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9장 7-10절
“황충들의 모양은 전쟁을 위하여 예비한 말들 같고 그 머리에는 금 같은 면류관 비슷한 것을 썼으며 그 얼굴은 사람의 얼굴 같고 또 여자 같은 머리털이 있고 그 이는 사자의 이 같으며 또 철 흉갑 같은 흉갑이 있고 그 날개들의 소리는 병거와 많은 말들이 전쟁터로 달려 들어가는 소리 같으며 또 전갈과 같은 꼬리와 쏘는 살이 있어 다섯 달 동안 사람들을 해하는 권세가 있더라.” (요한계시록 9:7-10)
요한계시록을 읽을 때 종종 난해한 상징들과 비유적인 묘사들로 인해 깊이 있는 이해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황충’의 형상은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러나 이 상징적 묘사들을 하나하나 묵상해 보면, 그 안에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고자 하시는 엄중한 경고와 깊은 영적 메시지가 담겨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요한은 본문에서 무저갱으로부터 올라온 황충들의 형상을 매우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묘사합니다. 그는 단순히 공포심을 자극하려는 것이 아니라, 영적으로 타락한 세력, 곧 사단과 그를 따르는 악한 무리들의 본성과 영향력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 형상을 통해 우리는 악의 실체를 더 분명하게 인식하고, 그러한 세력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며 하나님의 전신갑주로 무장해야 할 이유를 깊이 깨닫게 됩니다.
첫째로, 요한은 황충의 모양이 “전쟁을 위하여 예비한 말들 같다”고 말합니다. 말은 고대 전쟁에서 가장 강력하고 빠른 수단이었으며, ‘전쟁을 위한 말’은 곧 황충 떼가 엄청난 공격성과 파괴력을 지녔음을 상징합니다. 이는 요엘서 2장 4절 말씀과 연결됩니다. “그들의 모양은 말 같고 그 달리는 것은 기병 같으며…” 이처럼 사단의 군대는 빠르고 거세며 순식간에 마음과 사회와 공동체를 무너뜨리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세상의 악한 사상, 거짓 복음, 유혹의 문화는 마치 말 떼처럼 순식간에 퍼져나가 사람들의 삶을 파괴합니다.
둘째로, 황충의 머리에는 “금 같은 면류관 비슷한 것”이 있다고 했습니다. 면류관은 통치와 승리를 상징하지만, 여기서는 “비슷한 것”이라고 표현되어 있습니다. 진짜 면류관이 아니라 가짜입니다. 이는 사단이 때로는 마치 승리한 것처럼, 세상에서 권세를 얻고 군림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일시적인 허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고린도후서 11장 14절은 말합니다. “사탄도 자기를 광명의 천사로 가장하나니.” 세상에서 겉으로 성공하고 권력을 얻는다고 해서 그것이 곧 하나님의 축복은 아닙니다. 사단은 종종 외형적인 영광으로 사람들을 미혹하여 참된 진리로부터 멀어지게 만듭니다.
셋째로, 황충의 얼굴이 “사람의 얼굴 같다”고 한 것은 매우 상징적인 표현입니다. 얼굴은 지성과 인격, 의도를 나타냅니다. 이는 사단이 단순한 짐승적 본능만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정교한 지혜와 전략, 인간적인 이성으로 사람들을 속이고 유혹한다는 의미입니다. 동시에 이 황충들이 단순히 영적인 존재만이 아니라, 사람의 얼굴을 가진 인간의 형태로 나타난다는 것은, 사단의 세력이 사람들을 통해 일하며, 인간 대리자를 통해 역사한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이단, 거짓 교사, 불의한 통치자, 악한 철학과 사상은 결국 사단이 사람을 도구로 사용하여 하나님의 백성을 무너뜨리려는 시도입니다.
넷째로, 황충이 “여자 같은 머리털”을 가졌다고 표현된 것은 다소 생소한 이미지이지만, 이것은 사단의 유혹적인 성격을 상징합니다. 머리털은 히브리 문화에서 여성미와 매력을 상징했으며, 황충의 머리털은 사단이 얼마나 매혹적으로 다가오는지를 보여줍니다. 잠언 5장 3절에서는 음녀의 입술을 꿀과 같고, 그 입은 기름보다 미끄럽다고 묘사하며 죄가 얼마나 달콤하게 느껴지는지를 경고합니다. 사단은 우리의 욕망을 자극하며, 겉모양은 아름답지만 결국에는 파멸로 이끄는 유혹의 함정을 준비합니다.
다섯째로, 황충의 이는 “사자의 이”와 같다고 했습니다. 이는 그들이 가진 무시무시한 파괴력과 탐욕성을 상징합니다. 요엘서 1장 6절에서도 “그의 이는 사자의 이 같고 암사자의 어금니 같도다”라고 표현합니다. 사자는 성경에서 두려움과 위협, 파괴를 상징하며, 베드로전서 5장 8절에서도 “우는 사자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는다”고 말합니다. 사단은 단순한 유혹자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사람을 삼키려는 존재입니다.
여섯째로, 황충은 “철 흉갑 같은 흉갑”을 입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는 이들이 얼마나 강력한 보호 아래에 있는지를 상징합니다. 세상의 힘으로는 이 악한 영적 세력을 꺾을 수 없음을 말해주는 표현입니다. 인간의 지식, 도덕, 문화로는 결코 사단의 세력과 싸워 이길 수 없습니다. 오직 하나님의 전신 갑주로 무장할 때만이 우리는 이 악한 세력과의 영적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습니다(에베소서 6:11-13).
일곱째로, 그들의 “날개 소리”는 전쟁터를 향해 달려가는 많은 병거와 말들의 소리 같다고 하였습니다. 이는 사단의 군대가 얼마나 조직적이며, 빠르게 행동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악한 세력은 마치 정예군처럼 질서 정연하게 움직이며, 거대한 연합으로 하나님의 백성을 향해 달려듭니다. 우리가 깨어있지 않으면 순식간에 유린당할 수 있는 실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황충의 “꼬리에 전갈과 같은 쏘는 살”이 있다는 표현은 이들의 영향이 단지 물리적인 파괴를 넘어, 영혼의 깊은 곳까지 미치는 치명적인 고통을 준다는 의미입니다. 전갈의 독은 작지만 치명적입니다. 사단의 영향도 그러합니다. 겉으로는 작은 말 한 마디, 하나의 사상, 하나의 행동 같지만, 그것은 사람의 영혼을 병들게 하고, 결국 죽음으로 몰아가는 독이 됩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백성을 핍박할 뿐 아니라, 불신자들을 유혹하여 영원한 파멸로 이끄는 자들입니다.
이처럼 사단과 그를 따르는 세력은 단순한 상징이 아니라 실질적이며 현실적인 위협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두려워할 이유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주님께서 우리에게 약속하신 보호가 있기 때문입니다. 요한계시록 9장 4절에서 분명히 말씀하셨듯이, 황충은 “하나님의 인 맞은 자”를 해치지 못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으로 인침 받은 자라면, 사단의 유혹과 공격 속에서도 지켜지고 보호받는 줄 믿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며 더욱 깨어 있어야 합니다. 베드로전서 5장 8절은 “근신하라 깨어라 너희 대적 마귀가 우는 사자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나니”라고 경고합니다. 이 황충들의 모습은 단지 종말의 상징이 아니라, 지금도 세상 곳곳에서 나타나 활동하고 있는 사단의 실체를 보여주는 경고입니다. 우리는 날마다 말씀으로 무장하고, 성령 안에서 기도하며, 하나님의 전신 갑주로 무장하여 이 모든 영적 공격을 이겨내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의 심판은 때로는 두렵고 무서운 방식으로 다가옵니다. 그러나 그 속에는 회개할 기회를 주시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자비가 숨어 있습니다. 이 황충들의 형상을 통해 우리는 악의 본질을 직시하고, 하나님 앞에 더욱 겸손히 나아가야 합니다. 그리고 날마다 주님과 동행하는 삶을 통해, 주님의 보호 안에 거하며 영적 승리를 이뤄가는 성도들이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이 시대의 황충들이 아무리 세상을 덮을지라도, 하나님의 인 맞은 자들은 주님의 날개 아래 안전합니다. 이 믿음으로 오늘도 승리하며 살아가는 여러분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