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9장 13-14절
“여섯째 천사가 나팔을 불매 내가 들으니 하나님 앞 금단 네 뿔에서 한 음성이 나서 나팔을 가진 여섯째 천사에게 말하기를 큰 강 유브라데에 결박한 네 천사를 놓아 주라 하더라.” (요한계시록 9:13-14)
본문은 매우 상징적이고도 깊은 의미를 담고 있는 구절입니다. 하나님 앞 금단에서 울려 나온 음성, 그리고 유브라데 강에 결박된 네 천사에 대한 이 계시는 단순한 환상이 아니라, 성도들의 기도에 응답하시는 하나님의 공의와 심판, 그리고 마지막 때를 향한 하나님의 뜻을 담고 있는 강력한 메시지입니다.
본문 13절을 보면, 여섯째 천사가 나팔을 불었을 때, 사도 요한은 “하나님 앞 금단 네 뿔에서 한 음성이 나는 것을 들었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먼저 주목해야 할 것은 이 ‘금단’, 즉 금향단의 정체입니다. 요한계시록 8장 3절에서도 우리는 이 금향단을 본 적이 있습니다. “또 다른 천사가 와서 제단 곁에 서서 금향로를 가지고 많은 향을 받았으니 이는 모든 성도의 기도와 합하여 보좌 앞 금단에 드리고자 함이라.” 이 말씀을 통해 우리는 금단이 단지 예배의 장치가 아니라, 성도들의 기도가 하나님께 상달되는 장소임을 알 수 있습니다.
금단은 성도들의 간절한 부르짖음이 드려지는 곳입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백성들의 기도를 들으시는 자리요, 응답하시는 장소입니다. 특히 요한계시록 6장 10절에서는 순교자들이 제단 아래에서 “대주재여 거룩하고 참되신 이여, 땅에 거하는 자들을 심판하여 우리 피를 갚아 주지 아니하시기를 어느 때까지 하시려 하나이까”라고 울부짖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 기도에 대한 응답이 오늘 본문에서 드디어 울려 나오는 것입니다. 금단에서 들린 음성은 단순한 나팔 소리가 아니라, 하나님의 응답, 하나님의 행동 개시입니다. 이제 하나님께서 침묵을 거두시고, 마침내 심판의 역사에 돌입하시는 시점입니다.
또한 본문에서 음성이 난 장소가 단순히 향단이 아니라 **“하나님 앞 금단의 네 뿔”**이라고 기록된 것은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뿔’은 성경에서 종종 권세와 힘을 상징합니다(시편 18:2, 스가랴 1:18 참조). 따라서 네 뿔은 보편적이며 전능한 하나님의 통치 권세를 나타냅니다. 그 뿔에서 나온 음성은 하나님의 절대적인 주권에 근거한 명령이며, 결코 인간의 뜻이나 자연적 흐름에 의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따라 이루어지는 결정적인 역사입니다.
한편 어떤 학자들은 이 네 뿔이 네 복음서를 상징한다고 해석하기도 합니다. 복음서의 말씀과 진리가 세상을 향해 경고하며, 하나님의 공의가 드러나는 도구가 되었다는 해석입니다. 이는 곧 말씀 자체가 심판의 기준이 된다는 의미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요한복음 12장 48절에서 예수님은 “나를 저버리고 내 말을 받지 아니하는 자를 심판할 이가 있으니 곧 내가 한 그 말이 마지막 날에 그를 심판하리라”고 하셨습니다. 말씀은 구원의 기준일 뿐만 아니라, 최후 심판의 기준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이 금단에서 나온 음성의 실질적인 내용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유브라데 강에 결박된 네 천사를 놓아 주라”는 명령이었습니다. 유브라데 강은 성경에서 항상 이스라엘의 경계선, 또는 적대 세력의 상징으로 나타납니다. 구약에서는 앗수르와 바벨론과 같은 강대국들이 유브라데 강 너머에서 침략해 왔고, 신약 시대에도 이 지역은 하나님 백성을 위협하는 외적 세력의 상징이었습니다. 따라서 유브라데 강에 결박된 네 천사란 단순한 천사가 아니라, 하나님의 허락에 따라 심판을 위해 잠시 묶여 있었던 심판의 사자들입니다.
이 천사들이 이제 풀려나 심판을 집행하게 된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정해진 때에, 정해진 목적을 위해, 정해진 도구를 통해 당신의 공의와 진노를 실행하신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이는 성경 전체를 통해 일관되게 드러나는 하나님의 속성입니다. 전도서 3장 1절은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 만사가 다 때가 있나니”라고 말씀하며, 하나님께서는 그 때가 이를 때까지 참고 계시다가, 마침내 당신의 계획을 실행에 옮기십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은 결국 성도들의 기도에 대한 응답으로 나타납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들의 눈물과 탄식을 외면하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그 기도를 기억하시고, 반드시 응답하십니다. 요한계시록 8장 4절에서 성도들의 기도가 향기처럼 금단에서 올라가는 장면은, 우리의 작은 기도도 결코 헛되지 않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지금도 하나님은 그 금단 앞에 기도를 쌓는 자들을 기억하시고, 응답하십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이 시대도 수많은 불의와 혼란 속에 있습니다. 교회는 공격받고, 성도는 핍박받으며, 진리는 왜곡되고, 악한 자는 오히려 형통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오늘 이 말씀은 분명히 말합니다. 하나님은 침묵하지 않으시며, 그분은 지금도 금단 앞에서 들려오는 기도를 듣고 계시고, 반드시 응답하신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더욱 담대히 기도해야 합니다. 히브리서 4장 16절은 말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긍휼하심을 받고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얻기 위하여 은혜의 보좌 앞에 담대히 나아갈 것이니라.” 우리는 하나님의 보좌 앞, 금단 앞에 언제든 나아갈 수 있는 자격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드리는 기도가 곧 하늘 문을 열고, 하나님의 뜻이 이 땅에 이루어지게 하는 능력이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 앞 금단의 네 뿔에서 울린 그 음성은 이제 더 이상 주저하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선언이며, 성도들의 기도에 대한 응답이며, 악한 세력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의 시작입니다. 이 음성은 순교자의 눈물에 대한 응답이고, 고난 속에서 드려진 기도의 열매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오늘 이 말씀 앞에서 다시금 믿음을 굳건히 하고, 하나님 앞에 나아가 기도하며 기다리는 자들이 되어야 합니다.
주님께서 정하신 때, 주님의 음성은 반드시 울릴 것입니다. 그리고 그날, 악은 심판을 받고, 하나님의 백성은 영광 가운데 서게 될 것입니다. 그날을 소망하며, 오늘도 기도의 향을 금단에 올려드리는 복된 성도님들이 다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