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7장 13-14절
“장로 중 하나가 응답하여 나에게 이르되 이 흰 옷 입은 자들이 누구며 또 어디서 왔느냐 하기로, 내가 그에게 말하기를 내 주여 당신이 아시나이다 하니 그가 나에게 이르되 이는 큰 환난에서 나오는 자들인데 어린 양의 피에 그 옷을 씻어 희게 하였느니라.”
사도 요한이 보았던 하늘의 광경, 그것은 세상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영광스러운 예배의 현장이었습니다. 수많은 무리들이 하나님 보좌 앞에 흰 옷을 입고 서 있었고, 종려 가지를 흔들며 찬양을 드리고 있었습니다. 그들에 대한 설명이 바로 오늘 본문의 핵심입니다. 장로 중 하나가 요한에게 묻습니다. “이 흰 옷 입은 자들이 누구며 어디서 왔느냐?” 이 질문은 본문을 해석하는 열쇠가 됩니다. 요한은 겸손히 “내 주여, 당신이 아시나이다”라고 대답하고, 장로는 그 정체를 분명하게 알려줍니다. “이는 큰 환난에서 나오는 자들인데, 어린 양의 피에 그 옷을 씻어 희게 하였느니라.”
이 말씀을 통해 우리는 이 흰 옷 입은 자들의 정체를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은 누구보다도 격렬한 영적 전쟁의 현장인 “큰 환난”을 통과한 자들이며, 어린 양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그들의 옷을 씻어 정결케 된 자들입니다. 여기서 ‘큰 환난’은 단지 인생의 고통이나 현실적인 어려움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말세에 임할 마지막 시험, 적그리스도의 출현과 함께 교회와 성도들을 핍박하는 극심한 영적 전쟁을 의미합니다. 예수님께서도 마태복음 24장 21절에서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그 때에 큰 환난이 있겠음이라 창세로부터 지금까지 이런 환난이 없었고 후에도 없으리라.” 단지 일상적인 고난이나 핍박이 아니라, 세상의 마지막 날에 있을 전례 없는 고난이 임할 것을 주님께서 친히 예언하신 것입니다.
다니엘서 12장 1절도 이와 같은 내용을 언급합니다. “그 때에 네 민족을 호위하는 대군 미가엘이 일어날 것이요 또 환난이 있으리니 이는 개국 이래로 그 때까지 없던 환난이라.” 이 환난은 단순한 고통이 아닌, 하나님의 백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사단이 총동원하는 마지막 대격돌입니다. 그런데 감사한 것은, 이 환난을 통과한 자들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들은 무너진 자들이 아니라, 승리한 자들입니다. 그들은 피 흘려 이기신 어린 양의 이름을 의지하여 끝까지 믿음을 지켰고, 마침내 흰 옷을 입고 하나님의 보좌 앞에 서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것은 이들이 “어린 양의 피에 그 옷을 씻어 희게 하였다”고 말하는 표현입니다. 세상의 모든 종교는 인간의 노력으로 정결함을 얻으려 하지만, 기독교 복음의 핵심은 ‘예수 그리스도의 피’입니다. 이 피는 우리의 모든 죄를 씻는 능력이 있으며, 사망을 이긴 승리의 피입니다. 히브리서 9장 14절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하물며 영원하신 성령으로 말미암아 흠 없는 자기를 하나님께 드린 그리스도의 피가 어찌 너희 양심을 죽은 행실에서 깨끗하게 하고 살아 계신 하나님을 섬기게 하지 못하겠느냐?”
이들은 단지 입으로만 예수를 믿는 자들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대환난 가운데서도 신앙을 저버리지 않았고,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정결함을 받았을 뿐 아니라, 그 삶으로도 증거한 자들이었습니다. 요한계시록 12장 11절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또 우리 형제들이 어린 양의 피와 자기들이 증언하는 말씀으로써 그를 이기었으니, 그들은 죽기까지 자기 생명을 아끼지 아니하였도다.” 이는 단지 이론적 신앙이 아니라, 죽음의 위협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은 진짜 믿음을 말합니다.
성경은 환난에 대해 세 가지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모든 성도들이 이 세상에서 겪는 일반적인 환난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요한복음 16장 33절에서 “너희가 세상에서는 환난을 당하나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고 하셨습니다. 사도행전 14장 22절에서도 “우리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려면 많은 환난을 겪어야 할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이 환난은 성도의 삶의 일부이며,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영적 훈련입니다.
둘째는 말세에 있을 대환난입니다. 이는 앞서 언급했듯이 교회와 성도들을 향한 극심한 박해와 유혹이 있을 시기로, 적그리스도가 나타나 성도들을 미혹하고 핍박하는 때입니다(살후 2:3-12). 이 대환난은 이전에 어떤 시대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혹독한 환난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 대환난에서 승리한 자들이 바로 오늘 본문에 나오는 흰 옷 입은 큰 무리입니다.
셋째는 불신자들에게 임할 하나님의 진노입니다. 이는 요한계시록 6장 17절에서 “그들의 진노의 큰 날이 이르렀으니 누가 능히 서리요”라고 언급되었고, 3장 10절에서는 “장차 온 세상에 임하여 땅에 거하는 자들을 시험할 때”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진노는 하나님을 대적한 자들에게 임하는 공의의 심판이며, 이 심판을 피할 길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뿐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단지 이론적인 신앙 고백이 아니라, 실제 삶 속에서 그리스도의 보혈을 의지하며 날마다 자신을 깨끗이 씻는 삶입니다. 로마서 12장 1절은 말합니다. “그러므로 형제들아 내가 하나님의 모든 자비하심으로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사로 드리라 이는 너희가 드릴 영적 예배니라.” 우리의 삶 전체가 하나님께 드려지는 제사가 되어야 하며, 어떤 환난이 닥치더라도 끝까지 믿음을 지키는 신실한 성도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요한계시록 3장 5절에서 주님은 이렇게 약속하십니다. “이기는 자는 이와 같이 흰 옷을 입을 것이요 내가 그의 이름을 생명책에서 결코 지우지 아니하고 그 이름을 내 아버지 앞과 그의 천사들 앞에서 시인하리라.” 우리가 이기는 자가 될 때, 주님은 우리를 흰 옷 입은 무리 가운데 세우시며, 영원한 생명의 보장으로 우리를 맞이해 주실 것입니다.
결국 우리는 이 땅에서의 고난과 환난이 일시적이라는 사실을 믿음으로 바라보며, 장차 흰 옷을 입고 하나님 앞에 서게 될 그 날을 소망해야 합니다.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 땅의 안락함이 아니라, 하늘의 승리입니다. 그러므로 오늘도 우리의 옷을 날마다 어린 양의 피로 씻으며, 정결과 성결을 향해 걸어가야 하겠습니다.
흰 옷 입은 무리의 반열에 서기를 소망하십니까? 그 길은 멀고 험하지만, 주님께서 함께 걸어가십니다. 예수님의 피는 오늘도 능력이 있습니다. 그 피를 의지하며, 끝까지 믿음을 지켜 하나님 앞에 서는 날, 우리도 흰 옷을 입고 찬양하게 될 것입니다. “구원하심이 보좌에 앉으신 우리 하나님과 어린 양에게 있도다!” 이 찬양을 영원히 드릴 자가 바로 우리입니다. 그 믿음의 길을 오늘도 걸어가며, 주님 오실 날을 기다리는 충성된 성도가 되시기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