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4장 10~11절
“이십사 장로들이 보좌에 앉으신 이 앞에 엎드려 세세토록 살아 계시는 이에게 경배하고 자기의 면류관을 보좌 앞에 드리며 이르되, 우리 주 하나님이여 영광과 존귀와 권능을 받으시는 것이 합당하오니 주께서 만물을 지으셨고 만물이 주의 뜻대로 있었고 또 지으심을 받았나이다 하더라.”
요한계시록 4장 10절과 11절 말씀을 중심으로 24장로들이 보좌 앞에서 어떤 자세로 하나님을 경배하였는지를 함께 묵상하고자 합니다. 이 장면은 우리가 신앙생활 가운데 어떠한 중심과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를 매우 감동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도 요한은 하늘에서 펼쳐진 놀라운 장면을 보았습니다. 하나님의 보좌 주위에 있던 24장로들이 갑자기 일어나 보좌에 앉으신 하나님께 엎드려 경배하며, 자기들이 쓰고 있던 면류관을 하나님 앞에 벗어 던지는 장면이었습니다. 이 광경은 단순한 예배의 표현을 넘어서, 그들이 누구를 참된 주권자로 인정하고 있는지를 강력하게 드러내는 신앙 고백이었습니다.
고대 사회에서 면류관을 벗어 상대방 앞에 내어놓는 것은 항복과 전적인 승복을 의미했습니다. 특히 패배한 왕이 승리한 왕 앞에 자신의 면류관을 던짐으로써, 더 이상 자신이 왕이 아니며 모든 권위와 주권을 상대방에게 넘긴다는 의미를 담고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24장로들이 하나님 앞에 면류관을 벗어 드리는 이 장면은, 자신들의 권세와 영광을 하나님께 온전히 의탁하며 오직 하나님만이 참 주(主)되신다는 것을 고백하는 행위였습니다.
이것은 사람을 포함한 모든 피조물들이 하나님의 우주적인 통치권 앞에 복종해야 한다는 사실을 상징합니다. 모든 존귀와 영광과 능력은 하나님께만 속해 있으며, 우리가 가진 어떤 권세도 하나님 앞에서는 내려놓아야 할 것들입니다. 특별히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은 사람은 자기중심적인 자아를 포기하고, 자신의 삶에서 하나님만을 주님으로 고백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빌립보서 2장 10절과 11절은 “하늘에 있는 자들과 땅에 있는 자들과 땅 아래에 있는 자들로 모든 무릎을 예수의 이름에 꿇게 하시고, 모든 입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주라 시인하여 하나님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셨느니라”라고 말씀합니다. 이처럼 모든 무릎은 하나님 앞에 꿇어야 하며, 모든 입은 그분을 주라 고백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 24장로들이 드린 찬양의 내용은 무엇이었습니까?
첫째로, 그들은 하나님께서 ‘주(主) 하나님’이심을 찬양하였습니다. “우리 주 하나님이여”라고 부르는 이 표현은 단순한 존칭이 아니라, 로마 황제 도미티안이 자신을 신으로 칭하며 백성들에게 ‘주와 하나님’이라 부르게 강요했던 현실 속에서, 오직 여호와 하나님만이 참 주권자이심을 선포하는 고백이었습니다. 이 찬양은 로마 제국의 우상숭배에 대한 강력한 신앙적 반대 선언이자, 모든 시대를 살아가는 성도들에게 “오직 하나님만이 주되신다”는 절대 신앙의 외침입니다.
둘째로, 그들은 하나님께서 영광과 존귀와 권능을 받으시기에 합당하심을 찬양하였습니다. 하나님은 단지 높임 받으시기에 합당하신 분이시며, 그 이유는 그분이 모든 피조물의 근원이시며, 우리의 삶과 역사 속에서 일하시는 전능자이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을 모든 악의 세력으로부터 보호하시고 구원하시는 분이시며, 그러기에 그분은 모든 찬양을 받으시기에 합당하신 분이십니다.
셋째로, 그들은 하나님께서 만물의 창조주 되심을 찬양하였습니다. “주께서 만물을 지으셨고 만물이 주의 뜻대로 있었고 또 지으심을 받았나이다”라는 이 고백은 하나님께서 단순한 조력자가 아니라, 시작과 끝을 주관하시는 창조주 하나님이심을 인정하는 선언입니다. 창세기 1장 1절은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라고 분명히 말씀하고 있습니다. 또한 골로새서 1장 16~17절에서도 “만물이 그에게서 창조되되 하늘과 땅에서 보이는 것들과 보이지 않는 것들이나… 만물이 그로 말미암고 그를 위하여 창조되었고 또한 그가 만물보다 먼저 계시고 만물이 그 안에 함께 섰느니라”고 증언합니다.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았지만, 창조의 능력을 가진 존재는 아닙니다. 우리는 다만 하나님께서 주신 피조세계를 다스리고 돌보는 청지기로 부르심을 받았을 뿐입니다.
이처럼 24장로들이 하나님께 드린 찬양은 그들의 신앙 고백이자, 모든 시대의 성도들이 본받아야 할 신앙의 본질이기도 합니다. 참된 신앙은 단지 말로만의 고백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면류관을 내려놓는 실천이 따르는 신앙이어야 합니다. 우리의 삶 전체를 통해 하나님을 주인으로 인정하고, 그분 앞에 영광을 돌리는 삶이 되어야 합니다. 마태복음 10장 32절은 “누구든지 사람 앞에서 나를 시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시인할 것이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로마서 10장 9절은 “네가 만일 네 입으로 예수를 주로 시인하며…”라고 하였고, 요한일서 4장 2절 역시 “예수 그리스도께서 육체로 오신 것을 시인하는 영마다 하나님께 속한 것이라” 하였습니다.
오늘 24장로들이 면류관을 벗어 하나님께 드리며 찬양한 그 장면을 우리의 삶 속에 새기며, 우리도 그들처럼 하나님 앞에 무릎 꿇고, 하나님만을 주님으로 고백하며, 그분께 영광을 돌리는 삶을 살아가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우리 각자의 마음 속 면류관이 오직 하나님 앞에서 벗겨져야 하며, 주님만이 우리 삶의 주권자가 되심을 날마다 인정하며 고백하는 복된 신앙인이 되시기를 바랍니다.