절은 “일곱째 달이 이르러”라고 말하며 시점을 분명히 제시합니다. 이 ‘일곱째 달’은 히브리력으로 티슈리월로, 태양력으로는 9~10월경에 해당합니다. 이 시기는 유대인의 달력 가운데 매우 중요한 절기들이 집중되어 있는 달입니다. 나팔절(신년절), 속죄일, 그리고 초막절(장막절)이 이 시기에 지켜졌습니다. 다시 말해, 이스라엘 신앙의 절정이 되는 절기들이 포함된 달에, 백성들이 일제히 예루살렘에 모였다는 것은 그들이 다시 신앙의 중심을 회복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표현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이들이 먼저 선택한 것은 성전 건축이 아니라 ‘제단’ 회복이었다는 사실입니다. 2절을 보면, 여호사닥의 아들 예수아와 스알디엘의 아들 스룹바벨과 그 형제들이 나서서 하나님의 사람 모세의 율법에 따라 번제를 드릴 수 있도록 제단을 세웠습니다. 성전은 아직 지어지지 않았지만, 그들은 먼저 제단을 쌓고 하나님 앞에 예배를 회복하는 일에 우선순위를 두었습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영적 원리를 보여줍니다. 외적인 환경이 준비되지 않았더라도, 예배는 즉시 시작될 수 있으며, 예배는 어떤 상황에서도 반드시 드려야 할 신앙의 핵심이라는 사실입니다. 우리의 삶이 무너졌다고 해서, 성전이 없다고 해서 예배를 미룰 수 없습니다. 오히려 모든 것을 잃었을 때야말로, 우리는 더 간절하게 하나님 앞에 나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3절을 보면, 백성들이 제단을 세운 이유 가운데 하나는 “그들이 그 사면의 백성을 두려워함” 때문이었다고 말합니다. 당시 돌아온 유다 백성은 소수였고, 그 주변에는 그들을 좋지 않게 보는 이방 족속들이 가득했습니다. 이들은 정치적으로나 종교적으로 위협이 되는 존재들이었습니다. 그러나 백성들은 그런 두려움 속에서 도망가지 않고, 오히려 하나님 앞에 더욱 가까이 나아갑니다. 제단을 세우고, 그 터 위에 아침과 저녁으로 번제를 드리는 일에 더욱 힘썼습니다.


믿음의 사람은 두려움 속에서 하나님을 더 의지하는 자입니다. 세상은 우리를 위협하고, 믿음을 조롱하며, 수많은 혼합된 가치와 거짓 신앙을 들이밀지만, 하나님의 사람은 오직 주님 앞에 무릎 꿇고, 말씀대로 순종하며, 예배로 응답합니다. 시편 18편 1-6절에서 다윗은 고백합니다. “여호와는 나의 반석이시오 나의 요새시라... 내가 환난 중에서 여호와께 아뢰며 나의 하나님께 부르짖었더니...”


4절부터는 이스라엘 자손이 하나님께 어떤 예배를 드렸는지를 기록합니다. 그들은 초막절을 지켰고, 날마다 정한 수대로 번제를 드렸습니다. 절기대로, 규례대로, 기록된 율법대로, 그들은 하나님 앞에 정성스럽게 예배드렸습니다. 이 장면은 그들이 단순히 감정에 휘둘린 임시방편의 예배가 아니라, 말씀에 근거한 신앙 회복의 길을 걸어가고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5절과 6절을 보면, 그들은 ‘자원하는 예물’을 즐거이 드리고, 또 날마다 드려야 할 번제를 드리며, 예배의 삶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갔습니다. 이는 우리가 예배를 드릴 때 형식과 외형에만 의존하지 않고, 기쁨과 자발성, 지속성이 함께 있어야 함을 보여주는 말씀입니다. 특히 6절에서는 성전 지대가 아직 놓이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제단 위에 번제를 드렸다고 말씀합니다. 건물이 완공되지 않아도, 예배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오늘날 교회 건물이 있어야만 예배가 드려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 살아 있고, 주님의 임재를 사모하는 백성이 있다면 어디서든 예배가 회복될 수 있습니다. 예배는 우리의 상황이 아니라, 우리의 중심과 태도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포로에서 돌아온 후에도 외적 회복보다 영적 회복을 먼저 추구했다는 사실에서 큰 도전을 받습니다. 그들은 성전을 먼저 짓기 전에,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제단을 쌓고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그 예배는 그들 삶의 중심이 되었고, 모든 회복의 시작점이 되었습니다.


이 말씀을 통해 우리 신앙의 가장 기본이자 출발점이 무엇인지를 다시 돌아보게 됩니다. 바로 예배입니다.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이 먼저이고, 예배의 회복이 우선입니다. 우리가 예배에 실패하면, 아무리 많은 사역과 활동이 있어도 영적인 능력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예배가 살아나면, 무너졌던 삶도, 병든 공동체도, 다시 살아날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인생의 어떤 상황에서도 먼저 제단을 쌓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환경이 어려워도, 앞날이 불투명해도, 사면이 원수들로 둘러싸여 있어도, 제단은 쌓아야 하고, 예배는 드려야 하며, 말씀대로 순종해야 합니다.


오늘 우리 마음에 다시 제단이 회복되기를 소망합니다. 마음 깊은 곳에서 하나님께 드려지는 진실한 예배, 말씀대로 살고자 하는 결단, 기쁨으로 자원하여 드리는 믿음의 헌신이 회복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 회복이 가정으로, 교회로, 우리 공동체 전체로 확장되어,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 가운데 아름답게 세워지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


말씀을 마치며, 우리가 늘 기억해야 할 한 가지는 이것입니다. 회복은 성전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제단에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제단은 오늘, 이 자리에서도 세울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여러분의 심령 가운데, 가정 가운데, 교회 가운데 하나님의 임재를 위한 제단이 다시 쌓여지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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