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9장 1-3절
“다섯째 천사가 나팔을 불매 내가 보니 하늘에서 땅에 떨어진 별 하나가 있는데 그가 무저갱의 열쇠를 받았더라. 그가 무저갱을 여니 큰 풀무의 연기 같이 연기가 올라오매 해와 공기가 그 연기로 말미암아 어두워지며 또 황충이 연기 가운데로부터 땅 위에 나오매 그들이 땅에 있는 전갈의 권세와 같은 권세를 받았더라.” (요한계시록 9:1-3)
요한계시록에 기록된 나팔 재앙들은 하나님의 심판의 순차적 진행을 보여주는 상징적 계시입니다. 오늘은 그 중 다섯째 나팔이 불려질 때 등장하는 ‘하늘에서 땅에 떨어진 별 하나’와, 그가 연 무저갱에서 올라오는 ‘황충’에 대한 말씀을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어떠한 영적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지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본문은 다섯째 천사가 나팔을 불 때, 요한이 하늘에서 땅에 떨어진 ‘별 하나’를 보았다고 시작됩니다. 이 별은 단지 천문학적 개념의 별이 아닙니다. 성경에서 ‘별’은 종종 영적 존재들, 즉 천사들이나 높은 지위에 있는 존재들을 상징하는 표현으로 사용됩니다. 민수기 24장 17절에서는 “한 별이 야곱에게서 나오며”라고 하며 메시아를 상징하기도 하고, 욥기 38장 7절에서는 “새벽 별들이 기뻐 노래하며”라고 하여 천사들을 의미합니다. 또한 요한계시록 1장 20절에서도 일곱 별이 일곱 교회의 사자, 곧 지도자들을 상징합니다.
그런데 본문에 나오는 별은 ‘떨어진 별’입니다. 헬라어로 ‘에케페토카(ἐκπέπτωκα)’라는 이 단어는 완료형으로, 이미 떨어져 있었음을 의미합니다. 곧 나팔이 불기 전에 하늘에서 이미 땅으로 떨어진 상태였다는 말입니다. 이것은 사도 요한이 본 별이 타락한 존재임을 나타내는 매우 중요한 단서입니다.
이 별이 받은 권한은 무저갱의 열쇠입니다. 무저갱은 히브리어로는 ‘테홈(תְּהוֹם)’, 헬라어로는 ‘아뷔소스(ἄβυσσος)’로 표현되며, ‘밑이 없는 깊은 곳’, 즉 심연을 의미합니다. 신약 성경에서 이 무저갱은 악한 영들이 임시로 갇혀 있는 감옥으로 종종 등장합니다. 누가복음 8장 31절에서 귀신들은 예수께 “무저갱으로 들어가라 명하지 마옵소서”라며 간청했고, 베드로후서 2장 4절과 유다서 1장 6절에서도 타락한 천사들이 어두운 구덩이에 갇혀 심판 때까지 보존된다고 합니다. 무저갱은 최후의 지옥(불못)과는 구별되는 곳으로, 악령들의 활동이 제한된 곳이자 하나님의 허락 없이는 열릴 수 없는 장소입니다.
그런데 이 떨어진 별이 무저갱의 열쇠를 받았다는 것은, 이 존재가 하나님으로부터 일정 부분 허락을 받아 심판의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가 임의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 아래서 제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합니다. 사단도 하나님의 허락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피조물일 뿐이라는 진리를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 ‘떨어진 별’의 정체는 무엇입니까? 다양한 학자들의 견해가 있지만,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는 해석은 이 존재가 ‘사단’ 곧 ‘타락한 천사’라는 것입니다. 이사야 14장 12절에서는 “너 아침의 아들 계명성이여 어찌 그리 하늘에서 떨어졌으며”라고 하며, 하나님을 대적한 루시퍼가 하늘에서 쫓겨나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누가복음 10장 18절에서도 예수님은 “사탄이 하늘로부터 번개같이 떨어지는 것을 내가 보았노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러한 성경의 묘사를 종합해 보면, 이 떨어진 별은 하나님께 반역하여 쫓겨난 사단을 의미하며, 그의 활동이 무저갱의 열쇠를 통하여 더욱 확산되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그 무저갱이 열릴 때, 풀무같은 연기가 올라오고, 연기 가운데로부터 ‘황충’들이 땅 위로 올라옵니다. 이 황충은 단순한 메뚜기가 아닙니다. 구약의 요엘서 2장에서 메뚜기 떼는 하나님의 심판의 도구로 묘사되며, 이들이 마치 군대처럼 질서정연하게 나아간다고 했습니다. 요엘서 2장 4-5절에서는 “그들의 모양은 말 같고… 그들이 산꼭대기에서 뛰는 소리는 불꽃이 건초를 사르는 소리 같으며”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계시록 9장 3절 이하에서 묘사되는 황충은 그 외형과 활동이 실제 메뚜기와는 매우 다릅니다. 머리는 말처럼 생기고, 얼굴은 사람 같으며, 철 같은 갑옷을 입고 날개소리는 전차의 소리 같다고 하며, 꼬리는 전갈과 같아서 사람을 다섯 달 동안 해칠 수 있는 권세를 가졌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들은 초목을 해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인 맞지 않은 사람들을 해치도록 허락받았으며, 이는 단순한 자연 재앙이 아니라, 영적 고통과 혼란을 상징하는 상징적 표현으로 보아야 합니다.
황충의 정체는 사단의 세력 아래 있는 악한 영들, 혹은 사람의 마음속에 역사하는 타락한 영적 존재들로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은 사람을 육체적으로 죽이지는 않지만, 다섯 달 동안 괴롭히며 영적 고통을 주는 자들입니다. 이 고통은 자살을 원할 정도로 심각하지만, 죽음조차 허락되지 않는 끔찍한 상태를 나타냅니다. 이는 회개하지 않고 하나님을 떠난 인간이 맞이하게 되는 영적 황폐함과 절망을 보여주는 매우 심각한 경고입니다.
우리는 이 경고의 메시지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오늘날 이 땅에 드러나는 혼란과 불안, 정신적 고통과 영적 황폐함은 단순한 사회적 문제나 심리적 현상으로 치부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하나님을 멀리하고, 빛 대신 어두움을 따를 때, 그 틈을 타고 역사하는 악한 영의 영향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의 사람들에게는 분명한 위로가 있습니다. 이 황충들은 ‘하나님의 인 맞은 자’들에게는 아무런 해도 끼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계 9:4).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을 지키시며 보호하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날마다 하나님의 인을 받고, 하나님의 말씀 안에 거하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에베소서 1장 13절은 “너희도… 진리의 말씀 곧 너희의 구원의 복음을 듣고… 성령으로 인치심을 받았느니라”고 말합니다. 성령으로 인침 받은 자는 악한 세력 가운데서도 지켜지는 하나님의 백성입니다. 우리가 이 땅에서 황충 같은 고통의 시대를 살아가더라도, 하나님의 인친 자로 살아간다면, 우리는 결코 무저갱의 연기에 삼켜지지 않을 것입니다.
하늘에서 떨어진 별과 무저갱, 황충은 단지 상징적 환상이 아닙니다. 그것은 이 땅의 불순종과 배교가 불러오는 무서운 결과이며, 동시에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주시는 경고입니다. 우리는 세상의 혼란 속에서 하나님을 더 붙들고, 말씀 안에 거하며, 주님의 보호 아래 거하는 자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 날에 심판과 구원이 교차하는 그 순간, 우리는 결코 무저갱에서 나오는 연기 속에 속하지 않고, 영광의 빛 가운데로 인도함 받을 것입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인내로 너희 영혼을 얻으리라.”(눅 21:19) 이 말씀을 붙들고, 어떤 황충의 때에도 믿음을 잃지 않고 주님의 인치심을 받은 자로서 승리하는 삶을 살아가는 복된 성도님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