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8장 10-11절
“셋째 천사가 나팔을 불매 횃불같이 타는 큰 별이 하늘에서 떨어져 강들의 삼분의 일과 여러 물 샘에 떨어지니 이 별 이름은 쑥이라. 물들의 삼분의 일이 쑥이 됨에 그 물들이 쓰게 됨으로 많은 사람이 그 물로 말미암아 죽더라.” (요한계시록 8:10-11)
요한계시록 8장에 나타난 세째 나팔 재앙의 말씀을 통해 하나님의 심판의 깊이와 경고의 무게를 되새기며, 그 안에서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교훈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세째 나팔은 하늘로부터 큰 별이 떨어지는 환상을 보여줍니다. 그 별은 “횃불같이 타는 큰 별”로 묘사되며, 떨어진 장소는 단순히 땅이 아니라 “강들과 물 샘”입니다. 이 별은 ‘쑥’이라 불리며, 이 쓴물이 사람들에게 치명적인 해를 입히게 됩니다.
여기서 우리는 먼저 이 심판의 상징성에 주목해 보아야 합니다. ‘쑥’이라는 이름은 단순한 식물 이름이 아닙니다. ‘쑥’은 히브리어 성경에서 고통, 비탄, 심판의 상징으로 여러 차례 사용되었습니다. 예레미야 9장 15절에서 하나님은 “그러므로 만군의 여호와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이와 같이 말하노라 보라 내가 이 백성에게 쑥을 먹이며 독한 물을 마시게 하고”라고 하셨고, 예레미야 23장 15절에서는 “그러므로 만군의 여호와가 선지자에 대하여 이와 같이 말하노라… 그들에게 쑥을 먹이며 독한 물을 마시게 하리니”라고 경고하셨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백성이 하나님의 말씀을 버리고 거짓을 따를 때,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주시는 영적 고통의 상징이었습니다.
또한 ‘쑥’은 애가 3장 15절, 19절에서도 나옵니다. “나를 쓴 것으로 배불리시고 수고로 나를 취하게 하셨으며” “내 고초와 재난 곧 쑥과 담즙을 기억하소서”라고 예레미야는 탄식합니다. 그는 하나님의 심판을 경험하는 백성의 아픔을 ‘쑥’으로 표현했습니다. 이처럼 쑥은 단순한 식물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하나님의 징계와 영적 황폐함을 나타냅니다.
이제 본문으로 돌아가면, 하늘에서 떨어진 큰 별은 불타는 횃불과 같이 묘사되고, 그것이 강들과 샘물에 떨어졌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심판이 더 이상 외적인 환경에만 국한되지 않고, 생명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물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물은 생명의 필수 요소입니다. 그러나 이 물이 쑥이 되어 쓰게 되고, 그 물을 마신 자들이 죽었다는 것은, 하나님의 심판이 인간의 생명 자체를 뒤흔드는 깊은 심판이라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이 재앙은 단지 상징적인 자연재해를 넘어, 하나님의 말씀을 거부하고 죄 가운데 살아가는 인류에 대한 실제적이고도 치명적인 심판을 가리킵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생명의 근원이 타락하고 오염될 때, 인간은 죽음에 이를 수밖에 없습니다. 신명기 29장 17-18절에서도 이와 유사한 경고가 있습니다. “너희가 그들의 가증한 것과 목석 은금의 우상을 보았나니… 너희 중에 오늘 그 마음이 악하여 자기 신에게 가서 섬기려 하는 남자나 여자나 가족이나 지파가 있을까 염려하며, 독초와 쑥의 뿌리가 너희 중에 생겨날까 염려하노라.” 이처럼 쑥은 우상숭배와 같은 영적 타락의 결과로 나타나는 고통과 저주의 상징입니다.
이 세째 나팔 재앙은 계시록에서 처음으로 ‘사망’이라는 직접적인 결과가 언급된 재앙입니다. 앞선 나팔 재앙에서는 자연의 삼분의 일이 파괴되거나 손상되었지만, 이제는 사람들의 생명까지 영향을 받기 시작합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심판이 점점 더 강하고 깊게, 구체적으로 인류에게 다가오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죄악이 깊어질수록 하나님의 징계는 더욱 강력해지는 법입니다. 이는 경고이며, 동시에 회개의 기회이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마태복음 24장 29절에서 종말의 날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 날 환난 후에 즉시 해가 어두워지며 달이 빛을 내지 아니하며 별들이 하늘에서 떨어지며 하늘의 권능들이 흔들리리라.” 별들이 떨어지는 모습은 단지 물리적인 현상만이 아니라, 하나님의 심판이 구체적이고도 무섭게 임할 것을 상징합니다. 또한 욜 2장 10절과 에스겔 32장 7절에서도 별들이 어두워지는 장면은 하나님의 진노와 심판의 상징으로 사용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자연을 통해서도 말씀하십니다. 출애굽기 9장 14절에서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이번에는 모든 재앙을 너와 네 신하와 네 백성에게 내려 온 천하에 나와 같은 자가 없음을 네가 알게 하리라.” 자연재해는 단지 환경적인 문제가 아니라, 때때로 하나님께서 인류에게 말씀하시고자 하는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주님의 음성을 듣지 못할 때, 하나님께서는 자연을 흔들어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말씀을 통해 무엇을 깨달아야 하겠습니까?
첫째,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생명의 자원을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매일 마시는 물, 매일 누리는 햇빛과 공기조차 하나님의 은혜로 주어진 것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둘째, 하나님께서는 끊임없이 경고하시며, 회개의 기회를 주시는 분이라는 사실입니다. 나팔 소리는 회개의 부름입니다. 그 부름에 응답하지 않는 자들에게는 쑥과 같은 심판이 주어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 앞에 순종하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마태복음 12장 50절에서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하는 자가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이니라.”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자, 곧 말씀에 순종하며 살아가는 자만이 하나님의 보호하심 안에 거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많은 재해와 질병, 사회의 혼란 속에서 주님의 나팔 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이것은 단지 계시록 속의 옛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날 우리에게도 해당되는 하나님의 살아 있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자연과 역사 속에서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회개와 순종의 삶으로 주님 앞에 바로 서야 할 것입니다. 오늘도 우리를 향해 울려 퍼지는 그 나팔 소리에 귀 기울이며,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아가는 지혜로운 성도님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