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6장 7-8절
“일곱 인 중 넷째 인을 떼실 때에 내가 넷째 생물의 음성을 들으니 말하되 오라 하기로, 내가 보매 청황색 말이 나오는데 그 탄 자의 이름은 사망이니 음부가 그 뒤를 따르더라. 그들이 땅 사분의 일을 권세를 얻어 칼과 흉년과 사망과 땅의 짐승들로 죽이더라.” (요한계시록 6장 7-8절)
본문을 통해 어린 양,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네 번째 인을 떼실 때 나타나는 환상을 함께 묵상하고자 합니다. 이 말씀은 우리로 하여금 종말의 징조와 그 속에서 드러나는 하나님의 뜻을 깨닫게 하며, 마지막 때를 준비하는 믿음의 삶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경고해 주는 귀한 메시지입니다.
넷째 인이 떼어졌을 때, 본문은 “청황색 말이 나오는데 그 탄 자의 이름은 사망”이라 밝히고 있습니다. 여기서 ‘청황색’이라고 번역된 헬라어 **‘클로로스(χλωρός)’**는 누르스름한 초록빛, 혹은 시든 풀잎과 같은 창백한 색을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영어 KJV에서는 ‘pale’ 또는 ‘pale green’으로 번역되었으며, 중병을 앓고 있는 사람의 핏기 없는 얼굴을 떠올리게 하는 색입니다. 이런 점에서 청황색 말은 생명이 없는 죽음의 기운을 강하게 내포한 상징입니다.
청황색 말을 탄 자의 이름이 “사망(θάνατος)”이라고 명시되어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합니다. 이 단어는 단순히 생물학적인 죽음을 의미할 뿐 아니라, 역병이나 온역을 의미하는 뜻도 함께 내포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영어 성경 중 일부에서는 이 단어를 “pestilence(역병)”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청황색 말은 단지 죽음을 상징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과 기근 이후에 오는 온역과 전염병, 그리고 인간을 멸망케 하는 치명적인 재앙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성경에서 이러한 온역은 여러 차례 하나님의 심판 수단으로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예레미야 14장 12절에서는 “내가 칼과 기근과 전염병으로 그들을 멸하리라” 하셨으며, 에스겔 5장 17절과 14장 21절에서도 동일한 경고가 반복됩니다. 에스겔 14장 21절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주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셨느니라 내가 나의 네 가지 중벌 곧 칼과 기근과 사나운 짐승과 전염병을 예루살렘에 함께 내려 사람과 짐승을 끊을지라도…” 이는 요한계시록 6장의 청황색 말 탄 자와 그가 행사하는 재앙들이 단지 새로운 것이 아니라, 이미 구약의 예언 속에서도 선포되었던 하나님의 심판의 방법이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본문 8절을 다시 보면 이렇게 말합니다. “그들이 땅 사분의 일을 권세를 얻어…” 여기서 ‘그들’은 청황색 말을 탄 자와 그를 따르는 음부를 의미합니다. ‘땅 사분의 일’이라는 표현은 부분적인 심판이지만, 동시에 그 규모가 상당함을 암시합니다. 이는 인류의 4분의 1이 칼과 기근, 사망과 짐승들로 인해 죽게 된다는 끔찍한 재앙입니다. 이 얼마나 무서운 일입니까? 사망이 앞서가고 음부가 그 뒤를 따르는 이 환상은, 죽음 이후에는 영원한 심판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강하게 상기시킵니다. 히브리서 9장 27절의 말씀처럼, “한 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해진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니”라는 진리를 깊이 새기게 합니다.
우리는 이 모든 재앙과 환상이 단지 상징이나 환상으로만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이것은 실제로 종말의 시기에 하나님의 주권 아래서 일어나게 될 엄중한 심판이며, 이 시대에도 그 징조들이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전염병, 팬데믹, 기후 재난, 국가 간의 갈등과 민족 내부의 분열, 기근과 기후로 인한 식량 위기, 이러한 것들은 모두 우리에게 하나님의 경고를 보여주는 표지판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말씀 앞에서 어떤 삶의 자세를 가져야 하겠습니까? 고린도후서 13장 5절은 이렇게 권면합니다. “너희는 믿음 안에 있는가 너희 자신을 시험하고 너희 자신을 확증하라.” 성도는 단지 종말의 재앙을 두려워하는 자가 아니라, 그날에 영광스럽게 주님을 맞이할 수 있도록 믿음을 점검하고, 날마다 깨어 준비하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단지 불신자들만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거역한 성도들에게도 이 심판이 미칠 수 있음을 경고하고 계십니다. 그만큼 성도된 우리도 안일한 신앙생활을 경계하고, 진실한 믿음으로 살아가야 할 때입니다.
청황색 말을 탄 자, 곧 사망과 음부는 단지 육신의 생명을 앗아가는 존재가 아닙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네 번째 심판의 통로이며, 그 목적은 단순히 파괴가 아니라, 회개와 영적 각성을 위한 경고입니다. 사도 요한은 이 무서운 장면을 우리에게 전달함으로써, 그리스도 안에서 구원받은 자가 얼마나 복된지를 더욱 절실히 느끼게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무서운 사망의 말을 두려워하기보다, 그 위에도 계시는 생명의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더욱 굳게 붙잡아야 합니다. 오늘도 주께서는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깨어 있으라 너희가 생각하지 않은 때에 인자가 오리라.”(마 24:44) 오늘도 깨어 기도하며, 진실한 믿음의 삶으로 주의 날을 준비하는 복된 성도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