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능히 서리요(요한계시록 6:12-17)

조회 수 24 추천 수 0 2025.03.28 15:35:11

요한계시록 6장 12-17절

“내가 보니 여섯째 인을 떼실 때에 큰 지진이 나며 해가 검은 털로 짠 상복같이 검어지고 달은 온통 피 같이 되며 하늘의 별들이 무화과나무가 대풍에 흔들려 설익은 열매가 떨어지는 것 같이 땅에 떨어지며 하늘은 두루마리가 말리는 것 같이 떠나가고 각 산과 섬이 제자리에서 옮겨지매 땅의 임금들과 왕족들과 장군들과 부자들과 강한 자들과 모든 종과 자유인이 굴과 산들의 바위 틈에 숨어 산들과 바위에게 말하되 우리 위에 떨어져 보좌에 앉으신 이의 얼굴에서와 어린양의 진노에서 우리를 가리라. 그들의 진노의 큰 날이 이르렀으니 누가 능히 서리요 하더라.” (요한계시록 6:12-17)


본문은 어린 양, 곧 예수 그리스도께서 여섯째 인을 떼실 때에 펼쳐지는 마지막 때의 극적인 환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 장면은 단순한 상징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으며, 하나님의 거룩한 진노와 심판, 그리고 그날에 대한 인간의 처절한 반응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도 요한은 여섯째 인이 떼어질 때 하늘과 땅에 삼중적인 격변이 일어나는 것을 보았습니다. 

첫째는 자연계의 대혼란입니다. “큰 지진이 나며 해가 검은 털로 짠 상복같이 검어지고 달은 온통 피 같이 되며…”(12절)라고 하였는데, 여기서 굵은 베로 만든 상복은, 슬픔과 애통, 심판을 상징하는 구약적인 표현입니다(참조: 이사야 50:3). 해와 달, 별들이 제 기능을 잃고, 하늘은 두루마리처럼 말려 사라지며, 산과 섬이 제자리를 벗어납니다. 이는 단지 상징적인 표현이 아니라, 종말의 날에 하나님께서 창조 질서 자체를 흔드심으로 그분의 심판의 위엄을 드러내시는 장면입니다. 이러한 묘사는 이미 구약의 예언자들을 통해 예고되었으며(이사야 13:10, 요엘 2:30-31, 마태복음 24:29), 그 성취가 이 본문에서 나타납니다.


둘째는 그 모든 우주적 격변 앞에서 인간들이 느끼는 극심한 공포와 절망입니다. 사도 요한은 일곱 부류의 사람들을 나열하며, 그들 모두가 하나님의 진노를 피해 도망치고자 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땅의 임금들, 왕족들, 장군들, 부자들, 강한 자들, 모든 종과 자유인들”(15절)은 인간 사회의 모든 계층을 대표하는 이들입니다. 이들은 누구보다 힘과 권력을 소유했지만, 그날에는 그 모든 것이 무력해지고, 굴과 산 바위틈에 숨어 “우리 위에 떨어져 보좌에 앉으신 이의 얼굴에서와 어린양의 진노에서 우리를 가리라”(16절)고 외칩니다.


그런데 주목할 만한 사실이 있습니다. 이들이 도망치는 대상은 ‘어린양의 진노’입니다. 어린양은 성경에서 언제나 온유와 희생, 사랑과 자비의 상징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에서 그 어린양은 더 이상 속죄의 제물이 아닌, 공의로운 심판자로서 등장합니다. 요한복음 3장 36절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아들을 믿는 자에게는 영생이 있고 아들을 순종하지 아니하는 자는 생명을 보지 못하고 도리어 하나님의 진노가 그 위에 머물러 있느니라.” 그 진노가 바로 이 여섯째 인에서 드러나는 것입니다.


죄는 언제나 숨게 만듭니다. 하나님을 대적하고 말씀을 무시하며 살아온 이들은 그날에 자신의 죄가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하여 숨으려 합니다. 이는 창세기 3장에서 범죄한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의 낯을 피하여 동산 나무 사이에 숨었던 것과도 같습니다(창 3:8-10). 그러나 사람이 어디에 숨는다 할지라도, 하나님의 심판 앞에서는 피할 수 없습니다. “너희 죄가 너희를 찾아낼 것이라”(민수기 32:23)는 말씀이 성취되는 날입니다.


본문 마지막 절인 17절은 이렇게 선포합니다. “그들의 진노의 큰 날이 이르렀으니 누가 능히 서리요.” 이 구절은 인간의 무력함을 절절히 드러내는 고백입니다. 어느 누구도 그날의 심판 앞에서 스스로 설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물음 속에서 하나의 복음의 빛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날에 설 수 있는 자가 있습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정결함을 입고, 그분 안에서 믿음을 지킨 자만이 그날에 서게 될 줄 믿습니다. 시편 1편 5절은 “그러므로 악인들은 심판을 견디지 못하며, 죄인들이 의인의 회중에 들지 못하리로다”라고 선언합니다.


여섯째 인의 환상은 두려운 경고이자, 동시에 우리에게 참된 구원의 확신을 되새기게 합니다. 우리가 오늘을 살아가는 이유는 그날을 준비하기 위함입니다. 아직 심판의 날이 오지 않았다는 것은 하나님의 자비가 우리에게 기회를 주고 계시다는 증거입니다. 로마서 2장 4절은 “하나님의 인자하심이 너희를 인도하여 회개하게 하심이라”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진노의 날을 두려워만 할 것이 아니라, 그날이 올 것을 알고, 준비하며, 주의 복음을 힘 있게 전하는 자로 살아야 합니다. 디모데후서 2장 3절에서 바울은 “너는 그리스도 예수의 좋은 군사로 나와 함께 고난을 받으라”고 권면합니다. 그날이 믿는 자에게는 멸망의 날이 아니라 구원의 날이며, 세상이 두려워 피하는 날이 아니라, 우리가 얼굴을 들고 주님을 영접할 날임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은 반드시 심판하십니다. 그러나 그 심판 이전에, 우리에게 복음을 주셨고, 회개의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오늘 우리는 자신을 돌아보며 깨어 있어야 하며, 마태복음 24장 44절 말씀처럼 “생각하지 않은 때에 인자가 오리라”는 경고를 마음에 새기고 살아야 합니다. 그날에 “누가 능히 서리요”라는 질문에, “나는 그리스도의 보혈 아래 있으므로 서 있습니다”라고 고백할 수 있는 복된 성도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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